실리콘밸리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Fake it until you make it’
‘될 때까지 그런 척하면 그렇게 된다’
그런 척하라는 말이 아무 행동도 하지 말고 폼만 잡으라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그 일이 이루어진 것처럼 믿고 그렇게 되도록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라는 말이다. 시나리오를 썼다고 머리에만 담아 두면 아무 소용이 없다. 시나리오와 다른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매일매일 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고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나는 책을 두 권 쓴 작가다. 첫 책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는 2012. 5월 출간해 3년 넘게 결혼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 반열에도 올랐다. 두 번째 책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도 2017. 11월 출간해 지금까지 분야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에 올라 있다.
모든 저자는 자신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를 바란다. 첫 책이 나올 때는 더 그렇다. 나도 그랬다. 나는 첫 책이 나왔을 때 책 홍보 현수막을 제작해 내 승용차 유리창에 붙이고 다녔다. 하루는 내가 집에 있는데 아내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길길이 뛰었다.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있는 내 차 현수막을 본 거다. “책 냈으면 낸 거지. 아파트 주차장에서까지 꼭 이렇게 해야 돼? 동네 창피하게! 정 하고 싶으면 당신 회사 주차장에 가서 해!”
중소형 출판사는 대개 한 달에 한 권 정도 책을 낸다. 그러니 출판사는 내 책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줄 시간이 없다. 다음 달이면 다른 책이 나오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에, 대형 출판사라면 신문 광고에, 길거리 광고도 하지만 중소형 출판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책은 누가 팔아야 하는가. 대부분의 작가들은 출판사가 팔아주는 줄 안다. 절대로 아니다. 책은 작가가 팔아야 한다. 출판사 사장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다. 초짜 작가들이 책 한 권 내놓고 “왜 내 책 안 팔아 주냐?”며 성화를 부린다는 것이다. 책은 출판사가 파는 게 아니라 작가가 파는 거다. 내가 작가로 성공하고 싶으면 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누구를 만나던 하고 다녀라. 사실 이 정도는 어느 작가든 한다. 더 나아가 작가는 자기 책에 관한 글이나 칼럼을 일주일에 두 번은 써야 한다. 그래서 블로그나 SNS를 통해 기존 또는 잠재 독자들과 소통해야 한다.
첫 책 출간 계약할 때 출판사 사장이 했던 말이 기억난다. “작가님! 결혼 분야 시장이 워낙 작아서 이 책 잘 안 팔릴 겁니다. 결혼 분야의 주 고객층은 기혼여성들인데 이분들이 돈 주고 책 안 사거든요. 그런데도 저는 출간을 합니다. 왜냐하면 원고 내용이 너무 좋아서요. 그러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러나 정작 책이 출간되자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년간 여러 차례 증쇄를 하게 됐고 그때 사장이 다시 말했다. “이 책이 이렇게 효자가 될 줄은 몰랐어요. 작가님은 다른 작가님들과 달리 꾸준히 칼럼을 쓰시고 강의, 방송 출연을 하시니 이런 결과가 오네요. 작가님께 감사드려요” 어이쿠 감사는 제가 해야지요. 책 예쁘게 잘 만들어 주셨잖아요.
책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하나의 예를 들었을 뿐이다. 시나리오를 썼으면 그 주인공처럼 살아야 한다. 실제 내가 그런 사람이 될 때까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내 시나리오와 관련된 스토리로 글을 쓰고 SNS를 통한 포스팅을 3년만 지속해 보라. 나는 어느새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 3년간 주 2회씩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내 시나리오를 알게 된다. 어느새 나는 내 시나리오의 주인공이 돼 있다.
나는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다. 나 스스로 붙인 내 사명이자 정체성이다. 남들이 “네가 무슨 국가대표냐?”라고 시비할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람은 없었다. 실제로 그런 경기 종목이 있다면 내가 출전해서 당당히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지난 10년간 그렇게 행동해 왔기 때문이다. 10년 전 ‘행복한 아버지 모임’을 만들어 격월로 아버지들이 함께 모여 공부해 왔고, 5년 전 대한민국 최초의 커플 스쿨 ‘둘이하나데이’를 만들어 매월 21일 부부들을 초청해 오프라인 강연회를 해 왔다. 그 두 모임을 합쳐 2019. 9. 21 100회 쇼를 개최했다. 10년 동안 자신의 이름으로 100회 행사를 해 온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도 돈벌이가 아닌 재능기부로 말이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토리가 있었겠는가. 그 스토리를 글로, 영상으로 꾸준히 전달했으니 사람들이 나를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로 인정해주는 거다. 또 가정행복코치인 내가 그런 사회 활동을 해도 내 가족이 행복하지 않으면 헛소리에 불과하기에 언행일치, 삶행 일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다 큰 아들 딸이야 이제 자신들의 삶을 살 테고, 그동안 나를 위해 30년 넘게 헌신해온 아내를 위해 ‘와이프 데이’를 만들어 5년째 실천해 오고 있다. 와이프 데이는 보름마다 갖는 부부 데이트 시간(그래서 내 아내는 “왜 이걸 ‘와이프 데이’라고 하냐? 둘이 같이 노니 ‘부부 데이’라고 해야지”라고 항변한다)인데 내가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해서 아내와 함께 영화, 공연을 보거나 맛집을 가거나 교외로 드라이브를 가곤 한다. 딴 사람들은 와이프와 데이트한 걸 포스팅하면 자랑질이 되지만 나는 콘텐츠가 된다. 나는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니까. 그게 내 시나리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