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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됐는가?

준비된 자에게 세상은 꽃놀이다


내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가 뭘까? 행복하지 못한 이유는 또 뭘까? 실패만 거듭하는 이유가 뭘까? 준비되지 않은 삶을 살기 때문이다. 매년 새해가 되면 한 해의 트렌드를 읽어주는 책이 출간되고 많은 사람들이 그 책을 사서 읽으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미래 예측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10년 뒤 대한민국이 그리고 세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는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정작 10년 후 내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는 고민하지 않는 사람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인공지능, 블록체인,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어떻고,  4차 산업 혁명이 어떻고를 얘기하면서 정작 내 지능과 내 데이터를 채울 생각은 하지 않는다.     


준비한 자와 준비하지 않은 자의 차이를 보자.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을 기억하실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세기적 대결로 이목이 집중된 바둑 승부로, 2016년 3월 구글에서 개발한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4 대 1로 승리한 사건을 말한다. 승부를 떠나 이 대국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시나리오의 차이다.      


구글이 이 대결을 제안하면서 패배를 염두에 두었겠는가. 그들은 승리 시나리오가 완벽히 짜여 있었다. “‘알파고(AlphaGo)’는 지금까지 100만 번의 바둑을 두었습니다. 보통 바둑 선수가 1년에 1000번 경기를 한다고 보면 알파고는 1000년에 가까운 수련을 한꺼번에 받은 셈입니다.”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이자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의 말이다. 구글은 계약서 작성에만 4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그 제안을 받은 한국 측은 하룻만에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대국을 수락했다. 한국 측은 패배는 전혀 예상치 못 하고 '최하 100만 불은 받는다'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의 첫 대국이 있기 전 인터뷰에서 “당연히 내가 5대 0으로 이긴다. 내가 한 번이라도 진다면 그것이 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이세돌 측이 거절할까 봐 1,000만 불을 준비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결과는 한 마디로 구글의 꽃놀이패였다. 이세돌은 대국료와 승리수당을 모두 포함해 17만 달러(약 2억 원)를 받았고, 알파고는 대국료, 승리수당에 우승상금 100만 달러까지 모두 123만 달러(약 14억 6000만 원)를 수확했다. 구글의 더 큰 승리는 대국 이후 주가 상승이다. 구글이 영국 딥마인드사를 인수하면서 시작한 인공지능 투자는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큰 결실을 맺었다. 투자자들은 구글로 몰렸고 구글 주가는 1주일 동안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당시 블룸버그통신은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클래스 A와 C 주식 시가총액이 1주일 동안 약 244억 7000만 달러(약 29조 원)씩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합산하면 489억 4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58조 원이다. 구글이 대국에 내건 판돈은 1주일 동안 불린 시가총액의 0.003%에도 못 미치는 17억 원에 불과했다.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국 이후 바둑돌을 놓았다고 한다.  이 대국으로 알파고는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가 된 것이다.      


준비되지 않았다면 싸우지 마라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하면 필패한다. 혹시 전문 투자자가 아닌데 당신이 잘 모르는 분야에 투자를 제안받은 적이 있는가? 그 사업 계획서를 들여다보면 누가 봐도 대박이 날 것처럼 보인다. 제안자의 장밋빛 제안을 절반으로 디스카운트해도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될 것이다. 그만큼 모든 사업계획서는 화려하다. 제안자의 입장에서 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내 경험으로는 95% 실패한다. 그런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나도 수 억 원을 날렸다. 왜 그럴까. 충분한 검토와 학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사업계획서가 성공한다면 왜 신규 창업자의 실패율이 그렇게 높을까. 아무리 화려한 사업계획서라도 그것이 전문 투자자가 아닌 내 손에 들어왔을 때는 전문가들이 쓰레기통에 던진 후다.  

    

준비하지 않은 일은 달려들지 마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그 분야에 관한 책을 최소한 50권 읽어라. 그리고 동종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최소한 10명을 만나라. 그리고 판단하라. 그래야 실패하지 않는다. 내가 “성공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하라. “실패하지 않는다”는 말은 “겨우 본전 찾을 정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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