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10년 후 나는?

10년 후 나는 어디에 서 있을까?

나는 잘 살고 있을까? 내 가족들은 어떻게 살까? 경제적으로는 어떨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때도 할까? 아니면 다른 일을 하고 있을까?

     

그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10년 후는 많이 다를 것이다. 지금 그림을 그린다 해도 10년 후 그림처럼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지금 아무 생각 없이 살다 10년 후를 맞으면 적어도 위의 경우에 못 미친다는 것은 내가 보증할 수 있다.      


나는 매년 연말이면 향후 10년의 계획표를 작성한다. 거기에는 우리 가족 각자의 나이와  10년간 주요 행사/이벤트 계획, 내 건강 수치, 현재의 재정상태, 직장에서 승진 계획 또는 사업체 규모, 부동산 매각/취득 계획, 해외여행 계획, 교육/학습 계획, 사회 봉사 활동계획, 신앙생활 계획 등을 작정하고 기록한다. 그렇게 해 온지 30년이 넘었다. 물론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모으리라 계획했다고 반드시 그 돈이 모인 건 아니다. 또 내가 언제 승진하고 싶다고 해서 꼭 그때 승진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30년을 살아오다 보니 시기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얼추 다 이룬 것 같다. 만약 내가 그런 30년간의 계획과 실행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을 읽는 독자 분들을 위해 가정경영 10개년 계획 예시를 소개해 드리겠다. 아래 표는 저자의 다른 책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273쪽)을 인용한 것이다.  

   

이 표는 갓 결혼한 신혼의 남편 K 씨가 세운 계획이다. 표 왼쪽의 항목은 각자 필요에 맞게 조정하면 된다.                                                  

                                              가정경영 10개년 계획 (예시)

이수경 저 <차라리 혼자 살걸 그랬어> (273쪽) 인용


한 치 앞도 모르는데, 당장 내일 일도 모르는데 무슨 10년 시나리오를 쓰냐고? 한 치 앞도 모르기 때문에 10년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 거다.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현재의 내 상태가 보인다.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평소 생각지 않았던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살뿐이다. 오래 사는 하루살이가 된다. 100년을 살아도 하루살이는 하루살이일 뿐이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30대라면 40년의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40대라면 30년의 시나리오가, 50대라면 20년의 시나리오가, 60대라면 10년의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60대의 나이에도 시나리오가 필요하냐고? 당연히 필요하다. 지금 100세 시대 아닌가. 60세의 나이에도 최소한 10년 이상의 활동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대한민국 은퇴자들은 우울하다. 수명이 길어져서 돈 들어갈 곳은 많은데 일이 없어 돈을 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이 현상을 시나리오 부재 현상으로 본다. 내가 28년 다닌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고, 50대 중반의 나이에 첫 책과 60대에 두 번째 책을 내고, 방송에도 출연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은퇴했거나 곧 은퇴할 친구들 여럿이 나를 찾아왔다고 말한 바 있다. 나는 그들에게 “오늘의 나는 너희들이 보는 지금의 내가 아니라 이미 10년 전에 세운 계획의 결과물이다. 지금부터라도 잘 준비하면 5년, 10년 뒤에는 보람찬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해주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그때와 똑같다. 여전히 등산만 다니고,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시나리오의 부재다. 그에 비해 나는 20년 전 만든 내 시나리오대로 살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문제보다 앞서 가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