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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작가가 된다는 것

나는 책을 두 권 출간한 작가다. 최근 세 번째 책을 탈고했다. <無나리오>라는 제목으로 브런치북 출간 작가 공모전에 출품했다. 탈고만 한 상태이고 아직 출간 전인데 블로그와 SNS에 포스팅을 했더니 벌써 강연 요청이 들어온다. 모든 작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책을 쓰면 노는 물이 달라진다. 강의 요청도 들어오고, 어쩌다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기라도 하면 방송 출연도 하게 된다. 한 마디로 인생이 달라진다. 그렇다고 대박이라는 말은 아니니 김치국부터 마시지 마시라.


내가 책을 쓰는 과정은 이렇다. 어느 순간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이 섬광처럼 떠오른다. 사실은 어느 날 갑자기가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떠 올렸으리라. 즉시 책 제목 후보군에 넣어둔다. 이제 이 주제는 내 인생에 길잡이가 된다. 무엇을 봐도 무엇을 먹어도 무엇을 읽어도 어디를 가도 누구를 만나도 그 단어와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된다. 그 단어 또는 주제와 관련된 책이 보이고 사물이 나타나며 그런 장소로 가게 되고 영감을 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의도적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아마도 뇌가 그 단어를 인식하고 내 일거수일투족을 조종하는 것 같다.  파울로 코엘료가 쓴 책 <연금술사>에 나오는 강렬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이 맞나 보다.

 

이제 그 단어는 내 삶의 일부가 된다. 그래야 책을 쓸 수 있다. 삶으로 써낸 글이 아니면  복사 작가에 불과하다. 여기저기서 보고 읽은 것을  복사해 붙여 넣기 했을 뿐이다. 그런 류의 작가가 많다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유영만 작가는 말한다. “책 쓰기는 애쓰기”라고. 흔히들 책 쓰기를 출산의 고통에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힘들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책 쓰기는 신나는 일이다. 책을 쓰는 과정은 고통이지만 책을 출간하고 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긴 산고 끝에 옥동자를 안고 기뻐하는 산모의 마음이 아마 이럴 것이다.


출간하고 싶다 vs 출간하겠다 

세상은 책을 쓴 사람과 책을 읽는 사람으로 나뉜다.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한 사람이 전체 인구 중 0.1%나 될까? 많은 사람들이 책을 출간하고 싶어 한다. 우스개 말로 개나 소나 책을 내는 세상이라고 한다. 그래도 출간 작가가 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출간 작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최근 강연에서 수강자들에게 물었다. “책을 출간하고 싶으신 분 손 들어보세요”하니 대부분 손을 든다. “책을 출간하실 분 손 드세요”라고 질문을 바꿨더니 손 드는 비율이 낮았다. 그렇다. 책을 출간하고 싶다고 해서 누구나 출간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실현되려면 용어를 바꿔야 한다. ‘출간하고 싶다’를  ‘출간하겠다’로 바꿔야 한다. ‘희망사항’이 ‘목표’로 바뀌어야 한다. 목표로 바뀌면 ‘언제까지?’라는 D데이가 나온다. 이제 그 날짜에 맞춰 자신의 시간관리를 해야 한다. 내 삶의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다. 


1년 뒤에 책을 출간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치자. 1년은  365일, 매일 한 장씩 쓴다면 365장이 되겠지만 못 쓰는 날도 있을 테니 대충 300 장을 쓸 수 있다. 썼다고 다 책의 원고가 되는 건 아니니 원고 중에서 책의 주제와 관련된 내용을 100장은 뽑을 수 있을 거다. 이 정도면 책 한 권 분량은 된다. A4지 1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면 판형에 따라 다르지만 신국판(152x225) 기준으로 230~250페이지 정도 나오고, 여기에 머리말, 추천사, 판권지, 목차, 속표지 등 약 10페이지를 더하면 책 한 권이 뚝딱 나온다. 이걸 원고지로 따지면 800매 정도 된다.


매일 글을 한 장씩 쓰면 1년에 책 한 권씩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일 한 장씩 글쓰기? 말이 쉽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전업 작가들이야 훨씬 짧은 기간에 책을 쓰겠지만 부캐로 작가가 된 우리야 이 정도면 최선이다. 그 시작은, 오늘 1장 쓰는 거다. 내일 또 1장 쓰는 거다. 물론 이렇게 정해 놔도 쓰기 쉽지 않다. 왜? 우리는 작심삼일 전문가니까. 그런데 작심삼일이 나쁜 게 아니다. 이렇게 쓰다가 포기하고, 쓰다가 포기하고 그러면 슬슬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분노가 일어나는 순간이 온다. 나는 이걸 ‘긍정적 분노’라고 부른다. 그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책을 쓰게 되고 드디어 책이 나온다. 실패해도 괜찮다. 일단 시작하라. 지금 당장 써라. 대한민국 0.1%에 들고 싶다면...


* ’긍정적 분노’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포스팅하려 한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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