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는 자녀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곤 했습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질문을 하는 부모로서는 재미 삼아 던지는 질문이지만 아이의 대답은 대부분 “엄마”라고 대답합니다. 이런 질문을 받는 나이의 자녀들은 대개 어리기 때문에 깊이 생각지 않고 대답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이 엄마이고, 자신의 생존을 책임지는 사람이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그만큼 엄마의 역할은 중요합니다. 요즘이야 육아에 참여하는 아빠들이 많아서 “아빠”라거나, 맞벌이 부모가 많은 탓에 “할마”라고 대답하는 아이들도 있겠지만 여전히 아이에게 엄마는 거의 신적인 존재입니다. 특히 자녀가 어릴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 아빠는 어떨까요? 엄마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역할도 너무나 중요합니다. 아이가 커 갈수록 부모의 역할은 달라져야 합니다. 아빠, 엄마의 역할은 많은 면에서 다릅니다. 그러나 많은 부모들이 각자의 역할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잘 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때에 맞춰 부모가 적절한 보살핌과 양육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되고 그것이 평생을 갑니다.
자, 그렇다면 자녀의 성장주기에 따라 부모는 어떻게 역할 분담을 해야 할까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사람의 인생은 가정 단계(0~11세), 집단 모험 단계(12~18세), 세상 준비 단계(19~25세), 성공의 계절(26~42세), 하프타임(43~48세), 보람의 계절(49~70세). 인생 정리 단계(71세~사망)로 나뉩니다. (카시 카스텐스 저 ‘세상은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The World Needs A Father에서 일부 발췌 각색)
그중 가정 단계와 집단 모험 단계만 살펴보려고 합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가정 단계를, 다음에는 집단 모험 단계를 알아보겠습니다. 적어도 부모라면 자녀들을 세상에 내보내기 전에 이 정도의 준비와 훈련은 시켜야 합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어쩌다 부모가 된 사람들은 아무 준비 없이 자녀들을 덜커덕 세상에 내보냅니다. ‘어쩌다 부모’에 ‘덜커덕 자녀’들입니다. 자신들도 그랬기에 그냥 그러면 되는 줄 압니다.
가정 단계 (0~11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겪게 되는 이 집중 형성기는 두 개의 세부 단계 즉 엄마 영향기와 아빠 영향기로 나눠집니다. 자, 그러면 엄마와 아빠의 역할은 어떻게 다를까요?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엄마의 역할은 아주 어릴 적뿐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아빠의 역할입니다. 놀랍죠? 이 단계에서의 핵심 요소는 첫 6년 안에 주로 이루어지는 지능 발달과 그 이후 사춘기에 시작되는 신체적(성적) 발달에 대한 부모의 이해입니다. 여아들은 대개 9~11세 사이에 성의 발달이 시작되며 남아들은 그보다 늦은 11~13세에 시작됩니다.
이걸 그림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엄마의 절대적인 영향력
1세
이 시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엄마와 아기의 친밀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마와 아기가 살갗을 맞대는 접촉 시간을 많이 가져야죠. 이것은 새로 태어난 존재가 후에 성인이 되어 타인과 정서적인 친밀감을 갖도록 기능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에릭슨은 인생이 시작되는 첫 몇 달 동안에 아기는 감각의 발달을 통해 신뢰가 학습되면 자신의 필요가 채워지고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자라게 되지만, 반대로 불신감이 학습되면 세상이 온통 무정해 보이고 예측할 수 없는 곳처럼 느낀다고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알지만, 오직 엄마와 아이 사이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친밀감에 대해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고 증언하는 것은 놀랍습니다. “엄마에게는 나보다 다른 게 더 중요했어요”라거나 “저는 누군가가 제 곁에 다가오면 저도 모르게 자꾸 밀어내요”라고 고백합니다. 엄마와의 친밀감은 엄마와 아이 사이에 신뢰라는 유대감을 만들어내고, 나아가 그 아이에게 자신을 다른 누군가에게 의탁할 수 있는, 삶의 근본이 되는 신뢰를 가르쳐 줍니다.
2~3세
이 시기는 자녀에게 인생의 첫 독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벌써 무슨 독립이냐고요? 이제 아이들은 자기 발로 서서 혼자 걸을 수 있으며, 자신이 얼마나 빨리, 멀리 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마구 뛰어다니고, 엄마들은 혹시나 다칠 까 봐 기를 쓰고 아이들 뒤를 쫓아다니며 말립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자율성과 불안을 배우는 탐험 단계로 그들은 끊임없이 자신들의 경계선을 넘으려 합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주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아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고 대신 선택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때 아이가 이랬다 저랬다 할 때 흔들리는 부모들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 됩니다. 아직 어린아이지만 ‘아, 세상에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도 있구나’를 느끼도록 해줘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적절한 징계도 필요합니다.
4~5세
이 시기는 엄마가 아이의 발달에 영향력을 미치는 마지막 시기, 즉 엄마와의 애착이 끝나는 시기죠. 놀랍죠? 그러나 엄연한 사실입니다. 에릭슨에 따르면 이 나이 때 아이들은 근면성 혹은 열등감을 배웁니다. 이 단계에서 아이들은 언어로 자신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래야 좌절이 줄어듭니다. 아이는 책임감을 배우기 위해 하찮은 일들을 반드시 해야만 하며,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또 둘째 아이의 출생이 때로는 첫째 아이의 소홀로 이어지게 되는데 이 시기의 아이에겐 특히 큰 상처로 남습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의 끝도 없는 질문 공세는 아이의 지적 발달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며, 부모들이 더 많은 질문을 하게 해줘야 아이들의 상상력이 촉진됩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이걸 귀찮아한 나머지 “넌 왜 그렇게 말이 많니? 제발 좀 조용히 해라”며 오히려 핀잔을 주곤 하죠.
아빠의 절대적인 영향력
6~8세
자, 이제 아이의 지능 발달은 거의 다 끝났고, 아이들은 엄마의 품에서 아빠의 품으로 옮겨집니다.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아버지 영향기입니다. 이제 아이는 아빠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아빠는 아이에게 아이의 강점들을 확인시켜 주고, 인생의 기본기(청소, 책 읽기, 운동 등)를 가르쳐야 합니다. 또한 아버지는 유익하고 필요한 징계를 통해 엄마에게서 받은 정서적 안정감을 더 견고하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아이는 부모로부터 성에 대한 아주 명확한 정보를 전달받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여덟 살이 되면 이런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므로 아빠가 이것을 책임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엄마는 딸들에게 말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는 아홉 살이 되면서 성 관련 이미지, 비디오 또는 대화에 노출되고 쉽게 빠져들게 되죠.
9~11세
자. 이제 본격적인 사춘기가 왔습니다. 여자 아이들의 몸은 생식이 가능한 몸이 됩니다. 그 이전부터 엄마는 딸들과 정서적으로 긴밀하게 밀착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발달상의 불안정으로 인해 정서적 위안과 신체적 자신감을 필요로 합니다. 이 단계에서 아빠는 딸들에게는 자신들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아들들에게는 신체적인 능력에 대하여 확신을 갖도록 해줘야 합니다. 아버지들은 사춘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혼란과 신체적 불안정이 가중되지 않도록 아주 조심해서 말해야 합니다. 부정적인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기에 아빠는 자기 자녀들이 가정 단계를 떠나 다음 호에서 배울 집단 모험 단계로 옮겨가도록 준비시켜야 합니다. 그게 되지 않으면 곧 다가올 질풍노도의 시기에 부모와 자녀는 대혼란을 겪게 됩니다.
국가대표 가정행복코치
이수경 Dream
저서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 (결혼 분야 스테디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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