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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오징어 게임

장안의 화제, 넷플릭스 영화 <오징어 게임>을 정주행 했다. 무려 8시간 반 연속 시청. 평소 시리즈물은 시간을 낼 수 없어 잘 안 보는데 전 세계 83개국에서 1위를 했다니 안 볼 수가 있나. 일단 봐야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할 수 있으니까.



2021. 9.17  스트리밍  서비스 시작했는데 한 달도 안돼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 83개국 전체 1위란다. 이 기록도 전 세계 최초다. 넷플릭스가 정식으로 서비스되지 않는 중국에서조차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단다. 28일간 8200만 명 시청이 예상(美 포춘지 전망)된다니 넷플릭스 관계자들조차도 놀랐을 거다.


<한 줄 소감>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명제를 실증한 영화.


무엇보다 한국인들에게만 익숙한 어릴 적 추억의 게임을 소재로 한국어 대사로 외국어 자막을 통해 스트리밍 했는데 전 세계인들에게 먹혔다는 것이 놀랍다. 이 놀이들은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조차 해보지 못한 것들인데... 그만큼 이 영화는 인종, 종교, 직업, 문화, 정서를 떠나 모든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세상 밑바닥에서 가장 처절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인생 실패자들을 주최 측이 한 무인도에 설치한 게임장(말이 게임장이지 상상을 초월한다.)으로 초대해 1인당 1억 원, 총 참가자 456명 즉 456억 원을 상금으로 내걸고 생존 게임을 시킨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흔하게 봐왔던 생존 게임처럼 격투기나 총칼을 쓰는 게 아니라 10살만 넘어도 안 할 것 같은 유치한 게임을 통해 서로를 죽이고 죽는다. 상상도 못한 죽음의 게임을 견디지 못한 참가자들은 찬반 격론 끝에 합의를 거쳐 게임을 중단하고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들에게 이 세상은 더 견디기 힘든 지옥임을 뒤늦게 깨닫고 죽음의 게임장을 다시 찾는다. 마지막 1명이 남을 때까지...


무엇보다 이 영화의 압권은 참가자들의 심리와 행동을 통해 인간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거액의 돈 앞에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그들의 모습에 누가 돌을 던질 것인가. '만약 나라면 저들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관객 스스로 하게 만든다. 참가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영화다. 마지막 반전도 놀랍다. 물론 영화 중반부터 프론트맨이나 호스트가 누구일지 얼추 짐작이 가긴 하지만.


극 중 최고의 명대사

"돈이 너무 많은 사람과 너무 없는 사람의 공통점이 뭔지 아나? 세상 즐거운 게 없다는 거야. 다 시시해져 버려. 그래서 이 게임을 만들었지"

(나는 이처럼 돈이 많지도, 너무 없어보지도 않아서 그런지 세상 참 재미있게 살고 있구먼...)


진짜 잘 만든 영화다. 총 9부작인 이 영화의 플롯은 영화 <기생충>을 넘어서며  매 게임마다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특히 4부 줄다리기 단체전에서는 정말 내 몸 전체로 게임에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마치 내가 줄을 잡고 있는 듯이 힘을 쓰고 있었다. 이러다 혹시 담 걸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이 영화 속편 틀림없이 나온다~에 돈 건다. (앗, 어느새 나도 게임 중독?)

그 이유는 영화 엔딩에서 456억 원을 거머쥔 주인공이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다 게임에 다시 참가하기 위해 돌아서는 모습 때문이다.


(끝까지 스포일링 안 하려고 애쓴 모습 보이시죠?)


영화 좋아하는 남자

이수경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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