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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싼 Aug 10. 2024

미국 공립 초등교실 랜선투어 (1)

끝나지 않는 맞춤형 교실 만들기

  교실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서는 좀처럼 알기 어려운 미국 공립초등학교 교실의 이모저모! 재작년 내가 가르쳤던 2학년 교실을 토대로 사진 투어를 구성해 보았다.


교실 입구

아직 코로나의 후유증으로 소독과 거리 두기가 만연했던 2021년. 입구에는 학생들이 드나들며 필수로 사용하는 손세정제가 배치되어 있다. 


교실 문에는 우리 모든 학생들이 힘을 합쳐 만든 "우리 반 다짐 포스터"가 붙여져 있는데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매일 아침 조회 율동과 함께 음을 붙여 노래로 부르곤 했다.


In Ms. An's Class:

We show respect. We solve problems. 

We are all leaders. We are a team.

We grow our brain. We grow our heart.

We are here to LEARN.




칠판 #1

매 수업 후 학생들이 학습목표에 대한 자가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이해도 레벨 포스터를 붙여 놓았다.


매일 달라지는 일일시간표.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은 담임이 임의로 조정하고 진도에 따라 대체하거나 보충할 수 있는 점이 자유롭다.


우리 반은 매주 한 나라를 정해 그 나라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한 주간 서로 인사(Greeting)할 때 그 나라 언어를 사용하기로 약속했다. 우리 반만 해도 14개의 다른 국가 출신 학생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마다 돌아가며 모국에 대한 자료조사를 하고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Google Map에서 함께 출신도시를 찾아보는 경험은 코로나로 여행이 단절되었던 시절 기술의 도움을 받아 간접 수학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각 학습활동마다 노란색 화살표로 "0-1-2-3"의 단계로 나뉘어 있는 목소리 레벨을 정해준다. 아무리 알려줘도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일곱, 여덟 살 어린이들에게 계속해서 시각적인 알림을 통해 아이들의 주체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칠판 #2

아직도 화이트보드에 빔프로젝터를 쓰는 학교들이 많지만 우리 교육구는 같은 지역에 위치한 테크회사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 학군지 특혜로 스마트 터치보드를 사용했다. 아이들이 등교하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가방을 풀고 자리에 앉아 칠판에 적힌 아침 학습 활동을 한다. 음악을 틀어주어 하루의 활기를 돋우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조회시간 전까지 주어진 과제를 마무리한다.


칠판 #3

수학부터 차례로 읽기, 쓰기, 과학, 사회 등 교과목의 학습목표를 미리 적어둔다. 학생들로 하여금 오늘 배울 내용을 상기하고 학습 활동과 연관 지어 자가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Must-Do's는 필수과제로서 오늘 하루 동안 학습활동 시간에 꼭 마쳐야 하는 과제들을 나열해 두었다. 만약 주어진 학습 시간에 끝내지 못한다면 자율학습시간에 마무리할 수 있다.


May-Do's는 선택과제로서 필수과제를 모두 마친 학생들이 다른 친구들을 기다리며 선택해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모아두었다. 


Breathing Strategies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학급 운영 방법으로 호흡법/명상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다섯 손가락 호흡법, 꿀벌 호흡법, 고래 호흡법 등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명상을 접근할 수 있다. 수업 중간 5분 이내로 짧게 학생들의 주의를 환기시킬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는 수단이다. 


학급 도서관

학급 도서관이 없는 초등교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미국에서 초등교사라면 누구나 교실 한편에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작은 독서 공간이 있을 것이다. 80-90권 내지 준비하고 교사 재량에 따라 장르별, 혹은 읽기 난이도로 분류하기도 한다. 나는 일부러 임의 번호를 붙여 학생들로 하여금 내가 어떤 목적으로 분류해 놓았는지 맞추도록 유도했었다. 책 구입은 학부모회에서 지급한 300불의 물품비를 사용했는데 학교마다 학부모회 재정에 따라 물품비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 학교들도 많아 직접 사비로 책을 구입하거나 기금 모금 웹사이트를 통해 지원받는 교사들이 많다고 들었다.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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