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만 혼자는 심심해

2024.09.07. 22:42

by yessay

요즘 온전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너무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사실 친구들에게 연락이 많이 오는 편이에요. 제가 연락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별로 없기도 하고 어쩌다 혼자 있을 땐 시간을 의미 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혼자 있기를 기피하곤 했는데요. 요즘엔 혼자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해서 행복감을 느낄 때가 있어요.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시간, 요즘엔 책을 읽고요. 음, 혼자 영화를 보러 가고 싶다는 마음도 드는데요. 심야영화가 아니면 별로 땡기지 않아서, 그리고 최근 정말 보고 싶은 영화가 딱히 없어서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네요. 언젠가 심야영화를 본 후 야식거리를 사서 집에 가고 싶어요. 저의 소소한 버킷리스트랄까요.

혼자 산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요리를 해 먹기보단 밖에서 해결하고, 집에 오면 혼자인 게 싫어서 자꾸 밖으로 나돌았습니다. 저는 원래 요리하기를 좋아하는데, 누군가를 집에 초대했을 때 대접하는 것을 좋아해요. 혼자 먹을 음식에 정성 쏟는 게 피곤해서 누굴 초대해야 요리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요즘 혼자 있는 걸 나름 즐기게 되면서 나 혼자 먹을 식사를 정성스레 준비해보고 싶어 졌습니다. 이제야 싱글라이프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엔 혼자 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요. 차를 몰고 좀 멀리 나가볼까 봐요. 여행지는 확실히 정하진 않았는데 대충 생각해 놓은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 가서 하루종일 읽고 싶던 책도 읽고 미디어와는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어요. 아 근데 음악은 들어야 합니다.

저는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지인들에게 공간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인 것 같으냐고 물을 때가 많은데요. 저는 확실하게 중요한 것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궁금해서 물어봐요. 저에게 있어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건 그 공간을 가득 채우는 음악인 거 같습니다. 조명이든 인테리어든 위치든 뭐든 아무리 좋다 해도 갑자기 생뚱맞은 음악이 나오면 그 공간에 더 있고 싶지 않더라고요. 최근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하나 샀는데 베이스가 둥둥 울리는 게 맘에 들어서 꼭 챙겨가야겠어요. 지금 듣고 있는 곡은 The Beach Boys의 God Only Knows 저의 취향을 공유합니다. 하하

취향을 공유한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 참 설레는 일이에요. 그 사람과 연결된 느낌이 들잖아요. 연결된 느낌! 이걸 처음 느꼈던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는 소설을 읽었을 때인데요. 사실 읽은 지 오래되어 내용이 잘 기억은 안 나요. 뭐.. 제목답게 다크 한 느낌이었던 것 밖에는? 어쨌든 소설 속 인물이 듣는 노래를 같이 듣고, 그 노래를 들으면서 가상의 인물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 게 좋았어요. 가상인물이 걸었던 거리를 걸을 수 있고 그 거리에서 듣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너무 재밌지 않나요?

음악 하니 요즘 또 드는 생각인데, 통창이 있는 거실에 앉아서 턴테이블로 음악을 듣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요즘 이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널찍한 거실이 있는 곳으로 이사할까 봐요. 열심히 발품 팔 생각 하니 조금 피곤하지만 결국 설레는 일입니다.

적다 보니 말이 참 많았네요. 누군가 받아주지 않더라도 수다를 한참 떨고 싶은 밤입니다. 이것도 언제까지 하게 될 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재밌으니까 흥미가 떨어질 때까지 적어볼 요량이에요. 그럼 이만 막 널어둔 옷가지를 정리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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