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8. 12:57
저는 어릴 때부터 지루한 걸 못 견디는 아이였던 거 같아요. 초등학생 때 자주 했던 상상 중 하나가 바로 여행 온 사람처럼 살아보기였습니다. 예를 들어 그냥 심심할 때 집에 들어가면서 ‘여기는 집이 아니라 수학여행 숙소야’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거죠. 집이 너무 익숙해서 그 상상이 오래가진 못했던 거 같지만, 그래도 그 찰나의 순간은 설레고 재밌었습니다.
요즘에도 그런 상상을 자주 하는데요. 해외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부턴 그 해외에서의 일상적인 부분을 제가 있는 곳에 대입해요. 서울의 풍경에서 도쿄의 부분을 찾아내기도 하고, 길거리 음식에서 인도네시아의 부분을 찾기도 하고요. 외국인의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보는 거죠. 아직도 되게 재밌습니다.
일본 여행을 갔을 때 그곳이 너무 좋아서 여기서 살아보고 싶다고 버릇처럼 말하곤 했는데요. 사실 일본이든 한국이든 돈 벌어먹고살려면 얼마나 팍팍하겠어요. 그래서 저는 회사 가기 싫을 때 ‘나는 일본사람이고 그토록 원하던 한국 회사에 입사해 일하고 있는 사람이다’라고 상황극을 합니다. 가끔 회사 복사기 앞에서 혼자 멍 때릴 때 저는 제 자신을 타자로 보고 ‘객지 나와 고생하는구나. 해외 살이 힘들지?’ 하고 위로를 해줍니다. 근데 제법 도움(?)이 돼요. 내가 재밌으면 된 거잖아요. 실제로 남이 나에게 위로해 주는 것처럼 위로도 받습니다.
삶이 지루하고 일상을 탈피하고 싶을 때 여행하듯 살아보기를 추천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추석이란 명절도 경험하고 너무 즐거웠습니다. 내일도 낯선 한국 땅에서 재밌게 지내볼게요. 이 여행이 오래도록 즐겁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