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르게와 엄마'
22살 클라우디아는 6살짜리 딸 마르게와 함께 사는 싱글맘 입니다.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그녀의 변덕에 집을 나갔고 뚜렷한 직장은 없는 상태. 모아놓은 돈도 점점 떨어져 식사도 해결하기 어렵고 집세도 못 내게 됩니다. 최악으로 몰린 클라우디아는 옆집 할머니에게 마르게를 맡기고 절친한 친구와 함께 돈을 벌기 위해 떠납니다.
그렇다고 이게 정당한 방법은 아니었습니다. 어쩌다 영화감독을 사칭하는 사기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함께 팀을 만들죠. 2인 2조로 움직여 다른 사람의 애완견을 훔치고 다시 되찾아 주면서 보상금을 받습니다. 힘들이지 않고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처음에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믿었던 신념을 저버리게 할 정도로 점점 꼬여가는 상황과 거기에서 오는 죄책감이 이들로 하여금 ‘웃픈' 상황을 만들어 냅니다.
그 와중에 미소짓게 하는 건 ‘마르게’의 존재 입니다. 홀로 남겨진 마르게는 동네 아이들의 유치원 같은 그곳에서 마치 ‘골목대장'처럼 지내는데요. 예를 들어 친구들의 고해성사를 들어준다던지, 독실한 신자인 할머니에게 유일하게 반항을 하는 엉뚱 발랄한 행동이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입니다.
이란 영화의 거장 감독이라 불리는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 배우들과 함께 촬영한 이 영화는 이탈리아 청년과 소외 계층의 빈곤과 실업을 소재로 삼고 있는데요. 죄를 짓는 사람은 벌을 받고, 용서를 구하면 구원을 받는다는 감독의 신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마치 한편의 이솝우화를 보는듯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