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기냐? 한 대 치겠다?"
*이 글은 1편, <회사 vs 직원, 1127일간의 전투>를 보고 보시면 이해 하시기 더 좋습니다.
19.1 ~ 19.4월 3개월간의 이야기 (2부)
나의 업무는 특성상 출장이 잦다. 출장을 갈 때는 부서장과 A와 함께 갔는데, A는 사무실이나 외부에서나 나를 따라다니며 괴롭혔다. 기관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무실을 나서 간담회 장소까지 가는 와중에도 그는 나를 무시했다. 지속적인 언어 폭력을 행사하는 그를 더 이상 참기 힘들었고, 나는 폭발했다.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으시면 한 대 때리시던가요. 저도 30이 넘었는데
짜증나게 대체 왜 이러세요?"
모두가 당황했다. 옆에 있던 부서원은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그러나 그는 나를 쳐다보며 한 마디 건넸다.
"개기냐? 한 대 치겠다?"
순간 느겼다. '아, 이 사람하고는 대화가 안 통하겠구나.' 이후 A와 나는 많은 대화를 했지만 우리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후 그는 내가 하는 모든 업무에 토를 달았다. 다른 부서원이 있음에도 입에 담기 어려운 비속어를 사용하며 내 업무를 깔아뭉갰다. 심지어 하루는 부서장이 보는 앞에서 내게 크게 욕설과 막말을 사용했다. 부서장은 놀라 A에게 무슨 일이냐 되물었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는 내게 사과했지만, 그 날 이후 난 A를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별 도리는 없었다. 난 고작 수습 신분이었고, 당시는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도입되기 전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 외엔 없었다.
나는 이미 한 번의 회사생활 실패를 경험했던 터라, 또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버텼다. 수습 신분만 끝난다면, 내게 잔소리를 하던 말던 신경쓰지 않고 회사생활을 하리라 생각하며...
하지만 그의 괴롭힘은 집요했다. 그는 자신이 퇴근을 하지 않으면 나 역시 퇴근을 하지 못하게 했다. 우리 회사는 보통 9시 출근이었고 신입들은 30분 전에 출근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는 나를 1시간 전에 출근시키고 가장 나중에 퇴근하도록 만들었다.
입사 동기는 내게 수습기간만 잘 버티도록 납작 엎드리라고 조언 했다. 나도 내키지 않지만 수습기간이 몇 달 남지 않았기에 자존심을 굽히려 노력 했고, 19년 1월 새로운 기관장이 부임함과 동시에 희망부서를 접수 받았다.
나는 지금의 부서가 싫었지만 최소 1년은 해봐야 업무를 할 줄 안다고 생각하여 싫더라도 잔류를 선택했다.
그렇게 버텼지만, 내 희망이 무참히 무산되는 일이 발생한다.
수습평가 발표날, 나는 수습연장 통보를 받았다...
수습 연장의 이유 중 하나는 '동료 평가 점수가 좋지 못 하다'였다. 쓰라린 기분으로 회식에 참여했다. 기분이 너무 더러워 혼자 술을 퍼마셨고, 결국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쏟았다.
정말 분했다. 너무 분했다.
'어차피 이렇게 될거라면 참지 말고 다 쏟아 낼걸... 참아낸 결과가 결국 이거라니...'
그렇게 나는 수습 연장 통보를 받고 다른 부서로 전보를 가게되었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위윌 자조모임 정회원 휴직맨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