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5가지 미래의 힘

질문하는 지성: AI의 답 너머, 진짜를 꿰뚫어 보는 힘

by 김찬우


인공지능(AI)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전 세대는 상상도 못 할 막강한 학습 도구를 선물했습니다.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이 손가락 터치 한 번, 혹은 목소리 질문 한 번으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숙제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생겨도, 문득 떠오른 엉뚱한 호기심이 생겨도, AI는 지체 없이 그럴듯한 답을 내놓습니다. 정보 탐색에 드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면서, 아이들은 더 많은 지식을 더 빨리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AI가 가져온 교육의 혁신입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너무 쉽게 답을 얻는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점차 질문하는 법을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AI가 내놓은 답을 아무런 의심 없이 ‘정답’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아이의 사고는 성장을 멈추고 맙니다. AI가 제공하는 것은 잘 정리된 ‘정보’이지, 세상을 꿰뚫는 ‘지혜’나 ‘통찰’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두 번째 미래의 힘, ‘질문하는 지성’이 그 중요성을 드러냅니다.

‘질문하는 지성’이란, AI가 제시한 답의 표면 너머에 있는 진짜 의미와 진실을 파악하려는 비판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는 AI의 답을 무조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깊고, 더 넓게 파고들기 위해 AI를 활용하는 한 차원 높은 능력입니다. 이 힘을 가진 아이는 AI를 정답 자판기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탐구하는 유능한 파트너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AI의 답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될까요? 부모님들은 AI의 작동 원리를 간단하게나마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방대한 양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학습하여 패턴을 익히고, 이를 바탕으로 가장 그럴듯한 다음 단어를 예측해 문장을 만들어냅니다. 문제는 AI가 학습한 데이터 속에 인간 사회의 편견, 잘못된 정보, 심지어는 가짜 뉴스까지 고스란히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AI는 아직 진실과 거짓, 옳고 그름을 윤리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AI는 편향적인 시각을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진짜인 것처럼 꾸며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AI의 답은 최종적인 ‘진실’이 아니라, 탐구를 시작하기 위한 하나의 ‘가설’ 또는 ‘출발점’에 불과합니다. ‘질문하는 지성’은 바로 이 출발점에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AI에게 얻은 답을 가지고 부모에게 왔을 때, “와, 그렇구나!” 하고 끝내는 대신, “정말? AI는 왜 그렇게 생각한대? 다른 데서도 똑같이 이야기할까?” 하고 되물어주는 것이 ‘질문하는 지성’을 키우는 첫걸음입니다.

이 힘을 길러주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팩트체크’를 놀이처럼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AI가 특정 역사적 사실에 대해 설명했다면, “우리 같이 탐정이 되어서 이게 진짜인지 확인해볼까?”라며 아이와 함께 백과사전이나 공신력 있는 박물관 사이트 등 다른 정보 출처를 최소 두 군데 이상 찾아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정보의 교차 검증이라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기본 원칙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둘째, “왜?”라는 질문을 통해 한 단계 더 깊이 파고드는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AI가 ‘하늘이 파란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었다면,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럼 노을은 왜 빨갛게 보여?”, “다른 행성의 하늘도 파랄까?”와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 지식의 이면에 있는 원리와 맥락을 이해하게 하며, 아이의 지적 호기심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킵니다.

셋째, 숨겨진 의도와 다른 관점을 찾아보는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에 대해 AI가 장점만 설명했다면, “이 물건의 단점은 없을까?”, “이 물건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어떨까?” 하고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가 정보를 편향되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세상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파악하는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줍니다. 특히 기후 변화나 사회 문제처럼 복잡한 이슈에 대해 탐구할 때, 이러한 다각적 질문은 AI가 제시하는 단편적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게 하는 힘이 됩니다.

‘질문하는 지성’은 AI 시대에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등대와 같습니다. 이 힘을 갖춘 아이는 더 이상 정답을 찾아 헤매는 수동적인 학습자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AI와 협력하여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탐구자로 성장할 것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함께 탐구하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AI가 내놓은 반짝이는 답 너머에 있는 진짜 세상을 꿰뚫어 볼 줄 아는 힘, 그것이 바로 ‘질문하는 지성’의 본질이자 우리 아이에게 선물해야 할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AD_4nXf4Zos6OQ0HcE27TsAkPomm1wlx7SjxFky994Nq3BgT28es5IF8dOjROVAE5nV7XXkVLX2_eXtk_yo5XHEHwx5OaXKXnFVXfVdbNydN7_MH9HuFtISjB2aG8b1QPMeMypU7deA5FA?key=4LWm9GqsnesUMDyV1aqGFg


keyword
작가의 이전글2장: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5가지 미래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