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5가지 미래의 힘

꺾이지 않는 마음: 실패와 실수 속에서 기회를 배우는 힘

by 김찬우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정답’과 ‘성공’을 강조해왔습니다. 시험에서 틀린 문제의 개수, 1등이 아니면 의미 없다는 생각, 실수에 대한 두려움은 아이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그런데 AI 시대는 이러한 경향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역설적인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AI는 단 몇 초 만에 완벽해 보이는 글과 그림, 코드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AI의 ‘완벽함’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단 한 번의 시도로 완벽한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쉽게 좌절하거나 자신의 노력을 ‘실패’로 규정해버릴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배울 때 수십 번 넘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듯, 창작과 배움의 과정에도 수많은 실수와 실패가 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데도 말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세 번째 미래의 힘, ‘꺾이지 않는 마음’이 그 어떤 능력보다 중요해집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같습니다. 이는 실패나 역경에 좌절하여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마음의 근력입니다. 더 나아가, 실패를 단순히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성장의 기회를 발견하고 배우는 적극적인 자세를 의미합니다. 놀랍게도, 완벽해 보이는 AI는 아이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을 훈련시키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AI를 통해 ‘꺾이지 않는 마음’을 기를 수 있을까요? 핵심은 AI와의 상호작용 과정을 ‘실패를 위한 안전한 놀이터’로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첫째, AI 창작 도구를 활용한 ‘즐거운 실패’ 경험입니다. 아이가 AI 이미지 생성 도구에 “구름 위를 나는 멋진 분홍색 용”을 그려달라고 요청했다고 상상해봅시다. 그런데 AI가 내놓은 결과물은 다리가 여섯 개 달리거나, 날개가 어색하게 붙어 있는 기괴한 모습의 용일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의 반응이 중요합니다. “에이, 실패했네. 이상하다”라고 말하는 대신, “와, AI가 정말 재밌는 상상을 했네! 우리가 원하는 멋진 용을 만들려면 AI에게 어떻게 다시 설명해볼까?”라고 말하며 아이와 함께 웃어 넘기는 것입니다. 아이는 AI가 자신의 엉뚱한 결과물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이는 ‘분홍색’, ‘아시아 용 스타일’, ‘친근한 표정’ 등 다양한 키워드를 추가하고 수정하며 끈기 있게 다시 시도할 것입니다. 이 반복적인 수정 과정 자체가 바로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회복탄력성 훈련의 핵심입니다.

둘째, 코딩 교육을 통한 ‘버그 잡기’ 놀이입니다. 스크래치와 같은 블록 코딩으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 때, 아이들은 필연적으로 수많은 오류, 즉 ‘버그’를 만나게 됩니다. 캐릭터가 벽을 뚫고 지나가거나, 점수가 제대로 오르지 않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버그를 ‘실패’가 아니라 ‘해결해야 할 흥미로운 퍼즐’로 여기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어느 블록이 잘못되었는지 찾기 위해 처음부터 코드를 차근차근 되짚어보고, 다른 방법을 시도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이 ‘디버깅(Debugging)’ 과정은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함께, 잘 풀리지 않는 문제를 끈질기게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와 인내심을 길러줍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부모는 ‘결과’가 아닌 ‘과정’을 칭찬하는 ‘회복탄력성 코치’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가 마침내 멋진 용 그림을 완성했을 때 “그림 정말 잘 그렸다!”라고 말하기보다, “네가 포기하지 않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설명해서 결국 상상하던 용을 만들어냈구나. 그 끈기가 정말 멋지다!”라고 칭찬해주는 것입니다. 결과물에 대한 칭찬은 아이가 다음에도 완벽한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만, 과정에 대한 칭찬은 아이가 어려운 문제에 도전하는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더 나아가, 실패를 ‘성장을 위한 데이터’로 재정의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번 시도에서 무엇을 배웠지?”, “다음번에 비슷한 문제를 만나면 어떻게 다르게 해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아이는 실패가 끝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위한 소중한 학습 과정임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이는 ‘나는 원래 못해’라고 생각하는 ‘고정 마인드셋’에서 ‘노력하면 더 잘할 수 있어’라고 믿는 ‘성장 마인드셋’으로 전환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됩니다.

결국 ‘꺾이지 않는 마음’은 단순히 ‘다시 시도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불완전함을 수용하는 용기, 그리고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AI는 지치지 않고, 판단하지 않으며, 아이의 수많은 실수와 도전을 묵묵히 받아주는 최고의 연습 상대입니다. 이 안전한 놀이터에서 마음껏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연습을 한 아이는, 비단 AI와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생에서 마주할 수많은 예측 불가능한 어려움 앞에서도 쉽게 좌절하지 않는 단단한 마음의 힘을 갖게 될 것입니다. 기계가 줄 수 없는 가장 인간적인 힘, ‘꺾이지 않는 마음’은 바로 이 즐거운 실패의 경험 속에서 단단하게 영글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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