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5가지 미래의 힘

AI 조종사: 스스로 학습의 방향키를 잡는 힘

by 김찬우


자녀 교육에 열성적인 부모님들은 종종 ‘최고의 항해사’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어떤 학원이 가장 좋은지, 어떤 학습지가 우리 아이에게 맞는지, 어떤 선생님이 족집게인지를 찾아내 아이의 학습 여정을 관리하고 이끌어주려 합니다. 아이는 부모님이 정해준 배에 올라, 정해진 항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여기에 AI라는 최첨단 기술이 더해졌습니다. AI 학습지는 아이의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맞춤형 문제를 내주고, AI 튜터는 24시간 언제든 질문에 답해줍니다. 언뜻 보면 이보다 더 완벽한 학습 환경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아이는 과연 자신의 학습이라는 배의 ‘주인’이었을까요? 아니면 그저 잘 만들어진 유람선의 편안한 ‘승객’에 불과했을까요? AI가 정해주는 길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미래에 필요한 진짜 역량을 키울 수 없습니다. 부모님들의 교육적 우려 중 하나는 아이들이 AI가 주는 정보에 의존하게 되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는 것입니다. 바로 이 우려를 극복하고,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네 번째 미래의 힘이 바로 ‘AI 조종사’, 즉 스스로 학습의 방향키를 잡는 힘입니다.

‘AI 조종사’는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AI 사용자’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사용자는 AI가 제시하는 기능을 수동적으로 따르지만, 조종사는 명확한 목적지를 향해 AI라는 강력한 비행기를 능동적으로 조종합니다. AI를 내비게이션으로 삼아 길 안내를 받는 것을 넘어, 직접 하늘의 지도를 읽고, 날씨를 파악하고, 최적의 항로를 결정하여 비행 계획을 세우는 기장과 같습니다. 즉, 학습의 주도권이 AI가 아닌 아이 자신에게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AI 조종사’가 된 아이는 ‘무엇을 배울지’, ‘왜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배울지’를 스스로 결정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 아이를 수동적인 승객이 아닌, 능동적인 ‘AI 조종사’로 키울 수 있을까요? 이는 세 가지 핵심적인 훈련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 목표 설정, 즉 ‘목적지를 정하는 일’입니다. 모든 위대한 항해는 목적지 설정에서 시작됩니다. 아이가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이번 주에 나는 무엇을 알고 싶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만들어보고 싶지?”와 같이 스스로 학습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막연히 ‘영어를 공부한다’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를 영어로 멋지게 소개하는 글을 완성하겠다”와 같이 아이의 흥미와 직접 연결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목표는 아이에게 강력한 내적 동기를 부여하는 ‘엔진’ 역할을 합니다.

둘째, 전략 수립과 도구 선택, 즉 ‘최적의 항로와 도구를 고르는 일’입니다.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이제 어떤 길로, 어떤 도구를 이용해 갈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메타 AI 역량’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AI 도구가 가장 효과적일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암기에는 AI 기반 플래시카드 앱을, 발음 교정에는 AI 스피킹 앱을, 자료 조사를 위해서는 검색엔진과 챗GPT를 함께 사용하는 등, 과제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AI 도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조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조종사가 비행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계기판을 활용하는 것과 같습니다. 부모는 “이걸 해내려면 어떤 도구가 가장 도움이 될까? 우리 같이 찾아볼까?”라며 아이의 전략 수립을 돕는 부조종사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셋째, 실행과 자기 점검, 즉 ‘항해하며 경로를 수정하는 일’입니다. 아무리 계획을 잘 세워도 실제 비행 중에는 예상치 못한 난기류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학습 과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는 스스로 세운 계획을 실천하며, “이 방법이 나에게 잘 맞나?”, “생각보다 진도가 느린데, 왜 그럴까?”와 같이 자신의 학습 과정을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평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계획을 과감히 수정하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이는 자신의 학습 과정을 한 단계 위에서 조망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길러줍니다. 부모는 결과를 다그치기보다,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니? 어려운 점은 없니?”라고 물으며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AI 조종사’는 단순히 AI를 잘 다루는 기술이 아니라,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능력입니다. 평생에 걸쳐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 하는 미래 사회에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은 그 어떤 지식보다 강력한 생존 도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AI라는 최첨단 비행기의 조종석에 앉아, 스스로 정한 꿈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자신 있게 방향키를 잡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비행 경로를 대신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최고의 조종사가 될 수 있도록 옆에서 믿고 응원하며, 때로는 함께 지도를 읽어주는 든든한 관제탑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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