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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이조영 Jan 18. 2022

오디오의 매력에 푹 빠지다

라디오여, 영원하라!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밤이면 감성에 푹푹 절은 듯한 라디오 디제이의 목소리를 들으며 사연을 끼적대곤 했다.

청취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같이 동화되어 웃음과 눈물로 지새우던 밤.

당첨자에게 보내주는 선물이 부럽기도 하고, 사연들을 더 멋지게 꾸며주는 라디오 작가를 선망하기도 했다.

작은 부스 안에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는 디제이들은 또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 세계는 내게 판타지였고, 나 같은 사람은 결코 들어갈 수 없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지난해 봄.

클럽하우스가 대대적인 인기를 끌었다.

목소리가 주는 신선한 매력의 공간에 끌려 나도 한동안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라디오가 특별한 사람들만의 공간이었다면, 클럽하우스는 유명인과 평범한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그곳에서 쌈디나 비와이, TV에서나 보던 연예인들이 즉석으로 생생하게 들려주는 시와 음악은 TV와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함이었다.

숨길 수 없는 날 것의 목소리와 삶은 다시 낭만의 시대로 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몇 달 전, 우연히 오디오클립을 알게 되었다.

봄햇살 코치님이 오디오클립을 운영하고 있는 분을 소개해 주셨다. 그분들을 통해 처음 네이버 파트너 스퀘어(역삼동)에 있는 스튜디오를 방문했다.

“와아, 이런 곳이 다 있네.”

라디오 부스처럼 생긴 녹음실.

자그마한 방음 공간.

책상과 그 위에 놓인 마이크.

‘NAVER PARTNER SQUARE’.

영어로 멋스럽게 새겨진 원목의 벽.

녹음을 하는데 내 목소리의 작은 떨림까지 세세히 감지되었다.

신선한 경험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녹음을 하나 보다, 별생각 없이 갔는데 막상 스튜디오에 앉으니 기분이 상승했다.

아나운서 출신인 더덕님과 피디 출신인 기 피디님의 진행으로 매끄럽게 방송이 진행됐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그 후 스테르담 작가님과 숲지기 마야 작가님을 소개해 드렸다.

지난 금요일에는 마마뮤 작가님, 나날 작가님, 이은영 작가님까지.

오디오클립은 매우 훌륭한 커뮤니티 공간이었다.


오디오클립 : 생생한 수다의 현장으로~!


오디오가 주는 매력에 빠져 그 사이 [글튀김집]을 개설했다.

금요일에 세 분의 작가님들과 1시간 동안 우리 ‘팀라이트(브런치 작가 레이블)’를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 작가님들이라 확실히 센스가 톡톡 터지고 입담이 장난 아니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대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 버렸다.

처음 진행하는 거였지만 그동안 몇 번 녹음을 해봐서 그런지 떨리진 않았다. 라디오 디제이가 된 기분이어서 텐션이 팍팍 올랐다.

브런치에서 만나 함께 녹음할 수 있는 게 신기하고 기적 같았다. 줌으로만 보던 분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허물이 없어지고 더욱 친근감이 느껴졌다.

처음 긴장했던 것도 금세 사라지고 수다의 향연이 벌어지는 걸 보고, ‘역시 작가는 작가구나.’ 했다.


위젤라 tv 더덕님과 함께 인터뷰를~


글을 말로 풀어내는 솜씨나 말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는 다르지 않다. 글을 자주 쓰는 게 좋은 이유는, 나도 모르는 새 말솜씨가 늘기 때문이다. 그건 글을 쓰면서 구조화하는 습관도 들이지만, 언어를 꾸미는 글력을 키운다.

글력은 곧 어휘력이다.

독해력과 어휘력은 학습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뇌는 독해 능력을 타고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글을 잘 쓴다는 것, 말을 잘한다는 건 엄청난 능력이다.

소통뿐 아니라 인간관계, 비즈니스 등.

글쓰기는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이고, 언어와 글이 통하지 않는 세계는 없다.


저녁반 수강생들과 함께


어제는 글쓰기 저녁반 수강생들과 다시 한번 스튜디오를 찾았다.

코로나 때문에 줌으로만 수업하다가, 오랜만에 만나자 무척 반가웠다. 화면으로는 평면으로만 보여서 사실감이 좀 약한데, 실제로 만나니 입체적이어서 느낌이 잘 온달까.

새로운 공간에 긴장한 모습들이 역력했다. 미리 준비할 것을 공지했는데, 마치 코칭 프로젝트를 하듯 준비해 오셔서 당황했다. ㅎㅎ

이분들은 내 글쓰기 수강만 하는 게 아니라, 코칭 훈련도 함께 하고 있다. 거기서 오는 중압감 때문이었을까. 녹음하러 오면서 꼼꼼하게 준비해 올 거란 생각을 못했다.

이제 매주 하던 수업 중 한 번은 스튜디오에서 하자는 언질을 주어서인지도 모른다. 수업의 연장이라고 생각했을지도.

암튼, 모두 신기하고 즐거운 경험이라고 해서 잘 데려왔구나 싶어 뿌듯했다.

이전엔 오디오 스튜디오에서 수업할 거란 예상을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글을 쓰는 건 새로운 경험이 필요하고, 그 신선한 자극이 우리의 내면을 더욱 풍성하게 채운다. 더 좋은 건 우리 수업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점이다.

다음 녹음 때는 촬영도 같이 해서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다.

 



글쓰기 수업뿐 아니라 심리 코칭 수업도 매달 한 번씩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그때도 녹음과 촬영을 같이 하는 걸로.

실제 수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듣고 보기만 해도 꿀팁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글쓰기 콘텐츠는 [글 튀기는 여자]라는 코너로, 심리 콘텐츠는 [심리 앞담화]라는 코너로 만들어졌다.

이 두 가지 외에 [글로 먹는 브런치] 코너는 브런치 작가님들만을 위한 것이다. 우리 팀라이트 작가님들 외에 브런치 작가님들을 인터뷰하고 싶어서 만들었다.

날 만나줄 작가님들이 계실지 모르겠네. ㅎㅎㅎ


브런치에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들도 계시고, 전업주부도 계신다.

어떤 분이라도 상관없다.

자신의 글 소개와 함께 글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분이면 누구든 환영한다.

2월엔 부산과 영덕에 사시는 팀라이트 작가님들과 부산에서 녹음이 잡혀 있고, 3월엔 팀라이트에 새로 들어오신 신입 작가님들과 역삼동에서 녹음할 예정이다.

4월부터 브런치 작가님들을 섭외할 계획인데, 이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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