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드라마 덕후
직업과 관련이 있어 드라마 시청이 필수다. 그러나 일이 아니었어도 나는 드라마를 좋아했을 것이다. 작가가 되기 전부터 이미 드라마 덕후였으니까.
지금까지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해왔던 게 드라마 시청이고 보면, 취미는 확실하고. 드라마가 직업과도 이어졌으니 취미와 직업의 경계가 사라진 셈이다.
드라마 또한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인생은 팍팍한 현실의 연속이다. 사람들이 판타지를 좋아하는 이유도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에서 비롯되었으리라.
피로하고 지친 삶을, 잠시나마 쉬게 해주는 드라마.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일들이 드라마 안에서는 흥미롭게 펼쳐진다. 무궁무진한 상상 속 등장인물에 동화될 때마다 지쳐있던 뇌세포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느낌이다.
암흑 같은 현실에 침잠해가던 내가 다시금 살아나는 기분.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살다 보면 보잘것없는 삶에도 희망이 있으리라는 믿음을 얻는다. 그리고 나 또한 감동적인 글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선한 동기부여가 생긴다.
내 안의 에너지가 삶의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다.
내게 영감을 주고 삶을 균형 있게 만드는 취미생활
드라마로 여러 인간군상을 만나고 인생을 만난다. 최상의 인물을 만나기도 하고 최악의 인물을 만나기도 한다. 기가 막힌 인생도 있고, 입이 떡 벌어지게 부러운 인생도 있다. 다양한 직업과 놀라운 세계를 접하면서 내가 얼마나 한정된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깨닫는다.
아이처럼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때론 풋풋한 사랑의 감정에 빠져들기도 하고, 냉철한 수사관이 되어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가기도 한다.
실제로 그 드라마를 쓴 작가는 아니지만, 함께 글을 쓰는 기분으로 본다. 천재적인 발상에 존경심이 우러날 때도 있고, 아쉬움이 짙게 남기도 한다.
최고의 작품이든 최악의 작품이든 배울 점은 있다. 우리의 인생도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이 존재한다는 사실.
드라마를 즐기듯 매 순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산다면, 팍팍한 현실에도 판타지가 찾아오지 않을까.
나를 나답게 하는 건
취미는 하고 싶은 일에 속한다. 해야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엄격하게 규정짓지도 않고, 과중한 책임이 있지도 않다. 어쩌면 규격화된 삶에서 유일하게 자유분방한 영역인지도 모르겠다.
내 안의 욕망을 채워 결핍을 잊게 하는 존재.
타지에서 몸도 마음도 힘들어졌을 때 툭 털고 찾아가는 고향 같은 곳.
끝없이 높은 곳을 향하던 시선을 잠시 내리고 편히 쉴 수 있는 자리.
다른 누군가를 위한 것도 아니고, 다른 누군가에 의한 것도 아닌, 오직 혼자만으로도 모든 걸 가능케 하는 것은 나만의 취미생활뿐이다. 그 안에서 다시 세상으로 나갈 꿈을 꾸고 영감을 얻고 아이디어를 번뜩인다.
그때가 내겐 일과 취미의 경계를 허무는 순간이자, 내가 나임을 온전히 느끼는 일체감을 맛보는 찰나이다.
취미는 나를 나답게 한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5월 주제는 <취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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