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야무진 인상의 김다현 작가님과 IT 개발자답게 이공계 느낌이 물씬 풍기는 민현 작가님.
6월엔 특별히 부부 작가님을 만났다.
민현 작가님은 구독자로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던 분이었다. 그런데 아내인 김다현 작가님이 유퀴즈 이후 더는 방송 출연을 하지 않는다고 하셔서 포기 상태였다. 아쉬움이 가득하던 그때 진샤 작가님이 연결을 해주셨고, 혼자 기쁨의 물개 박수를 쳤던 기억이 떠오른다.
짝짝짝! 짝짝짝!
파이어족 : 경제적 자립, 조기 퇴직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딴 신조어 젊었을 때 노후자금을 확보해, 40대에는 퇴직하려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유튜브로 김다현 작가님의 방송을 찾아봤다. 파이어족이라며 소개한 영상이었지만, 직접 얘기를 들으니 작가님 의도와는 사뭇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때문에 의도치 않은 악플에 시달려야 했고, 방송도 안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개인적으로 나눈 이야기여서 자세히 남길 순 없지만, 두 분 마음이 공감이 되었다.
이런 분들이 유명하지도 않은 내 채널에 참석하겠다는 게 의아했는데,왜 편하고 부담 없어하셨는지도 알 수 있었다.덕분에 나도 부담감을 내려놓았달까.
나보다 먼저 와 계셨던 위젤라tv 더덕님과 기 피디님은 짐작도 못했다며 인사도 못 나눈 채였다.그도 그럴 것이 두 분 작가님이 너무 동안이셨다. ㅎㅎ
잠시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동안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어쩌다 보니 내가 다리 역할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신기했다. 낯가림 최고였던 사람이 직접 나서서 사람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니. 오디오클립을 하면서 가장 큰 혜택을 받은 사람은 나라는 걸 새삼 느꼈다.
인터뷰를 위해 위젤라에서 먼저 작가님들과 들어가신뒤, 혼자 로비에 남아 주제 정리한 걸 들여다봤다. 방송하면서 받은 상처나 불편함들을 알기에 그 어느 때보다 긴장됐다. 주제가 겹칠까 봐 신경도 쓰이고.
게다가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장마철이라 날은 흐렸고, 꿉꿉한 날씨에 두통과 허리 통증에 시달렸다. 오래 앉아 있기가 고역스러워 머리마저 굳어 버린 느낌이었다.
지금까지는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 톤도 높이고 목소리에 흥도 담아 이야기했다면, 이날은 평소 내 톤으로 차분하게 진행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1시간이 넘게 인터뷰를 하고 나오신 작가님들의 표정이 밝았다.
"재밌으셨나요?"
"네. 즐거웠어요."
위젤라tv에서 먼저 하길 잘했다 싶다. 내 시간은 주로 녹음실에 적응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게 목표인데,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걱정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녹음 시간을 너무 길게 잡지 않기로하고 녹음실로 들어갔다.
준비한 질문 위주로 대화를 나눴는데, 부부를 초대한 건 처음이어서 연애, 결혼 이야기를 나눴던 게 인상에 남는다.
김다현 작가님 방송을 보면서도 부부가 서로 존중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랬다.
다정다감한 남편이면서 글에 관해서는 냉철한 피드백을 하는 민현 작가님. 피드백을 수용해서 개선할 줄 아는 김다현 작가님. 부부가 함께 글을 쓰고, 피드백을 나눈다니 진심 부러웠다. 글과 여행, 은퇴까지 서로 통하는 게 많으니 천생연분이란 말이 제격이다.
녹음 후에 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단편소설을 쓰고 계시다는 김다현 작가님. 그 옆에서 장항준을 꿈꾼다는 민현 작가님 말에 빵 터지기도. ㅎㅎㅎ 김다현 작가님의 매니저가 되고 싶다 하시기에....
"그거 저희 부부의 꿈이에요~"
뭔가 통하는 느낌이 반가웠다.
작가님들과 이야기 나누는 게 즐거운 건 공감 소재 덕이다. 하나의 소재만으로도 지루하지 않게 몇 시간을 대화할 수 있다.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과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다.컨디션이 바닥이었던 것도 잊고 즐겁게 대화를 나눴으니까.
글이란 나를 찾아가는 길.
걷기를 좋아하는 부부이니, 글이라는 길도 편히 걸으시길.그리고 그 길 어디에선가 또 만날 날이 오길.
한 달에 한 번 녹음이 아쉽다. 만나고 싶은 작가님들은 너무 많고, 만나면 배울 점도 많아서 인생 공부하는 느낌이다.
벌써 세 번째 만남으로 일곱 분의 작가님을 만났다. 다양한 분들과의 만남은 즐겁기도 하지만, 인간관계의 폭을 넓혀 주기도 하니 유익하다.
민현 작가님이 해주신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브런치에서 출간하면 제일 먼저 출연해야 할 채널'이되면 좋겠다는 덕담. 정말 그런 소통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소하고 따뜻한 사람과 사람의 만남. 상처가 아니라 인간미를 더할 수 있는 채널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