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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회차별 구성에 대하여

웹소설 작업 과정/구성

by 날자 이조영

드라마 1부 분량이 웹소설 7회 정도 된다고 했을 때


현재 2부까지 대본을 써놓은 상태로, 웹소설은 14회까지 구성이 맞는지 점검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불필요한 에피소드가 들어감으로써 분량이 길어졌다. 그러자 이야기가 몹시 지저분하게 느껴진다.


그 설정과 에피소드가 이 이야기에 잘 맞는지 다시 점검했다.

잘 쓴 글은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만큼 잘 읽힌다.

잘 읽힌다는 건 흐름을 끊지 않는 것과 같다.


큰 설정 안에 작은 설정들이 존재한다.

무리한 전개는 그 작은 설정들이 과해질 때 생긴다.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설정은 과감하게 빼고 전개하기로 했다.

그게 큰 설정을 살리는 길이다.

빼고 나니 한결 나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구성은 이야기를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늘 아침엔 회차별 구성을 정리했다.

장인이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듯, 소설 구성도 그렇다.

처음부터 디테일한 것까지 완벽하게 짜진 못하더라도 점검하는 차원에서 정리해 나간다.

이렇게 하면 윤곽이 더 잘 보이고, 가닥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설정과 에피소드를 빼기에도 좋다.


1부 당 7회로 제한해 두기는 했지만, 전개상 거기에 억지로 맞출 필요는 없다.

쓰다 보면 감정이라든가, 디테일한 묘사가 더 필요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꽃과 총’은 전체 98회, 마지막 에필로그를 제외한 횟수다.

드라마 분량으로는 14부가 된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


웹소설 내용과 드라마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소설에 들어가면 괜찮은 내용이, 드라마에서는 빼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거다.

또, 소설에서는 빼는 게 나은 내용이, 드라마에서는 들어가는 게 더 괜찮은 경우다.

이건 장르가 달라서 오는 차이인데, 재미를 위해서 어떤 걸 선택할지는 작가에게 달렸다.


이런 차이를 고려해서 쓰면 100회가 넘을 것이다.

드라마 2부, 웹소설로 14회 정도는 중간에 사건 하나를 더 넣느냐 아니냐.

그 차이기 때문에 굳이 무리해서 16부를 만들려고 애쓰진 않아도 된다.

웹소설과 드라마 내용이 똑같을 필요는 없으니까.


오히려 사건 하나 정도는 여분으로 빼놓는 게 좋다.

웹소설로 표현할 수 있는 사건과 드라마로 표현할 수 있는 사건이 또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추가적으로 몇 가지 사건을 조사해 둘 필요는 있다. 막상 쓰다 보면 마음에 안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웹소설을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나눴을 때



전반전 1~49회.

1~7회까지 각 회당 구성을 ‘기, 승 1, 승 2, 승 3, 승 4, 절정, 결말’로 나눈다.

주요 사건을 정한다.

구성에 맞게 사건의 전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적는다. (여기엔 없지만, 내 머릿속엔 있다)

내 머릿속에 있는 구상을, 각 회당 제목과 내용으로 적는다.

소설을 쓴다.

드라마를 쓴다.

구성과 내용이 부합되는지 점검한다.

수정한다.

후반전도 같은 과정으로 하면 된다.


기획을 아무리 잘 짜도 사람은 의식의 흐름대로 쓸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기획과는 다르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중구난방이 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머릿속에서 치밀하게 구상해서 쓰는 작가도 있고, 그냥 의식의 흐름에 맡기는 작가도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떤 방법이든 작가가 편한 대로 쓰면 된다.


단, 나 같은 경우는 70% 정도는 준비를 하고 쓰는 편이고, 그렇지 않았을 때 이야기가 산으로 가거나 전부 다시 써야 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기획하는 데 시간을 쏟는다.


작가는 스스로를 믿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스스로를 피드백할 줄 알아야 한다.

피드백이란 내 글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아는 힘을 기른다는 뜻이다.

회차별 정리는 내 글을 객관적이고 직관적으로 보게 해 준다.

이것만 보고도 한눈에 무슨 글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처음 기획서에 대해 말한 것처럼 각 회차도 ‘한 줄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장황하게 설명해야 하거나 직관적이지 않다면 내용을 다시 고려해 보아야 한다.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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