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알아보기 위해선 드라마 구성이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한국방송작가협회 교육원에서 공부할 때 배운 적이 있다.
드라마 구성은 보통 7단계로 이루어진다.
발단 : 사건의 시작
전개 1 : 에피소드 1
전개 2 : 에피소드 2
전개 3 : 에피소드 3
전개 4 : 에피소드 4
절정 : 사건의 절정, 해결의 실마리
결말 : 해결
전개 부분에서는 점층법을 사용하여 사건이 점입가경이 되도록 만든다.
드라마뿐 아니라 소설도 마찬가지다.
주인공을 괴롭혀야 갈등이 심화되고 재미가 증폭된다.
이 구성만 따라가면 무리 없이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웹소설은 어떨까?
웹소설은 보통 1회가 5000~5500자 기준으로 분량이 짧은 게 특징이다. (A4 5~6장)
그러니 구성도 기승전결 4단계로 간단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량은 기본 100회 정도로 호흡이 긴 게 또 특징이다.
회당 구성과 전체 구성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거다.
글의 묘미는 구성에 있다.
같은 글이라도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별 거 아닌 내용도 구성을 기가 막히게 하면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시간의 흐름대로 글을 쓰되, 퇴고할 때는 구성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이 구성을 공부하기 좋은 게 드라마 대본이다.
웹소설과 드라마를 같이 작업해 보니 재밌는 현상을 발견했다.
드라마 1회가 웹소설 7회 분량이라는 사실.
여기서 감이 올 것이다. 웹소설 7회를 어떤 구성으로 쓰면 좋을지.
이건 내가 직접 구성에 대해 연구하면서 시도해 본 것이라 꼭 정석이라고 하긴 어렵다. 그리고 막상 써보니 대단히 어렵다.
웹소설 회당 4단계로 쓰면서 전체적으로는 7단계로 끊어서 쓰는 게 어디 쉬운가.
드라마나 소설은 정반합으로 이루어진다.
이 내용이 에피소드로 계속 물고 물리듯 이어진다.
1회 : 사건 시작
2회 : 주인공이 원하던 방향과 다른 이야기로 전개(에피소드 1)
3회 : 새로운 결과 도출. 여기서 다시 출발 (에피소드 2)
4회 : 또 다른 이야기로 전개(에피소드 3)
5회 : 새로운 결과 도출. 여기서 다시 출발(에피소드 4)
6회 : 주인공이 원하던 방향과 정반대에 도달(절정)
7회 : 사건의 일단락이자 또 다른 사건의 시작을 알린다.(결말)
1회에서 7회까지 회당 같은 내용으로 전개되지 않고, 정반합으로 전개를 펼치면서 점입가경으로 만든다.
절정은 또 다른 결과이다.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목표인데, 해결되지 않은 비극이 결과가 되는 것이다.
드라마나 웹소설은 호흡이 길기 때문에 이 구성을 반복적으로 하면 된다.
전체적인 구성도 7단계로 나눈다.
드라마 16부작이라고 했을 때.
2부씩 나눠서 8단계로 나누기도 하지만, 중간에 전개를 한 단계 더 걸치는 것이라 보면 된다.
드라마는 보통 8부를 기준으로 전과 후로 나눈다.
8부가 끝나고 9부가 시작될 때 반환점을 돌았다고 하는데, 새로운 판도가 깔리거나 반전으로 이야기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웹소설인 경우도 비슷하다.
기 : 1~7회
전개 1 : ~14회
전개 2 : ~21회
전개 3 : ~28회
전개 4 : ~35회
절정 : ~42회
결말 : ~49회
여기까지가 전반전.
이 과정이 다시 반복되는 게 후반전.
전체 98회가 된다.
이제 구성이 조금 이해가 되실까?
내가 구성을 연구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글을 깔끔하게 전개하고 싶어서다.
초반 작업은 의식의 흐름대로 쓸 때가 많은데, 나중에 퇴고할 때 무척 애를 먹을 때가 많아서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편하긴 하지만, 글의 재미나 반전의 효과가 적어져서 지루하고 흥미를 잃게 된다.
글의 짜릿한 맛을 효과적으로 살리기 위해선 구성력이 필수다.
처음부터 구성을 치밀하게 짜 놓고 시작하면 중간에 헤매거나 억지스러운 전개를 펼치느라 골머리를 앓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아직도 완벽하게 해내진 못하고 있다.
글을 쓰면서 공부한 것과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내 나름의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는 중이다.
이게 완성도가 높을수록 나만의 이론이 될 테니.
그땐 좀 더 글쓰기를 가르칠 때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