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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이조영 Oct 17. 2022

나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줄타기(이상과 현실)

‘이상’은 한마디로 ‘무’이다.


이상적이라는 건, 미지의 세계. 아직 해보지 않은 그 무엇. 지금의 현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전의 나는 다분히 이상주의자였다.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던.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서 동경했던 삶이었다.

(하고 싶은 건 왜 그리도 많았는지. ㅎㅎ)

그럴 때 글로 풀어놓으며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거나, 또는 언젠가 하고 말리라는 다짐과 용기를 얻곤 했다.


하지만 글만으로 이상이 현실이 되진 않았다. 일시적인 감정 해소는 될 수 있어도 실제적인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감정 해소가 근원을 바꿀 수 없다는 걸 안 뒤, 이상을 현실로 바꾸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상을 현실로 만드는 방법


인간은 ‘무’에서 ‘유’가 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인간은 창조의 본능을 갖고 태어난다. 그렇기에 누구든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에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 사실을 확실히 깨달은 후부터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았던 일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


우선, 나의 이상을 현실에 맞게 바꾼다.

요즘 살이 찌면서 많이 붓기도 하고 건강이 좋지 않아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전에 달리기를 여러 번 시도했다가 실패한 적이 있는데, 그 원인이 여기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평소 운동이라면 질색인 내가 걷기도 전에 달리기부터 했으니 몸에 무리가 와서 더 건강이 나빠졌던 것이다.


게다가 나는 결과(목표)를 중시하는 사람이기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다. 결과를 떠올리면 스트레스부터 받기에 이번엔 목표를 정하지 않고 걷는 자체를 즐기기로 했다. 러닝 앱도 켜지 않고 오늘 얼마를  걸었는지 확인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몸무게도 재지 않는다. 식단 조절과 함께 아침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먹고 나면 걷는 게 전부다.


건강은 몸 상태로 확인한다. 몸이 가볍고 변비가 사라졌으며, 걸을 때 에너지가 오르는 걸 느낄 수 있다. 얼굴이 불그스름해지고 전신에 땀이 살짝 날 정도가 되어 샤워를 하면 기분도 상쾌하고, 피부도 좋아진 걸 알 수 있다.

그 기분으로 일을 하면 집중력도 향상된다.


‘운동을 해야지’는 이상이지만, 실제로 운동을 하는 건 ‘현실’이다. 실천하지 않는 이상은 뜬구름에 지나지 않는다. 뜬구름만 잡는 삶은 인생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는다.


이상은 실제가 아닌 생각이다.

생각은 머리로 하는 것이고, 현실은 몸뚱어리로 하는 것이다.

생각이 많을수록 사람은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에 에너지를 많이 써서 몸뚱어리를 움직일 에너지가 없다.


코칭을 하다 보면 삶에서 어떤 결과물을 내기 어려운 사람일수록 생각을 많이 하는 습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때론 그 생각에 사로잡혀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현실과 멀어질수록 이상이 아닌 망상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상을 현실화할까?

나만의 이상을 이야기하기는 쉽다. 글로 풀어낼 줄도 안다.

그런데 막상 시도하라고 하면 못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제, 또는 변명이 수두룩하다는 것!

이래서 못 하고, 저래서 안 되고.

그럴 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생각할 시간에 하면 되잖아요.”

그거 한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뭘 그리 재고 말이 많은지. 답답할 노릇이다.

(사실 이 모습은 과거의 나였다. 뭔 생각이 그리도 많았는지... -_-)


이들의 공통점은 또 있다. 안전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안전의 이면에는 두려움이 숨겨져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도전이 아닌 안전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 시도하더라도 온갖 전제와 변명으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그 생각들은 마치 철옹성 같아서 밖에서 깨부수기가 너무나 어렵다.


그 철옹성을 깨는 방법은 스스로 없애는 게 제일 빠르다. ‘생각’하는 습관을 ‘몸뚱어리’를 움직이는 걸로 대체하는 방법이다.

이전엔 생각에 완전히 치우쳐 있었다면, 지금은 생각할 시간을 줄이고 행동하는 게 빨라졌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에너지 분산이 되니 덜 피곤하고 그만큼 여유도 생겼다.


운동해야지. -> 운동은 힘들어. 운동하기 싫어. 오늘은 시간이 없어. 그거 한다고 되겠어? 내가 할 수 있을까? (X)

운동해야지. -> 운동복을 갈아입는다. 밖으로 나간다. 일단 몸부터 움직인다. (0)


이 세상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사람이 지배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 뱅크라도 실제화하지 못하면 그저 동화나 소설에 지나지 않는다.

전기, 비행기, 냉장고, 에어컨, 핸드폰, AI, 로봇, 우주선….

위대한 발명가들은 이상을 현실로 만든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만든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획기적인 발명품들이 나올 것이고, 그것이 세상을 바꾸고 이끌어 갈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은 어떠한가?

세상을 바꾸진 못해도 내 삶 하나는 바꾸면서 살아야 하지 않을까?

꼭 바꿔야 하냐고?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더라도 나는 새로운 삶을 꿈꿔 보라고 하고 싶다. 인생은 고정값이 아니다. 현재에 감사하되 안주하지 말아야 할 것은, 다른 선택을 하면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치볶음밥이 아무리 맛있어도 평생 그것만 먹고 있는 나는 얼마나 불행한가. 맛없는 파스타를 먹었다면 내가 먹은 김치볶음밥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더 잘 알게 될 테고, 기가 막히게 맛있는 만두를 먹었다면 새로운 음식의 세계를 알게 될 것이다.

당장 김치볶음밥을 안 먹으면 엄청 손해인 것 같아도, 막상 다른 걸 먹는다고 크게 손해 날 일도 아니며, 오히려 실보다 득이 많다는 걸 알게 된다.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는 직접 해보는 게 가장 확실하다.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바로 현재의 삶과는 또 다른 삶이 있다는 걸 체험하는 것이다. 사람은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할수록 인생의 폭이 넓어진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끝없이 줄타기를 하는 이유도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냈을 때의 기분을 내게 선물하기 위함이다.

두려움을 이겨낸다는 말은 피한다는 게 아니다. 외줄 타기 인생을 즐기라는 뜻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외줄을 박차고 날아오를 때의 그 환희를 만끽할 때 우리는 비로소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된다.


글쓰기로 우주정복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들이 모여 팀라이트가 되었습니다.
팀라이트 매거진에는 매월 한 가지 주제를 선정하여 각양각색 이야기를 작가님들의 다른 시선과 색깔로 담아갑니다.
이번 달 주제는 줄타기(이상과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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