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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 튀김집

두 달의 매일 글쓰기가 가져온 7 가지 변화

나도 이렇게 될 줄 몰랐어

by 날자 이조영
모든 건 매일 글쓰기에서 비롯되었다.


1. 매일 글쓰기



소설 외에 매일 글을 쓴 적은 처음이다. 습관 훈련이나 해보자고 시작했는데, 삶에서 다양한 경험을 쓰다 보니 나중엔 재미로 쓰게 되었다.

추억도, 매일매일의 일상도 막상 글로 쓰니 고달팠던 기억이 한 편의 소설 같고 영화 같다. 주인공인 내가 꽤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진다.

너무너무 힘들었던 일을 쓸 때면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잘 견뎌온 내가 고마워 눈물이 난다. 한 편의 이야기로 엮는 그 시간. 내 삶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에 감격스러워 운다.

글이 나를 치유하고 따뜻한 손길로 안아준다. 내게 잘 살아줘서 고맙다고 부드럽게 다독인다.

글은 내게 빨간 약이고 반창고이고 붕대다. 매일매일 상처 난 곳을 꺼내어 '호호' 입김 불어 덧나지 않게 치료해준다. 따끔거리던 아픔도 찔끔거리는 눈물도 씻긴 듯 사라져 새 살이 돋는 게 느껴진다.

내가 나로 살아서 참 다행이다.


2. 요리하기



"어머! 내가 요리를 하네."

요리만 생각해도 스트레스가 컸던 내가 요리에 관한 글을 쓰는 것만도 기적이다. 요리를 하면서도 믿기지가 않는다.

기필코 매일 집밥을 해 먹겠다고 다짐한 뒤 어떻게 하면 실천할지 고민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면 즐겁게 하기.

"요리를 놀이처럼 하면 되겠군!"

요리 과정을 사진으로 찍고 CANVA로 이미지 작업을 해서 브런치에 올리기.

예쁘지도 않은 사진이 이미지 작업을 하니 그럴싸하다. 게다가 3개 중 2개가 포털 사이트에 올라서 깜짝 놀랐다. 조회수도 생각보다 많아서 또 놀랐다.

집밥이랑 김치찌개가 대단한 것도 아니고, 레시피가 뛰어난 것도 아닌데. 나만 요리에 관심이 없었던가?

지난주 목요일에 했던 '흑마늘 닭발'은 레시피 개발하려다 폭망. 결국 먹지도 못하고 버렸다.ㅠㅠ

월요일인 오늘도 우중에 장을 봐오긴 했다. 반찬가게에서 나물 세 가지랑 양념된 닭갈비로 저녁을 먹었더니 요리할 게 없었다. ㅎ

비도 오는데 시켜 먹을까 갈등했으나, 집밥 프로젝트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나와의 약속을 지켜 기쁘다.


3. 경제 공부하기



매일 경제 기사와 책을 읽는다.

경제 용어가 어려워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니 한 달이 지나자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경제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야 너무 문외한이라는 걸 깨달았다.

2년 동안 꾸준히 공부하는 게 목표다. 그다음부터는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경제 쪽으로 머리가 트이는 기간?

동생한테도 공부하라고 적극 권했다.

요즘 부동산이고 주식시장이고 간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예전 같으면 그마저도 딴 나라 세상이었을 거다.

그러나 지금은 경제 기사를 매일 읽는 덕분에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돈의 가치에 대해 새롭게 알아가는 중이다.


4. CANVA로 디자인하기



정말 배우길 잘했다!

글 쓸 때 매우 유용하다. 전엔 이미지 하나 다운 받기도 불편하고 귀찮았다면, CANVA로 웬만한 건 즉시 만들어 쓸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걸 몰라서 죄다 돈 주고 만들었다니. CANVA를 볼 때마다 배움의 힘을 느낀다.

핸드폰으로도 뚝딱뚝딱.

한 달 무료 이용 후엔 프리미엄 한 달 무료 체험을 신청해 놓았다. 이용료가 1년에 10만 원대이니 전문적으로 활용할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5. 홈페이지 만들기 (예정)


7월 24일에 오프라인 수강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3시간이면 홈페이지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다니 기대된다.

디자인은 직접 해보면 무척 재밌다. 내가 좋아하던 미술시간이 떠오르기도 하고,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의미도 남다르다. 기계와는 안 친한 나 같은 사람도 금방 배울 수 있단다. 지금 배우거나 하고 있는 게 너무 많아 노션은 홈피 만들기를 마친 후 배울 예정이다.

코로나로 인해 센터를 접고 온라인으로 급회하면서 갑자기 배울 것도, 준비할 것도 많아졌다. 웨비나에 참석하기도 하고, 직접 진행도 해보면서 세상이 변했다는 걸 실감한다. 빠르게 발맞추어 갈 수 있음에 감사한 요즈음이다.



6. 영어 필사와 좋은 문장 필사



영어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학원에 가긴 부담스럽고, 혼자 하긴 너무 어렵고. 동영상을 봐도 효과를 모르겠고.

난감하던 차에 영어 필사 모임 소식을 들었다. 15분 정도만 투자하면 되니 부담도 없고 접근성이 좋아 시작했다.

좋은 명언으로 배우니 쓰면서 동기부여가 된다. 영어를 써보는 것도 얼마만인지. 형광펜으로 줄도 긋고 파란색 펜으로 중요한 부분을 쓰고 있으니 학창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다.

아직은 외우려고 애쓰진 않는다. 오래 손 놓고 있었던 영어와 친해지는 게 우선이다. 영어 필사는 혼자서도 할 수 있기에 앞으로도 꾸준히 하려고 한다.

막막하기만 하던 영어 공부! 드디어 시작했다.





독서를 하다가 문장을 적어놓는 바인더가 따로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제공해주는 문장을 필사하는 건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내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첫날 문장을 받고 -책을 읽고 문장을 적어놓는 것 외에- 깊이 고찰하게 되었다. 이 글을 쓴 작가님은 어떤 마음으로 썼을까... 작가님의 마음을 헤아려보려 했다. 작가의 의도와 맞든 맞지 않든 상관은 없겠지만, 이왕이면 같은 관점에서 공감하고 싶었다. 문장을 읽다가 '내 마음이랑 똑같네' 하면 작가님과 통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어떤 문장은 정리가 안 되는 것도 있다. 그땐 문장을 음미하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어떤 문장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이 부분은 나랑 다르네' 할 때도 있다. 좋은 문장도 모두의 공감은 이끌어낼 수 없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경우라도 누군가의 말을 깊이 음미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누군가가 하는 이야기에도 이렇게 조용히 귀 기울일 수 있다면 좋겠다.


7. 8월로 앞당겨진 글쓰기 코칭 과정 오픈



가을에 오픈 예정이던 계획을 8월로 앞당겼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머릿속에만 있던 막연한 구상이 점점 또렷해졌기 때문이다. 매일 글쓰기가 이루어낸 결과다.

NLP와 접목한 글쓰기 과정은 상당히 독특하다. 글쓰기로 작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사고 구조의 변화와 치유도 이끌어낸다. 말하기와 글쓰기가 느는 것은 기본이다.

많은 사람들이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어 한다. 말 한마디, 글 한 조각으로 무한한 동기부여가 되는 게 바로 작가다. 그러나 삶의 태도와는 다른 작가들도 많다.

말, 글, 삶.

작가는 삶 그 자체가 브랜딩이다. 탄산수 톡톡 터지는 콜라만 봐도 시원하게 한잔 마시고 싶듯이, 작가의 삶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강조하는 진정성 아니겠는가.

NLP를 접목한 글쓰기 과정은 나 자신을 아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글쓰기 수업을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를.


모처럼 휴식


새 작품도 쓰지 않고 모처럼 쉬었다. 이사 때문에 정신이 없긴 했지만, 두 달 동안 브런치에서 재밌게 놀고 편하게 쉬었다. 가끔 드라마와 관련된 일도 하면서.(어떤 일인지는 비밀~^^) 6년째 해오는 일이고, 매일 하는 게 아니라서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이제 그만 쉬고 본업에 충실해야지. 그러려면 매일 글쓰기는 무리겠지?'

새 작품 요청도 있고 휴식도 할 만큼 했다 싶은 찰나, 내 삶의 변화를 쭉 살펴보았다.

'해야지' 하고 늘 마음만 먹었던 일들을 배우고 실천하면서 새로운 삶의 패턴을 만들었다. 소소한 배움과 실천으로 꽉 찬 하루를 보내면서 지치거나 지겹거나 억지로 하거나 하는 일이 없다. 매 순간 몰입하고 즐긴다.

산다는 건 무엇일까.

매 순간도 즐기지 못하면서 과거에 매여 있거나 미래를 꿈꾸거나 하는 일은 얼마나 허망한가.



나는 '순간이 영원이다'라는 말을 믿는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시간이란 개념 속에 갇혀 우리는 스스로 정한 한계에 허덕거리고 불평불만하며 자책과 분노를 터뜨리기도 한다.

시작은 매일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자 했을 뿐이다. 그런데 하나둘 늘어가는 배움과 실천에서 나를, 내 삶을, 내 일을, 가족, 그리고 타인을 좀 더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었다.

어제부터 다시 30일 매일 글쓰기 모임에 가입했다. 좋은 습관은 좋은 삶과 만남으로 파생되고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 모호하거나 막연한 삶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구체화된 실행이 필요하다. 매일매일 내 삶에 몰입하고, 하루를 관조하며 쓰는 글쓰기가 어제 보단 한 걸음 더 전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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