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데드풀2(2018)

모든 경계와 상상을 뛰어넘는 히어로의 가족영화?!

by 예은

대다수의 히어로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전세대를 아울러서 사랑을 받는 느낌이 강하다면, 데드풀은 누가 뭐래도 '어른'만을 위한 히어로이다. 히어로 영화이면서 R등급(청소년 관람불가)인 것부터가 증명하는 바이다. 그래서일까 영화 [데드풀]은 어른에 의한, 어른의 재미를 위한, 어른의 유머를 담고 있었다. 이번 영화 [데드풀2]역시 마찬가지다. 가족영화라고 주장하지만 이것은 엄연히 어른의 영역에 존재한다. 그래서 성인인 나는 재밌었다. 사실 너무 재밌었다. 그는 여전히 똘끼 넘치고 불완전해서 매력 넘치는 히어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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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Breaker


데드풀은 모든 '경계'를 다 부신다. 이 경계 Breaking은 그의 정체성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는 투철한 사명감, 정의감으로 히어로가 된 케이스가 아니다. 이점에서 '캡틴 아메리카'와는 거의 정 반대에 위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가 힘을 얻고 난 뒤 처음 한 일도 자신의 삶을 망가트린 놈들을 찾아 처리해버리는 일이었다. 이러한 그의 행동들, 그런 그의 정체성은 과연 그를 완벽하게 '히어로'의 이미지에 부합하다고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를 히어로라고 당연하게 정의할 수 있을까? 글쎄, 난 그가 히어로의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히어로와 빌런, 그리고 일반이 그 사이 어딘가인 경계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이 경계를 제멋대로 왔다 갔다 하며 이 경계를 부셔버린다.


그가 디스트로이하는 경계가 히어로-빌런의 경계만은 아니다. 예전 히어로들이나 빌런은 좀 틀에 박힌 감이 없지 않지만, 요즘의 매력뿜뿜 히어로들은 꽤나 이 경계선에 위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실 히어로-빌런의 경계만 허무는 것은 그리 큰 매력포인트가 되지 않는다. 여기서 데드풀이 갖는 차별화 매력포인트가 바로 그가 영화와 현실의 경계도 허문다는 점이다. 그는 관객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사인을 할 때 역할의 이름이 아닌 배우의 이름(라이언 레이놀즈)으로 하기도 한다. 엑스맨과 MCU의 세계관에 대해 농담을 던지고 최근 디즈니와 20세기 폭스사의 합병에 대해서도 조롱한다. 이 점이야말로 데드풀의 가장 큰 매력포인트다. 그는 우리와 같이 있다가도 어느새 영화 안에 들어가 있다. 스크린의 벽을 허물면서 그는 진정한 경계 Breaker로서 매력을 내뿜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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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픈 이 영화의 장르, '가족영화'


나는 '가족영화'라는 데드풀이 정의내린 이 영화의 장르가 말 그대로 웃펐다. 뭐랄까 이제는 디즈니에 속하게 된 폭스사의 슬픔을 드러낸 느낌이었다. 디즈니는 모두가 공인하는 가족영화의 대가이기 때문에, 혹시 [데드풀 2]도 그 영향을 받아 가족영화를 강조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동시에 가족영화임을 강조하는 것이 디즈니에 대한 디스가 아닐까 싶었다. 이 영화는 19금이고 피와 욕이 난무하지만 디즈니이고 가족영화야! 이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정말 웃기면서도 슬펐던 것 같다.


그래서 데드풀이 '데드풀'같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가 갖게 된 갑작 스런 책임감은 그를 바라보는 우리에게도 약간의 당황과 의아함을 주었다. 스토리가 매끄럽지 않았다의 문제라기보다는, 그냥 그의 캐릭터가 우리가 바라는 모습에서 약간 벗어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아 물론 스토리 전개가 가끔 뛰는 부분이 없던 건 아니다. 다만 이를 유머로 충분히 승화해서 넘어갈 수 있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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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이라는 충격의 아쉬움과 뉴비들의 반가움


사실 이전 시리즈인 [데드풀1]을 봤을 때의 충격은 정말 쇼킹 그 자체였다. 그동안 봐왔던 수많은 히어로 영화가 무색하게 상상을 초월하는 히어로가 바로 데드풀이었다. 그래서 와 진짜 대박이라고 감탄하고, 19금 영화다운 색드립과 욕을 바탕으로 한 유머에 2시간 내내 웃으며 봤었다. 이번 영화 역시 2시간 동안 웃으면서 봤다. 그 유머 코드는 여전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처음의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일까. 사실 이번 영화에서 데드풀은 어느새 익숙한 히어로가 되어있었다. 물론 그의 참신함을 다른 히어로랑 비교하자면 여전히 넘사벽 급이지만, 벌써 두 번째 만나는 거라고 이미 그는 우리에게 친근해져버렸나 보다.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오가는 그의 드립도, 색드립과 비속어들도 어느 정도 예상 범주에 들어오게 되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이란.. 어떻게 숨길 수 있을까.


하지만, 이를 예상했던 건지 새로운 뉴비들의 등장이 이 아쉬움을 조금은 메워주었다. 거의 원맨쇼에 지나지 않았던 전작과 다르게, 이번 영화에는 '엑스포스'라는 데드풀의 동료 아닌 동료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뭐 사실 이 엑스포스를 모으는 과정부터가 너무 험난해서 재밌었지만 말이다. 특히 '운(Luck)'이 하나의 초능력이었던 '도미노(재지 비츠)' 캐릭터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우선 데드풀과의 억지 러브라인이 없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고 싶고, 그녀가 초능력인 '운'을 이용해 작전을 수행하는 장면은 아슬아슬한 그 긴장감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끝이 깔끔하게 해피였기 때문에 더 좋았던 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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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조슈 브롤린)' 역시 괜찮은 캐릭터였던 것 같다. 영화 내내 방방 뛰면서 경계를 오가는 데드풀과 다르게, 케이블은 영화 내에서 무게를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그는 조금은 더 진지한 캐릭터였으니 말이다. 극의 메인 스토리가 휩쓸려가지 않게 지탱하고 있었달까. 그러면서도 데드풀의 유머를 매우 '진지하게' 맞받아치는 신들은 역시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를 실현하는구나 싶었다. 이 영화의 아이덴티티라 함은 누가 뭐래도 똘끼를 기반으로 한 유머가 아니겠는가.


처음에 당연히 빌런인 줄 알았던 그가 데드풀과 함께 편을 먹을 때는 되게 신기했던 것 같다. 그렇게 서로 죽고 죽이던 사이에서 살려주는 사이가 됐으니 말이다. 이 영화의 메인 빌런은 누구란 말인가에 의아해하기도 했고, 동시에 히어로 영화에 메인 빌런이 존재해야 한다는 어찌 보면 고착화된 틀을 당연히 벗어던진 [데드풀]이라는 히어로 영화에 감탄하기도 했다. 그가 계속 메인 빌런이었다면 더 아쉬웠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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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유머감각, 번역에 감사를....!


충격이 덜해서 아쉬울 뿐, 유머감각은 여전했다. 오히려 더 신박하고 참신해졌다고 해도 인정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디즈니-폭스사 합병이라던가, 최근 개봉작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의 메인 빌런 '타노스'를 연기한 '조슈 브롤린'이 여기서는 '케이블'을 연기하는 등 데드풀이 유머로 풀 수 있는 소재는 차고 넘치긴 했다. 그리고 우리의 데드풀은 역시 이를 놓치지 않았다. 생각보다 이런 소재가 많아서 어떻게 다 소화할까 했는데, 데드풀은 역시 데드풀이었다. 깨알같이 디스하고 풍자하며 우리를 끊임없이 웃게 만든다. 유머가 너무 많아 다 기억나지 않지만, 엄청 웃고 나왔던 것만 기억에 남으니 말이다.


사실 이 유머들은 그동안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접해봤더라면 더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영화는 메이드 인 USA고, 당연히 그들의 유머 코드에 입각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리지널 한국 사람인 우리도 함께 즐거울 수 있는 이유는, 번역가분의 공이 크다. 메인 스토리도 다 와장창 깨부수는 '누구누구'분과는 다르게 깨알 같은 유머들도 우리 문화에 맞게 너무 잘 번역해주셨으니 말이다. 그래서 미국 유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걱정 말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제일 재미있는 부분은 쿠키다. 나는 그동안 마블 세계관의(MCU 뿐만 아니라 엑스맨 시리즈까지도) 영화를 꽤나 여러 편을 봐왔지만, 이번 쿠키는 가장 신박하고 재밌다. 정말 보는 내내 웃음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이번 쿠키가 뭘 의미하는지까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지만, 재미만으로 이미 충분히 그 기능을 다한 것 같다.



2시간 내내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다. 데드풀이라는 캐릭터가 주는 충격의 정도는 줄어든 감이 없지 않지만, 그의 유머와 경계 Breaking은 여전하다. 더불어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들의 매력으로 어느 정도는 커버가 된다. 이러한 유머를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해 준, 번역가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쿠키가 어마 무시하게 유머러스하니 꼭 다 보고 나와야 한다. 가족영화임을 강조한 부분이 웃기고도 슬펐지만, 전반적으로 유머 가득한 어른의, 어른에 의한, 어른을 위한 히어로 영화였다.


나의 별점 : 3.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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