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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중과 상연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들

by 즐거운 어른

딱히 슬픈 장면이 없는 1회부터 보는 내내 왜 나는 그렇게도 눈물이 멈추지 않는 건지 (중년의 호르몬이 또 문제인가)
평생 혼자 외로웠을 상연이가 안쓰러워 눈물이 나고
상연을 미워할 수 없어서 그 뻔뻔함을 끝끝내 받아줄 수 밖에 없었던 은중.
괴로운 그녀의 마음을 너무도 알 것 같아 눈물이 나고
나는 또 한동안 이 감정에 매몰되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나겠지 싶어 또 눈물이 나고

고단하기만 했을 상연의 삶이 끝나는 장면은 귀 뒤가 너무 아파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나는 마음이 너무 많이 힘들면 그렇게 귀뒤가 아려온다)

살아보니 그런 관계들이 있다.
존재만으로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사람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함께 있는 것만으로 내 자존감이 무너지고,
나를 너무도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
인생을 이만큼 살아보니 이제 조금 보인다.
이 세상엔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고 (보는 내내 그 사람이 떠올라 그렇게도 눈물이 났던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 시절들로 인해 관계를 확장하는 일을 그만두었던 것 같다.

sns에서의 누가나쁜년이냐의 공방은 상연의 압도적 승같은데, 이렇게까지 욕을 먹는 상연이 너무도 불쌍해서 또 눈물이 난다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줄 줄도 모르네. 난 참 그게 이토록 안타까운데.

(영화사 차리고 기획안 빼앗은건 누가봐도 나빠요.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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