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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다른 양양 Jan 20. 2022

매년 고정된 목표는 "책"

철은 없지만, 다정한 마흔이고 싶어.

새해의 소소한 목표 중 하나는 "책을 읽는 것." 


언젠가부터 "새해 목표를 계획하지 말자."가 맘 속에  자리 잡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갖고 가는 계획 중 하나는 바로 "책"입니다. 


이상하게도 20살이 되면서부터 책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한 때는 정말 서점에 가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아서 서점 바닥에 앉아 몇 시간 내내 책을 읽는 게 힐링 포인트가 되기도 했었던 것 같아요.


어릴 적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 제가 책에 집중하고 좋아하게 된 계기는 "해리포터" 때문이었어요.


수능이 끝난 고3. 할 게 없어서 맨날 음악을 듣고 만화를 보던 교실에서 친구가 건네준 해리포터는 지금까지 책을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중요하고 고마운 작품이 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한번 본 책을 다시 읽는 게 손에 꼽을 정도인데 해리포터는 4-5번씩은 기본으로 읽은 작품이 되었답니다.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새해 계획에 "책"이 꼭 들어가는 것이-




2022년 책 좀 읽자!


처음엔 다독을 목표로 하기도 했지만, 책을 읽는 속도가 엄청 빠른 편도 아니고.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다독을 이루지 못해 좌절을 몇 번 하고 나서는 되도록 1년에 혹은 한 달에 한두 권은 기본으로 읽어보자는 맘으로 계획을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목표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독서에 대해 저만의 소소한 다짐은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을 읽어볼 것.

1년에 한두 권은 절대 읽어볼 것 같지 않은 주제의 책을 읽어볼 것.

베스트셀러 작품은 꼭 1권 이상 읽어볼 것.


이 소소한 다짐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갖고 오고 있는데, 많이 읽어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그냥 편안하게 책을 만날 수 있기 시작하면서 제 자신에게 맞는다 생각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어요.


20대 때는 무언가 꼭 해야만 하는 숙제처럼 느껴지던 것에 책이 포함되어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책을 읽는 시간이 평온하고 여유롭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이 제 삶의 한 일부분처럼 당연한 존재가 되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동안 책을 읽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어요. 


아마 사람마다 그 시간은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몸의 고장으로 인한 어려움이었지요. 이것저것 몰아치는 기간에 버티고 살다 보니 결국 떨어지는 건 '읽는다.'라는 것에 집중을 할 수 있는 몸상태가 되어버렸던 건데 처음엔 단순하게 무언가를 읽는다는 걸 못한다는 사실이 너무 낯설고 어이가 없더라구요.


그런데 몸이던 정신이던 망가지면 그 기본적인 것들조차 못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아요.


너무 일이 바쁘거나, 친구들처럼 육아를 하거나, 어떤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이 "이럴 수도 있구나." 싶은 생각에 한동안 좀 책을 그리워하는 시간을 보냈는데 억지로 책을 읽으려 앉아도 두통과 눈의 통증이 심해지고 하니 결국 덮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그래서 몸을 조금씩 돌보고, 저를 돌보게 되고 시간이 지나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너무 기쁘더라고요. 


참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잃었다가 다시 찾았을 때의 기쁨을 어찌 말할 수 있을까요? 차곡차곡 모아 두고 쟁여두었던 책들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니 전보다 읽는 속도는 좀 떨어진 것 같아도 그 기쁨을 잊을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공감. 저는 그게 너무 그리웠거든요. 그래서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때 너무 좋았어요. 아무래도 저는 책에서 인생을 배우기보단, 공감을 얻고 가는 게 더 큰 것 같아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수많은 작가님들의 글 속에서 많은 공감을 느끼게 될 때 비로소 정말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이렇게까지 정교하게 만들어놓은 그들의 상상력이 가끔 미치도록 부러워질 때도 있지만 생각의 결이 같던, 같지 않던 생각을 나누고 그걸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제가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금년도에도 고정되어있는 목표는 바로 "책"입니다.


한 때 스트레스 완화용으로 추리소설만 읽거나, 일본의 감성이 그리워서 일본 소설만 주구장창 읽었던 때가 있었고, 20대에는 자기 계발서에 한동안 빠져들었다면, 요즘은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서 브런치에 올라온 작가님들의 글이나, 에세이 등을 많이 보기도 해요.


글을 읽는 것 외에 새로운 변화라고 한다면 제가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것일 테고, 공감의 폭이 조금 넓어졌다는 것이겠죠. 


새해에는 상상력을 마구 느낄 수 있는 소설을 중심으로 읽어볼까 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읽을 거야 하고 담아둔 제 책장 속에 책들도 읽으면서 어떤 깊이를 논하기보다는 책과 가까운 삶을 사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과 가까운 으른 되기! 꼭 실천해보겠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1년에 100권은 읽어보면 좋겠어요 진짜. +ㅁ+;; (아직 버리지 못한 다독의 꿈)



p.s. 여러분은 매 새해마다 고정된 계획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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