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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다른 양양 Mar 16. 2022

그냥. 요즘 내 머릿속.

철은 없지만, 다정한 마흔이고 싶어.


무의미한 것 같지만 어떤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삶이 지루하다고 느끼지만 새로움을 찾아 떠나지 않는다.

그리워하고 있지만 보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다.


희망에 대해 꿈꾸지만 현실은 변하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 자조한다.

재미있게 살자고 기운 내자고 말하지만 눈에는 힘듬이 더 많다.

사는 게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더 오래 살고 싶어 한다.


이제는 사진 속 완벽함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기보단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완벽하고 안정된 삶을 보여주려고 하고,

자신보다 조금은 다른 사람에 대해 어쭙잖은 충고를 하는 사람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욱 외롭고 비참할지도 모른다는 걸 알고 있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부족하다고, 힘들다고 말하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어찌 보면 더욱 행복한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기도 하니까. 


그러니 부러워할 필요도 없고 진심으로 축하와 위로를 건네는 것이

더욱 나은 것이라는 걸 이제 조금은 안다.


나이가 들면 더 성숙하고 지혜로워질 줄 알았다.

그 성숙과 지혜를 갖기까지 거쳐야 하는 수많은 과정들을 외면했다는 걸

해가 바뀌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깨닫고는 '아찔하다.'는 말을 자주 쏟아낸다.


여전히 내가 가지지 못한 성숙함과 지혜로움을 두고 고민하고 속상해하다가 

그 딴 거 다 던져버리고 지금부터 나만 생각하고 살겠다고 외치곤 한다.


나에 대한 다양성을 나이가 들수록 더 세세하고 자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철학이 생기고, 기준이 생기면서 조금 더 깊어지기도 하고 버리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로부터 도망가는 건 더 어려워지는 느낌이다.


어릴 땐 '어리니까 그럴 수 있다.'라는 말이 그렇게 싫었는데,

지금은 그 말이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립기도 하다.


여전히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는 건

내 머릿속은 언제나 복잡하고 생각이 많다는 것뿐.

조금 옅어지고 적당해졌을지 몰라도 복잡하고 많은 건 여전하다.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어딘가를 계속해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이게 맞는 걸까? 아니면 당연한 걸까?


그냥. 요즘 내 머릿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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