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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다른 양양 Jan 03. 2023

2022년은 말이에요.

안녕하세요.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벌써 2023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브런치에 11월쯤 글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글을 쓰기보단, 작가님들 글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역시 작가님들이 나눠주시는 이야기들과 생각들을 볼 때마다 글을 쓰고,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글을 잘 쓰고, 무언갈 이루려고 브런치에 글을 남기는 게 아니라 저만의 기록이기도 하고, 감정을 풀어놓는 공간이었는데 그 잔잔한 생각들을 판단하고, 정의 내리고, 뭐라 뭐라 하는 주변에 생기면서 괜히 지인들에게 브런치 주소를 오픈했나 싶을 정도로 좀 지쳤던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생각의 옳고 그름보다, 그냥 지금 내가 이래.라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아직 그릇이 작은지 스트레스를 받길래 잠시 내려놓기도 했습니다만 결국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으로 다시 정리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를 들어올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꾸준히 글 올려주시는 작가님들 보면서 또 해보자 싶은 마음도 생겼던 것 같습니다.





"너의 2022년은 어땠어?"


저는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질문을 받았는데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할까 궁금했다고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생각을 못했던 것 같은데 말로 풀어내니 술술 풀어내더라고요. 그래서 정리가 좀 된 것 같아요. 


저는 2022년의 시작이 조금은 답답하고 여기저기 아픈 상태였어요. 어떤 걸 결심하고나서부터 몸이 엄청 나빠지고 나서야 '아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깨달으면서 2022년을 맞이했고, 한 반년이상은 자잘하게 몸과 스트레스가 매주 싸우는 식으로 그렇게 보냈는데  영수증을 보니 2주에 한번 꼴로 병원에 가고, 휴가를 내고 했었는데 이렇게 스트레스와 싸웠던 이유는 바로. 


내려놓음.


제2022년의 화두는 바로 내려놓는 문제였어요. 저는 교회를 다니는데 항상 듣고 익숙한 말이 '내려놓음.'이라는 말인데도 불구하고 실제로 무언가 이렇게 내려놓아본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엄마의 죽음부터 지난 5년 동안 내려놓기 시작한 것들이 제 평생 내려놓았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독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22년 거의 끝을 향해 왔던 것 같아요. 


무얼 내려놓느라 힘들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제 자신을 빼고 모든 걸 내려놓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들을 내려놓았어요. 몸이 부서져라 아플 정도로, 끝없이 떨어지는 기분을 갖고 몇 개월을 살 정도로 말이죠.


명확한 것 같으면서도 불명확한 그 시간들을 겪어내고 있는 중, 그나마 조금 숨이 쉬어질 때 누군가 제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잘 성장하고 있구나. 잘 가고 있어."라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때는 화가 날 정도였거든요? 이런 개고생을 하는 게 맞는 거라고? 하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2022년의 12월. 그때의 그 말이 대충 무슨 의미인지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조금은 홀가분하게 2022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감사하다.라는 말로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꼭 무언가를 이루어냈길 바라며 한 해를 정산해보곤 했는데, 이번에 제가 이룬 건 문제들을 덮지 않고 들춰내고 맞서서 하나하나 정리하려고 했던 게 제가 이루어낸 것이 아닐까 싶어요.

 

맞아요. 그래서 그만큼 복잡하고 아프기도 하거든요? 상처에 누가 소독약을 들이붓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결국 그 시간이 지나면 그만큼 단단해지고 좋아지더라고요.


직면하기.


그래서 좀 피곤하게 사는 거 같기도 한데, 결국 제안에 있는 문제들을 직면하고, 제대로 바라보고, 내려놓고 하는 게 저는 시원하니 좋더라고요. 근데 그 과정이 엄청 힘들었어요 진짜.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겠죠. 


즐거운 일도 많았고, 어이없는 일들도 많아서 기록하고 싶었는데  저는 뭐가 이렇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ㅎㅎ


그래도 좀 더 나이 들기 전에, 좀 더 무뎌지기 전에 이렇게 고민해 보고, 생각해보고 스스로에게 질문도 많이 해보는 이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리고 확실히 힘들긴 해도, 전년도보다 더 행복해지자.라는 목표는 매년 이루어나가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2022년과의 작별을 잘, 건강하게 아름답게 마무리했어요.

2023년도도 기대하며 하루하루 살아보겠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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