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지 Oct 24. 2021

아픈 손가락

네게 특별하고 싶었다.

우리가 멀어진다고 해도, 언젠가 그 특별함으로 나를 한번 더 생각해주길 바랐다.


짧디 짧은 연애가 끝났다.

아까는 죽을 것만 같더니, 지난번 A와 헤어졌던 날을 생각해보니, 여전히 똑같은 이별이었다.


얼마나 헤어져야 이 이별이라는 것에 익숙해질까.


그래, 너는 내 아픈 손가락이었다.

품고 가기엔 그 자리가 아프고, 잘라내기엔 내 것이라 그 아픔마저도 소중했다.


도려내어졌다.

내게서 떨어져 나간 너는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니게 되었다.


눈물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자리가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니다.

도려진 부분은 더 큰 아픔을 데리고 왔다.

아물기만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다.


덧나지 않게 약도 발라주고, 꽁꽁 감싸서 새 살이 자라날 수 있도록.

빈자리가 느껴질 때 마다 생각은 나겠지만,

더 이상 그 아픔을 느끼지 않도록 기다리는 수 밖에 없겠다.

작가의 이전글 간절하게 1080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