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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 Sep 12. 2024

一切唯心造

일체유심조

기분이 약간 우울한 듯, 돌이켜 하루를 곱씹어보면 

이렇다 할 큰일이 없어서 '아, 이게 무탈한 하루인 건가?' 싶습니다. 


유튜브 가사 없는 플레이리스트를 하나 틀어 놓고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하루 종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또 말한 덕에 눈이 저릿한 느낌이 듭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쉽니다. 

몸에서 뜨거운 바람 한 뭉텅이가 코를 통해 빠져 나가고 

한껏 경직되어 있던 근육들이 마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앉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 게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했던가요.

별거 아닌 행동에도 정성을 다하면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는 요즘입니다.


여러분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만약 기분에 수평선이 있다면, 전 약간 해수면 아래에서 늘 그 상태를 유지하는 거 같습니다.

좋게 말해 무던하고 나쁘게 말해 무미건조한 딱 그런 상태


그래서 마냥 밝고 낙천적이고 해맑아 

마치 사랑스러움이 몸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어떤 누군가를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사람은 역할이란 있으니까' 라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위로한다는 걸 보니 아마도 요즘도 스스로가 마음에 안 드나 봅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란 참 어려우니까요.


자기 전, 시끄러운 뇌를 잠재우기 위해 썼던 글들을 다시 열어본 날이었습니다.

스스로가 얼마나 나의 인생에 대해 고뇌하고 비판하고 

또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했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내가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싶을 정도로 정갈하고 솔직하면서 날카로운 필력에 흠칫하기도 하고,

'참 유치하다. 내면의 그릇이 간장 종지 만도 못하는구나' 싶기도 하며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전 이래서 글이 참 좋습니다. 

사진이 잊었던 그 시절을 추억처럼 꺼내볼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인 처럼 

글 또한 과거의 그 어떤 순간, 사람, 상황 등 떠올리게 해 주니까요.


말과 글이 가진 힘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피부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더욱 기록의 중요성을 느끼며 기록으로 남기려 노력합니다.


지금 쓰는 이 글도 불가 며칠만 지나 다시 읽었을 때 어떤 또 다른 생각이 들지 궁금합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말 그리고 표정들이 이따금씩 저를 지배하려 들 때면 이 말을 떠올립니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일체유심조' 


오늘도 생각과 감정을 고쳐잡습니다. 

감정과 생각이란 건 늘 물처럼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 가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듯,

순간 또 쉽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이젠 잘 압니다.


머리가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정말 온전히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면 한발 짝 뒤로 물러나 제3자처럼 물끄러미 그 상황을 지켜보고

딥하게 빠지지 않으려 합니다. 


인생은 연습이니 매일 연습하듯 실수하고 인정하고 고치고 그런 나를 받아들이며 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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