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다섯에 쓰는 백수 예찬 - 2화

훌훌 털어버리기엔 선녀도 아닌데 몸에 달린게 많아서 날수가 없다

by 권오윤

하지만,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나는 현재 가족들과 말레이시아에 거주하고 있다. 회사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가격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고, 따라서 나와 내 가족들 모두 내 말레이시아 취업비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당장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이른바 '은퇴 비자'라고 불리는 MM2H(Malaysia My 2nd Home)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정 정도의 자산 규모를 입증하고, 일정 금액을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지정한 계좌에 입금하면, 10년간 본인과 직계가족의 체류가 가능하다.

문제는 현재가 코로나 시국이기 때문에, 이 MM2H제도가 일시적으로 승인이 중단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금 당장 그만 두면 비자 등 복잡한 일이 생긴다는 의미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 에이전시에 문의하니 올 연말에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다시 어나운스가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결국, 당분간은 이 악물고 회사에 다니는 수밖에 없다. 물론 경제적 문제도 문제지만, 말레이시아에 체류하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그 나뿐만 아니라 아내와 아이들이 겪게 될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빌 게이츠의 전망을 믿는다면, 코로나는 2021년 가을경에 종식될 것이고, 적어도 이때까지는 버텨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그때까지 회사 업무를 병행하면서, 인터넷에 나만의 '왕국'을 건설하는 일을 해야 한다. 블로그에 내가 투자한 회사의 소식을 올리고, 그 블로그를 바탕으로 유튜브를 찍어서 올린다. 정말 수익이 날는지 어쩔는지 테스트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 일이 정말 내가 은퇴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인 지인 지도 알아보는 기간도 필요하다.

결국, 내년 말까지의 시간은 탐색의 시간이 될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백수가 된다. 나는 마흔 다서에 백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언젠가 맞닥뜨리게 될 고민을, 나는 먼저 하기로 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흔다섯에 쓰는 백수 예찬 - 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