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꽁커리어 Sep 26. 2021

‘함께하자’ 악수받는 지원자가
진짜 ‘갑’

부서 분위기,직속 선배가첫 입직 성패 좌우한다.

사례.1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OOOO라고 합니다.

저희 회사는 화물운송과 컴퓨터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 개발회사로 안산 OOOO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팀제를 운영합니다. 각 팀명은 ‘운송서비스팀’, ‘경영지원팀’, ‘영업기획팀’, ‘솔루션사업팀’, 이렇게 4개 팀으로 나눠져 있고요, 경기도 화성에 지사가 있습니다. 근무하시게 된다면 경영지원팀으로 배치를 받게 됩니다. 경영지원팀에는 부장님과, 계장, 주임, 사원 이렇게 4명이 있는데 부장님 빼곤 나머지는 모두 여성분들입니다.

부장님께서 조금 특이하신 분이라 적응하는데 조금 걱정스럽기도 하지만 세상 착하신 분이니까 괜찮을 겁니다. 가끔씩 큰 언니(결혼했음)께서 가벼운 갈굼을 행하기도 하는데 월중행사라 보시면 될듯합니다.

그리고 직원들 뼈(Bone)를 생각해서 아침마다 신선한 우유를 제공합니다. 

현재 OOO에서 강력 추천하는 OO우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혹시 뼈가 안 좋으신 분은 제꺼까지 드셔도 됩니다. 전 뼈가 튼튼하니까요~

.... < 중략> ....

정말 회사 상호만 봐도 사람들이 좋아보이지 않나요? OOO이 좋은 회사 주식회사 OOOO 와 함께 미래를 꾸려나갈 여러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제출서류 :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사진이 없으면 못생긴 걸로 알겠음, 잘났다고 해서 가산점은 없음)

.... < 후략 > ....     


온라인채용, 플랫폼채용을 넘어 AI채용까지 도입되고 있는 와중에도 다소 레트로풍인 듯한 구인 문구에 눈길이 멈추고, 몇 번을 더 들여다보게 한다. 능력중심 채용이 부각되면서 모집부문이나 직무내용이 쉽고 상세하게 안내가 되는 채용공고도 늘고 있다. 위의 공고는 모집부문인 ‘경영지원팀’ 업무에 대한 상세내용은 빠져있지만 MZ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했을 것이다. 눈에 확 띄면서도 마음 열고 지원해보고 싶은 채용공고문이다. 반전이 있다. 이 공고는 11년 전에 취업포털에 실제 게재됐던 채용광고다.     


기업 평판, 채용공고 한 줄이라도 꼼꼼히 살펴보라

구직자가 첫 입직한 기업 또는 이직한 직장의 환경이나 분위기는 입사자의 직무나 조직 적응에 제일 중요한 요인이고 변수가 된다. 지원한 업무나 비전 못지않게 중요하다. 심지어는 급여 수준이나 복리후생, 출퇴근 시간보다 더 눈여겨보야 할 요인이다. 취업이 목표 일 때는 지원부문 관련 나의 역량, 스펙, 그리고 지원기업의 연봉, 비전, 발전 가능성을 포함한 대외 이미지 정도다. 다만 이마저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고 심지어는 조기 퇴사까지 이르게 되는 아킬레스 건이 바로 입사 부서의 조직문화다. 물론 구성원(신입이라면 직속 선배나 부서장을 포함)도 포함된다.

‘진로취업컨설턴트’가 취업알선까지 한 회사라면 이런 부분까지 파악할 수는 없다 해도 기업 평판이나 브랜드 이미지는 <앱>이나 동종업계 기 취업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보아야 한다.

구직자가 희망했던 직무여도, 연봉과 복리후생에 만족해도, 집에서 가깝고 아는 선배가 근무한 곳이라도, 조직문화, 부서의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고, 주변 구성원들의 공동체적인 마인드가 없다면 이는 심각한 위기를 불러온다. 자기 계발은 고사하고 조직과 직무 적응에 빨간 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취업 추천이나 지원 전에 우선 체크해볼 기업들을 팝업 해본다.(물론 필자의 인식이나 판단에 한한 것이다,)

‘가족이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회사’, ‘화장실이 청결하지 못한 회사’, ‘사무실 분위기가 계속 조용한 회사’, ‘퇴사율이 꾸준히 높은 회사’는 한번 더 확인을 해보아야 한다. 

경력이 쌓인 ‘진로취업컨설턴트’라면 이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인과 판단이 필요하다.

가족회사는 주먹구구식 경영이 우려되고, 화장실 청결관리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나 소속감을 반영하고, (모바일 메신저나 메타버스에서 활발한 소통이 있다 해도) 너무 조용한 회사는 상명하복 또는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퇴사율이 높다 해서 무조건 기피하자는 뜻은 아니다. 일시적, 계절적으로 단기직이나 알바를 많이 고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취업포털이나 기관 사이트에서 연중 수시 채용공고 수를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들의 채용전략과 방법들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진로취업컨설턴트’는 기업의 HR이나 채용부문 담당자와의 네트워킹을 유지해야 한다. 업종, 직종별로 채용방향이나 입사전형 등에 대한 이슈나 트렌드들을 파악해두어야 구직자 취업알선 단계에서 명확한 의사결정과 취업 가능성을 끌어올릴 대응방안 수립도 가능하다. 

소통 대상도 채용부문 시니어급 관리자와 실무자급(입사 3~10년 차)이 모두 포함되면 더 입체적인 공유가 될 것이다. 헤드헌터와도 충분한 교류를 통해 구인구직 이슈를 동시에 챙겨가야 한다.

그만큼 구인기업도 채용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은 기존의 인지도와 후광효과로 지원자가 몰리지만 중견기업, 특히 중소, 강소기업들은 심각한 지원자난, 구인난 수준이다.

IT기업이나 일부 서비스업들은 임금 수준과 복리후생을 끌어올리며 대기업과 달리 기회의 평등을 어필하고 있지만 뚜렷한 골든크로스는 없다. 취준생 세대의 정서와 동기요인들을 공유하고 손에 잡히는 비전을 공유하는 세련되고 일관된 채용전략이나 마케팅이 동반되어야 할 시점이다. 중소. 강소기업의 인건비 지원 등 정부의 일자리 지원 정책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대상 기업에 지원내용이나 혜택을 알려주는 과정에서 꽤 요긴한 구인수요와 채용정보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직무수행 시 발휘되는 대체 불가 '강점 키워드' 잡아라

이제 구직자 입장에서 컨성팅해주어야 할 부분을 되짚어보자.

지원기업이나 직무가 타겟팅되어 잘 준비되어야 하는 것은 주지의 기본사항이다.

그렇다면 입사전형에서 타고난 강점, 준비된 열정과 책임을 어떻게 부각하고 어느 지점에서 면접관의 마음을 파고들 것인지가 중요하다. 셀프 프로모션 전략이다.

가장 우선은 키워드 선점이다. 직무수행 요건과 지원자의 성향을 엮어주는 단어나 문장이면 더 훌륭한 포석이다.

초급 게임개발 지원자라면 ‘게임 지배자’, 영업관리직이라면 ‘누구에게도 싫지 않은 사람’처럼 핵심 단어나 문장을 도출해보라.

IT 개발 부문에서는 면접까지 올 정도면 엇비슷한 스펙과 경쟁력들이 모여든다. 승부처는 개발자의 캐릭터나 일을 대하는 생각들이 될 수도 있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추천도서엔 시집(詩集)이 빠지지 않는다. 하이테크 개발자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대하는 현상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면 원자력발전 학자들이 어떤 가치관과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에너지원 확보냐, 지구 공멸의 핵개발이냐 라는 양 극단의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과도한 확대해석일 수도 있다.)

“저는 게임의 지배자입니다. 그리고 게임의 다음 세상을 봅니다.”

라고 워딩을 하는 지원자에게 어느 면접관이든 흥미롭게 후속 질문을 하지 않겠는가?

지원자는 준비된 생각들을 또렷하게 전달하면 된다. 그래야 말 자체도 생기가 돌고 힘이 느껴진다. 게임 지배자는 게임 개발에 몰입하되 메몰 되지 않고 지배하는 주도성과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대로 배여 나올 것이다. 게임 개발 연수경력과 대학 동아리 게임 공모전 입상 실적 등을 강조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이런 강점이나 차별성들은 면접 전에 제출된 자기소개서에도 부각될 수 있도록 지원자의 스토리나 경험들이 구조화되어 표현돼있어야 할 것이다.      


결국 해당 부문의 필요 인재를 선발하는 면접이지만, 경쟁우위의 낙점보다는 지원자의 캐릭터와 선명성 등 그 사람만의 유일함과 진정성을 보고 악수를 내밀고 싶은 지원자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갓 진로취업컨설턴트’라면 함께 동행하는 구직자들이 그렇게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한다. 맡고 있는 구직자 10명 중의 1~2명이라도 기업에서 먼저 차 한잔 하고 싶은 최적의 인재가 되도록 컨설팅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해졌다.        

이전 11화 “비서울지역 계약직인데 갈래, 말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