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사람이 인재상? 회사에서 착한사람 되기힘든가?
#사례. 1
“부장님, 이 분이 그날 지방에서 올라오자마자 첫 면접이라 너무 긴장해서 자기 능력을 어필하지 못했어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고 2 때 부상으로 운동 접고 스포츠마케팅을 해보고 싶어서 대학을 재수까지 해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미디어 부문도 부전공했거든요. 고 2 때 부상 당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면접 때 그 당시 질문을 받으니까 본인이 멘붕이 왔던 거 같아요.
OO리그 스폰서 마케팅팀에서 인턴 근무 성과도 좋았는데 그 부서 팀장님하고 통화해서 평판도 들어보시면 충분히 좋은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예요. 한번 만 더 면접 기회를 주세요 부장님!”
어떤 상황인지, 무엇을 요청하는 상황인지 단박에 알 것이다.
스포츠마케팅 부문 면접전형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은 지원자를 패자 부활시켜보려고 담당 컨설턴트가 거의 읍소하다시피 인사 담당자를 설득하고 있는 것이다.
면접을 다녀온 지원자의 후기를 듣는 과정에서 지옥에 떨어진 듯한 절망적인 표정을 보고 컨설턴트는 위로와 함께 맷집을 키워가는 성장통임을 애써 강조하면서 돌려보냈다. 그리고 면접 다음날 합격자 발표 전이지만
추천받은 담당자에게 면접 결과를 확인했다. 역시 쉽지 않을 거란 대답에 황급히 담당 컨설턴트로서 재심을 요청한 격이다.
휴대폰을 든 채로 한동안 말이 없던 컨설턴트는 마침내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가느다란 한숨을 뱉는다. 역시 입사전형에서 패자부활전은 없는 것이다.
#사례. 2
7개월 뒤 OO구청 주최로 ‘언텍트 청년채용 박람회’가 열렸다.
강소기업, 스타트업 기업들의 ‘구인구직 만남의 장’이었다. 30여 내외 기업들이 참여가 예정됐지만 2개 기업이 D-2일 전 내부 사정으로 불참 통보를 해왔다. 행사 주관과 진행을 맡은 위탁기관 소속 컨설턴트는 급히 전화를 돌렸다.
“파트장님, 프런트엔드 개발자 상시 채용하신다 했죠?. O월 O일 비대면 박람회에 참여해 주세요.
경력은 짧지만 적임자를 직접 매칭 해드릴게요”
“박 대리님, 저번에 신규 프로젝트 론칭하면서 미디어마케팅 리더급 필요할 거라고 하셨잖아요. 뽑으셨어요? 아직 채용 안 하셨으면 이번 박람회에 반나절만이라도 참여해주세요. 제가 좋은 자원 동행 면접해서 지원해드리게요”
언텍박람회에 불참한 기업들을 대신할 기업 섭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진로취업컨설턴트의 핵심 경쟁력. 나아가 반드시 필요한 역량 중의 하나가 바로 이처럼 채용부문이나 HR 담당자와의 네트워킹이나 소통능력이다.
구직자와의 신뢰 확보와 상호작용도 중요하고 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준비도 필수적이지만 결국 구직자의 취업성공으로 담당 진로취업컨설턴트의 진짜 성과가 입증되는 것이다.
결국 기업의 구인수요와 정보를 얼마나 확보하고 공유하고 있는지가 필살기다.
구인정보 자체는 취업포털에 넘쳐나지만 구직자 중심의 채용정보는 보이지 않은 개별적인 소통과 서치를
통해서만이 발굴이 가능하다.
즉, 진로취업컨설턴트가 개별적으로 확보하고 유지하고 있는 채용.인사 담당자 네트워킹이다. 헤드헌터와의 협업을 통해서,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구인기업 담당자와의 관계 구축을 통해서, 지인들의 추천과 소개를 통해 알게 된 인사 담당자와의 관계 관리를 통해 그들 회사의 구인수요나 채용계획들을 사전에, 평상시에 공유한다. 그리고 맞춤인재들을 추천해주고 후속관리까지 챙기면서 구인구직자 모두에게 맞춤형 코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구인기업 입장에서 수시, 상시채용과 사업부문별 개별 채용 추세여서 이런 적합인재 추천과 조직적응 관리 등 진로취업컨설턴트들의 역할이 더욱 긴요해지고 있다.
발 빠른 컨설턴트들은 ‘인사쟁이가 보는 실무 카페’, ‘HR어울림’, ‘HR마니아’ 등 인사, HR 담당자들이 모여있는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여 그들의 이슈와 고민들을 공유한다. 또 ‘NCS 능력중심 채용모델’, ‘퇴직자 재취업지원’, ‘블라인드 채용’ 등 인사 담당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채용 관련 이슈를 다루는 세미나나 설명회에
참석, 상호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전략적인 진로취업컨설턴트는 업, 직종별로, 기업규모별로, 고용형태별로 구인수요들을 업데이트해간다. 나아가 관리대상 구인기업들의 신규사업이나 해외 진출 등 새롭게 확장되면서 인력수요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뉴스나 동향들도 챙기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폭넓은 구인기업 확보와 전략적인 구인수요 관리를 하고 있는 진로취업컨설턴트는 극히 드문 현실이다. 정부나 지자체 주도의 위탁사업, 정해진 상담 프로세스의 한계, 구직자의 인식과 준비 부족 등 여러 제약이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진로취업컨설턴트의 전략적인 기획마인드와 세밀한 준비가 재개되어야 할 시점이다.
이제 기업들의 구인 프레임과 이슈를 들춰보자.
공채시대는 가고 수시, 상시채용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능력중심 채용, 블라인드나 AI전형 등 공정채용의
프레임들을 구체화해가고 있다. 수시, 상시채용은 준비된 인재를 같이 일할 사람이 그때그때 직접 선발하는 것을 근간으로 한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어쨌든 채용을 줄이는 수순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적재적소의 최적 매칭이 더 정교해지고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기업규모가 작고 IT기반의 스피드 한 조직일수록 ‘기존 업무에 의존하는 프리랜서형’ 보다 ‘주도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해가는 인디 워커형’들을 선호한다. 다만 이들의 조직문화 적응 여부와 협업능력이 관건이 되고 있단다.
업무수행은 충분히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하되 일정 단계에 들어서면 협업과 조직 비전에 연계되어야 한다. 이때 원활한 소통과 신뢰가 유지되어야 한다. 내 제안과 프로그램이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고, 결함이 발견될 수도 있다.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요즘 기업들은 규모를 막론하고 불확실하고 힘든 그 트러블 상황을 견디어내는 스트레스 내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기 관리와 평상심이 무너지면 당사자도 힘들지만 조직 전체에 폐해가 미치기 때문이다.
취업 추천, 채용박람회, 채용대행 등을 통해 만난 채용 담당자들은 원하는 인재상을 말할 때 표현과 뉘앙스는 다르지만 결국은 착한 사람이란다.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하면 그냥, ‘진짜 착한 사람’이란다.
최근 인사와 마케팅 업무를 28년간 해오다 은퇴하신 분을 만나 같은 이야기를 나누다 필자는 자연스레 극히 현실적인(?) 인재상이 정립됐다. 진로취업컨설턴들과 함께 진중하게 돌아보고 싶은 대목이다.
최소 2명 이상이 되는 조직이라면 어느 기업이든 착한 사람은 3가지로 요약된단다.
1. 성실 2. 책임감 3. 기본과 원칙이다.(특히 신입사원들에게 더욱 중요한 덕목이란다.)
‘성실’은 꾸준함이다. 앞서 말한 어려움을 견뎌내는 내성도 여기에 해당한다.
‘책임감’은 주도성이다. 정교함과 구체성을 담보한다. 비용개념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인사담당자도 이를 강조했다.
‘기본과 원칙’은 바른 마인드와 협업(조화) 능력을 포함한다고 한다.
신입사원이나 초급 경력자일수록 구성원으로서의 리스크는 최소화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도 계산이 서는 예측 가능한 인재를 우선 꼽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여타 인재상으로 들이대 본 ‘성취동기가 돋보이는 사람’, ‘미래를 볼 줄 아는 사람’, ‘열정과 균형감각을 갖춘 사람’, ‘디테일한 일처리 습관을 가진 사람’, ‘대담한 시도와 도전을 실행해보려는 사람’ 등은
모두 그다음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