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아킴 데 포사다 <바보 빅터>
"오늘이 지상에서 마지막 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매일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 너희도 임종하는 순간을 상상해보렴. 과연 실패했던 일들이 후회가 될까? 아니, 절대 그렇지 않아. 오직 시도하지 않은 것만이 후회로 남지." (p. 97)
<바보 빅터>의 주인공인 빅터와 로라에게 그들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이었던 레이첼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믿지 못하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두려워하는 두 사람을 안타까워하며 들려 주는 이야기이다.
보통, 사람들은 어떤 일을 시도하는 것보다 어떤 일에 성공하는 것에 훨씬 더 큰 가치를 둔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 아예 시도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과연 그럴까?
어떤 일에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본인의 노력이나 능력은 물론이고 운이나 타이밍 또는 다른 사람이나 주변 환경의 도움 등,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많은 여건이 잘 어우러지고 맞아 떨어져야 성공이란 열매를 딸 수 있다.
그러나 시도는 그렇지 않다. 뭔가를 시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순전히 자신의 의지와 용기이다.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실패의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자신을 믿고 첫 발을 내딛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성공했다는 것 못지않게 시도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칭찬 받아 마땅하지 않을까?
우리가 자주, 어떤 일을 시도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은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해내지 못할 일은 시도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 우리는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에 가치를 둘 뿐, 시도하는 것 자체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시도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의 삶이 한결 가볍고 풍성하고 자유로운 것이 되지 않을까?.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망설여질 때, 하고 싶은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성공하지 못하거나 중간에 포기해도 괜찮다고 자신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패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애쓴다. 설혹 실패한다 해도 내가 시도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고, 실패한 경험에서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고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패할까 두려워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실패에 얽매여서 시도할 용기를 잃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문구 중에 “모험하지 않는다면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라는 문장이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말을 한 사람이 다름 아닌 헬렌 켈러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문장을 접했을 때는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그녀가 모험을 예찬했다는 사실이 의외였지만, 생각해보니 그녀에게는 삶 자체가 끝없는 모험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매순간 모험을 하지 않았다면 그녀의 삶은 말 그대로 암흑 속에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거의 대부분이 실패로 끝나는 시도와 모험을 일생 동안 결코 멈추지 않았고, 그 결과 그녀의 삶 자체가 한 인간을 넘어서는 인류의 성취가 되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일이 여전히 부담스럽고 버겁게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이것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예상했던 일이다.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을지도 모른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진땀이 날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이렇게 스믈 여섯 번째 글을 쓰 고 있으니 이 정도면 꽤 성공적인 시도가 아닌가?
글쓰기 실력이 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째든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내가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이 중요한 거다. 오늘 나는 내 등을 토닥토닥,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역시 시도하길 잘했어!
"어떤 불행도 우리의 두려움 만큼 크지는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