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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두리e Nov 10. 2023

수학FEEL通

어른을 위한 수학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중학교에서 8년을 교사로 근무했다. 그 후 20년가량을 초, 중, 고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금도 물론... 현재진행이다.


​개인적으로 수학에서 정답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정답을 찾고 빨리 풀고 그러한 것들에 입각하여 수학이 발전한 것은 아니다.


​수학은 생각하는 힘을 준다. 많은 지식보다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힘이 중요하다. 많은 생각의 과정에서 수학이 그 길잡이가 되어 줄지도 모른다. 그것이 수학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수학은 오랜 기간 입시 준비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지독한 대학 입시의 터널을 통과한 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수학과 작별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뇌를 좀 더 사용하기 위해, 또는 새로운 재미와 기쁨을 얻으려고 다시 수학을 접하는 어른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다시 수학을...?​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 테다. 초. 중. 고 수학을 다시 푸는 것이다. 이제 우리 어른 들은 머리가 통찰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학창 시절의 수학을 접한다면 그때 그 시절보다 훨씬 잘 풀리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니면, 나의 아이와 같은 학년의 문제집을 풀어도

좋다. 아이의 교육과정을 따라 함께 공부해 나간다면

아이의 물음에 자신 있게 답변을 해 줄 수도 있고 아이와 함께 소통하고 공유하는 수학 공부가 되는 것이다.




2020년 내가 도전했던 '수학FEEL通'이라는 온라인 프로그램이다. 그 무렵에는 블로그를 접하고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이웃들을 늘려나가는 시절이었다. 자신의 콘텐츠를 발전시켜 온라인이라는 공간으로 확장하여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내는 블로거를 보며 얼마나 많은 선망의 마음을 담았던지.


10대를 잠식하던 그런 수학이 아니라 온라인이라는 공간 속에서 어른을 위한 수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고 싶었다. 복잡한 머리를 수학 문제와 함께 비우고 싶다거나,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거나, 수학 문제를 통해 머리가 맑아지는 이상한 경험을 하고 싶다거나, 초등학교, 중학교 수준의 문제를 통해



말랑말랑해지는 뇌를 경험하고 싶다거나, 내 아이의 수학을 도와주고 싶다거나, 학교 때의 수포자 또는 수학이 싫었던 분들, 그리하여 그 수학을 다시 극복하고 싶다거나, 그 수많은 '거나'에 조금이라도 통함이 있다면, 수학으로 feel이 통하자고 외쳤다.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온라인 프로그램 멤버들은 초. 중 각자의 단계를 열심히 인증했다. 각자의 진도 대로, 혹은 아이와 수학 공부를 함께 해 나가고자 하는 엄마도 있었다. 톡 게시판을 보면 참으로 신기했다. 수학 문제로 도배되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수학자, 수학 이야기를 하고 있는 댓글들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가슴이 떨렸다.​​



오일러 공식, 0, 아무것도 없는 상태 너무 신기하네요. 


수학도 철학에서 온 개념이니까 삶의 일부분이며 소중한 존재겠지요. 다시 한번 수학의 의미를 되새겨보네요. 우애수 개념이 참 좋았습니다.


1부터 100까지 더하던 가우스, 수학동화에서 읽은 어릴 때 기억이 나요. 묘비 두고 적절한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아르키메데스님, 마지막 앳지까지 완벽하시네요.


:  수학 필통 1기 멤버들의 후기 글


초등 아이와 재미있는 수학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한 분은 발문이 어렵다고 하여 틀린 문제에 맞게 발문하는 법을 유도해 주기도 했다. 내가 가진 강점을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것은, 나무 아래에 갔을 뿐인데 때마침 벚꽃들이 머리 위로 쏟아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수학 필통은 2기까지 모집하고 진행하다 그만두었지만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이웃 블로거들이 너무 부러워 고민하던 끝에 저지른 것이지만, 내 선한 영향력을 펼친 소중한 기억이다. 지금은 접었지만 어느 날 문득 저지르고 싶으면 다시 시도할지도 모른다. 선한 영향력의 환희를 체험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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