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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두리e Feb 15. 2024

실패는 특권이다

나의 20대에게

번화한 시내 초입에 위치하고  있었던 ○○ 종합재수학원은 스무 살의 첫 페이지를 열게 된 장소였다.  지금은 주상복합 아파트가 자리를 차지하고 들어서 옛날의 모습은 사라지고 없지만 그 공간은 여전히 20대를 떠올리는 교두보이다.


3월 봄바람이 불기 전, 매서운 추위는 잠잠해졌지만  아직은 을씨년스러운 날씨만큼이나 문을 열고 들어선 낯선 교실은 그렇게 을씨년스러웠다.  노트하나 얹어 놓으면 꽉 차는 폭의 3인용 책상이 3 분단 10줄씩 꽉 차 있었다. 100여 명의 n수생이 콩나물시루처럼 꽉꽉 앉아서 서로 부대끼며 일 년을 꾸려야 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렇게 스무 살을 재수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시작했다.  



나의 20대는 한 번만에 해결되는 일이 없었다. 무엇이든 두 번씩 했다. 20대의 첫 관문인 대입도 두 번씩 치러냈으며 운전면허 시험도 한 번의 낙방 후 두 번째로 합격했고 취업 준비도 단연코 한 번만으로는 실현불가능한 일이었다. 최근의 실패와 성공을 놓고 보자면 브런치 4번 불합격 뒤에 합격했다는 사실도 곱게 넣어 놓겠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결국 성공하지 않았나 하겠지만 실패가 현실이었던 그 시절에는 실패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닌지 불안과 두려움에 빠져들기도 했다.  한 번의 성공이 절실했다.


실패는 젊은이의 특권이다.

특히, 젊은이의 실패는 특권이 포함된 권리이다. 인생에서 필요한 힘은 어떤 어려운 도전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것은 실패에서 얻을 수 있다. 이 많은 실패를 겪고도 또 도전했다는 그 자세가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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