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맺은 인간관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가 싫어하는 것
돈으로 맺은 인간관계, 그것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 : ○○이가 과제를 프린트물로 주었는데 알림장에 적지 않았다고 과제를 안 해왔네요. 프린트물을 뽑을 때 한참을 옆에서 기다렸는데 말이에요. 거짓말은 아닌 것 같고 기억을 잘 못하는 건지, 주의 집중력이 없는 건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엄마 : 알림장을 보고 안 적혀있으니 숙제가 없다고 생각했나 봐요. 매번 그래서 선생님한테 미안하네요. 학원 옮기께요. 아이 집으로 보내주세요.
2년여를 가르친 ○○, 알림장에 과제를 어쩌다가 기입을 못해주고 프린트물을 주거나 하면 알림장에 적혀있지 않았다고 과제를 안 해온다. 문자 해서 물어보라고 몇 번을 말해도 물어본 적이 없다. 다른 문제집으로 과제를 하고 다 풀려있더라는 말을 던져줄 때도 있다. 기억이 안 난다는 말도 자주 한다. 과제를 매번 끝까지 하지 않아서 벌도 세우고 잔소리를 해서 그런 것일까. ○○의 어머니는 무엇이 그리 속상하셨을까? 나의 문자에서 마음이 상한 것이었을까? 그리고 갑자기 훅 들어온 학원 옮긴다는 말은 나를 적잖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내가 문자에 당황해 아이를 안 보내고 있으니 ○○ 의 엄마는 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오라고 한다.
차라리 아이에게가 아니라 나에게 전화를 했어야 하지 않나. 2년여 동안 나는 아이의 문제를 가지고 한 번도 엄마에게 불평을 하지 않았다. 엄마의 입장에서 뭔가 모르는 불만이 쌓였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왜 그동안 내게 상담 한 번 하지 않았을까. 그러다 갑자기 터지는 이런 문자와 행동들은 무얼까.
아무리 돈으로 연결된 인간관계라지만 이렇게 단칼에 좋지 않은 형태로 끊어버림으로써 받는 충격, 서운함, 자괴감은 상당히 크다. 사이가 좋든 안 좋든, 인간관계의 마지막은 그 마무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인상은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마지막 인상은 왜 함부로 하는 가 말이다.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않을 수도 있다. 같은 성당 지인이라 사실 만날 수 있는 여지가 더 크긴 하다. 어떤 이유던지 끝을 잘 마무리함으로써 나의 인격을 넓히고 서로의 성장을 도모할 수도 있다. 사람도 결국 경험의 영역이다. 각양각색의 서로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이 더없이 좋을 수도 있지만 이런 상처를 통해 경험을 넓혀 가는 것이라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