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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too Nov 16. 2016

찌질이의 골터지는 성장기 [아이 엠 어 히어로]

스포 약간 있나(?) 후기

                              

새벽의 저주, 28일후, 레지던트 이블, 월드워Z, 웜바디스...


더 오랜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이블데드’, ‘화이트좀비’ 등...영화 역사에는 무수한 좀비 영화들이 존재해 왔다.

좀비를 소재로 한 영화는 시대를 타고 점점 어떤 사회적인 가치가 덧대어져 [상징]으로 이용 되어갔다.

마치 마블의 캐릭터가 현재의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체제를 반영하며 시대상을 머금고 의미를 더해갔듯, 표현적인 기술의 한계를 극복해가며 새로운 장르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


최근에는 코메디나 로맨스 등의 장르로도 제작되어지는 듯 하지만, 기본적으로 좀비소재 영화의 상위개념은 공포영화이다.


종류도 다양한 이 공포영화는 여느 장르보다  연출에 아이디어를 살릴 수 있는 이야기 구조 덕에 제작비가 풍족치 않은 신인 감독들이 디렉팅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잔혹한 장면을 감상하며 일종의 쾌감을느끼는 인간의 잔인한 본성은 공포영화 중에서도 감상하기 편하게(?) 슬래셔, 스플래터, 오컬트, 고어 등의 장르물로 친절하게 나누어 놓 무수한 매니아 층이 생겨나기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B급 무비로 분류되던 좀비물은 헐리우드 톱 배우와 막강한 자본력이 뒷받침 된 ‘나는전설이다’, ‘월드워Z’ 등을 내세워 A급 블록버스터의 소재로 쓰이기에 모자람 없음이 증명되었다.


시각적인 기술력도 이제 크게 성장해서 일까,

헐리우드에서 주로 만들어지던 좀비물은 늦게나마 한국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례적으로 호러 영화 장르임에도 천만이상의 관객을 끄는 데에 성공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 그리고 이어 프리퀄이라 소개되어 관심을 끈 서울역까지. 

그것이 A급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의 힘이라고 해도 좋고, 이제는 헐리우드에 뒤지지 않을 만큼 따라왔다는 CG분장 기술의 발전이라고 해도 좋다.

좀비 영화는 이제 그저 무섭기만 한 호러영화의 하위 분류가 아니라 사회계층 간의 대립과 인간 본성을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발돋음 했음이 틀림없다.

이번에 감상한 일본 좀비 영화 
[아이 엠 어 히어로] 원작이 어마어마한 판매부수를 기록만화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일본과 조금은 연관성이 있어서 그런지는 알 수 없어도, 일본영화가 나왔 하면 항상 흥미가 생기는 편이다. 

일본 특유의 사소설류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주로 일본 내에서 흥행한다는 블록 버스터까지... 


알려져 있다시피 일본에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채로운 만화와그것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가득하다.

‘신이 말하는 대로’, ‘테라포마스’, ‘진격

거인’, ‘기생수’,‘바람의 검심’...


이미 만화 원작에의 인지도를 믿고 그것을 구현만 해내면 자연스레 인기도 따라올 것이라 여긴건 지,

일본 블록버스터라고 하는 장르는 특히 만화가 원작인 작품이 압도적인 수를 차지하곤 한다.

소설이 원작이든, 만화가 원작이든... 어마어마한 스토리 강국인 일본. 

흥미로운 이야기가 넘쳐난다는 것이 기정 사실화된 시점에서 영화의 화제성 여부는 원작을 영화로서 얼마나 잘 구현해 냈는가로 가려지는 듯 했다.

이제까지는 개인적으로 대부분 실망스러운 작품들이 많았다. 일본 내에서도 너무 욕심을 부리고 싶어서일까. 

명작 만화를 영화화함에 있어 시각적인 싱크로율 만을 너무 따져 영화로서 느껴지는 연출력이 떨어진다고 느껴지는 작품들이 대부분. 

만화를 영화로 옮긴다 할 때 고려되어야할 여러 문법들 중, 포커스가 오로지 원작과의 싱크로율에만 맞춰진 느낌이랄까.


물론 원작 팬들의 항의를 다분히 염두해 둔 이유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스타성이 있다는 (연기는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일본의 젊은 연예인들에게 주연을 맡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연기의 문법 자체가 달랐던 것인 지 몰입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단,이 영화. 
원작을 보지 않았고, 모른다.

비교할 구석이 없어서 였을까, 영화만으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좀비물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제목에서와 같이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구성을 따라가고 있다.


노력가임에도 재능이 따라주지 못하는 만년 어시스트 만화가 히데오. 여자 친구의 집에 얹혀살며 언제가 될 지 모를 성공만을 부르짖으며 인내를 강요하고 있다.

잔인한 현실의 벽은 이 커플에게 권태를안겨 주었고 심지어는 크게 다투어 쫓겨나기에 이른다.

작업실에서 밤을 지낸 히데오는 그래도 정 때문에 자신을 다시 찾는 여자 친구에게 달려간다.

이상한 움직임과 소리를 내며 급기야 히데오를공격하는 여자친구. 그녀는 이미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사람이 아닌 상태였다.

그런 여자친구를 피해 급하게 밖으로 향하니

이미 무수한 인구가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공격해대고 있었다.

전국을 강타한 좀비 바이러스. 물리면 같은 좀비가 되어버리는 이 지옥같은 좀비 소굴을 피해 히데오는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다. 소심하고 자신감 없던 그의 인생에서 책임지고 지켜주어야할 이들이 하나 둘 생기고 점점 이름과도 같은 영웅으로 거듭나는데...



참 우스운 게, 이야기가 신선하다고 해서 무조건 재미가 느껴지는 게 아니고, 반대로 전개가 식상하다고 해서 재미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후자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시각적인 효과를 살펴보면,
얼마만큼 좀비를 사실감 있게 표현했는가, 얼마만큼 잔인하고 눈살이 찌푸러 질 정도의 잔혹함으로 묘사했는가를 이야기해야 할 듯하다.

있지도 않은 존재에 ‘사실감’이라는 표현이 우스울지 모르나 이는 ‘영화가 만들어낸 세계관’안에서의 현실감을 의미한다. 

우리가 영화에서 접했던 좀비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사람을 물고 혈액으로 감염이 되어

같은 바이러스가 퍼지게 한다는 공통점을 제외하고, 속도라던가, 능력 등의 외적인 면에서 영화마다 약간 차이를 두곤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의 좀비는 기본적으로비교적 초기에 만들어진 좀비의 설정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눈이 보이지 않고 평상시의 움직임은 느리며 청각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그러나 영화만의 흥미로운 설정을 한 가지 추가했다. 좀비는 과거의 기억에 의존한 채, 그 이상의 다것은 인지하지 못한다 라고 하는 점.


, 인간으로서는 죽은 몸이니 그 육체는 과거 기억만을 가지고, 해왔던 대로의 행동만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쇼핑을 하는 좀비, 지하철 승객 좀비, 높이뛰기를 하는 좀비... 계속해서 같은 행동만을 할 뿐 다른 변화를 갖지 못한다.

이는 뭔가 상징성이 짙어 보이설정이라고생각되었다.

매일 같은 장소에, 같은 일, 같은 밥을 먹으며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행하고 있는, 즉 아무런 발전을 염두 해 두지 않은 채, 죽지 못해 살아가는 듯한 모습을 풍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무료하다고 느끼는 일상. 변화를 바라지만 큰 변화는 무서워 현실에 안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주인공 히데오는 자신감 없는 모습이지만, 꿈을 위해 도전하고 또 도전한다. 자신이 선택한 길에 재능이 없다고 여기면서도 끊임없이 시도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사는 현실 찌질이가 꿈을 잃은채 좀비처럼 매일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맞서는 고군분투기가 아닐까.


유일한 취미로 총기류를 수집 관리하며 사격 연습까지 꽤나 했었을 듯한 히데오.

 

초중반까지는 이미 법이 효력을 다해버린 세상 속에서도 불법임을 운운하며 좀비 퇴치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인 사건을 거친 각성 이후, 남은 인류의 ‘보호자’로서의 듬직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된다는 전형적인 영웅의 설정으로 이어진다.

이름이 英雄(영웅)이면서 영웅과는 반대로 행동하는 찌질한 초기의 모습은 뭔가 클리셰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그 식상한 설정마저 통쾌함으로 바꾸어 주는 장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극중 절대적인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존재인 여고생 히로미를 아무렇지 않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이 현실 찌질이는, 자신의 일 이외에는  두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반문을 하고 있는 듯하다.

자신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국에 너네 같으면 나처럼 할 수 있겠느냐고.’

주인공이 들끓는 좀비떼를 피해 잠시 피신하는 생존자들이 살아가고 있는 작은 그룹.


이곳에서는 여전히 남녀, 강자와 약자 등 동물의 본능에 이끌린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이곳의 리더는 이성이 쓸모 없어진 세상에서 그래도 우리들은 이성을 가진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모두를 위하는 듯 행동하지만, 사실은 오로지 자기 밖에 모르는 더 드러내고야 만다.

그리고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 남은 생존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게 되는, 이 좀비만도 못한 인간에게 처참한 최후를 안겨주는 것 또한 권선징악적 클리셰였지만 흥미로웠다.


英雄(영웅)의 일본 발음은 두 가지로,

훈독은 ’히데오‘ 음독은 ’에이유우‘ 이다.

우리나라에서처럼 ‘영웅’이라는 의미를가질 때에는 보통 ‘에이유우’라 발음하고 훈독은 보통, 사람 이름을 읽힐 때 쓰인다.

주인공은 늘 누군가에게 자기소개를 할 때 이야기한다.

“제 이름은 히데오예요, 에이유우라 쓰고 히데오라고 읽죠.”

영웅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 찌질이였던 주인공. 
늘 입으로는 언젠가 영웅이 될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는 의지표명이었다.

결국 타인에 의해 영웅으로 거듭난 그는 다시 자기이렇게 소개한다.


“제 이름은 히데오예요. 그냥...히데오 예요.”

영웅을 강조하지 않아도, 이제는 누군가를 지켜줄 만큼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바뀌어 있는 자신을 믿게 되었다는 은유가 담긴, 괜찮은 배치였다.


만화 원작의 충실한 구현, 거기에 특히 그로테스크한 면을 잘 살리는 일본 공포 영화의 고어한 장점이 합쳐진 듯 해 시각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많은 관객들이 어설픈 좀비연기를 단점으로 지적하기도 하던데 개인적으로는 그보다 더 아쉬운 점이 한가지 있었다.


의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시간의 흐름 그대로를 따라 구성되었다는 부분이 다소 평이하게 느껴졌다는 부분이다.


조금 더 영화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시공을 초월한 편집 기술이 가미되어 연출되었다면 더 극적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원작과 영화를 모두 본 관객들은 너무 많은 부분이 각색이 되었다고 지적을 하기도 하는데 그럼에도  역시 대작이라 일컬어지는 원작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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