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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too May 08. 2017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 _ 더 뭐가 필요해?

장대한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외피에 어울리지 않는...

누가 봐도 동네 양아치들같은 캐릭터들이 한 데 모여 무려 ‘은하를 지키는 수호자’의 역할이라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본령은 아마 그런 아이러니에서 출발했을 것이다.    


이어지는 세계관 안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다른 시리즈와, 연관관계를 파헤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마블 캐릭터들의 연결고리.    


강력한 원천 콘텐츠를 발판으로 시대에 맞게 트렌드를 변형해오며 재해석 되어가는 히어로물들 가운데,


어느 새부터 인지, 어둡고 고뇌하며, 어떻게 하면 더 자신의 맡은 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 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히어로물들 보다, 이미 실력은 기본이요, 거기에 넘치는 여유로 까불대는 캐릭터들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히어로물이라는,

[ 말도 안되지만, 영화이기에 가능한 ] 이 세계관을 이제는 받아들여, 그 안에서 보다 익사이팅한 영화적인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의미로도 보여진다.    

지구를 지키는, 우리 동네를 지키는...

[ 가디언즈 ]의 역할을 하는 히어로물의 스토리는 늘 어느 정도의 패턴이 정해지기 마련이다.    


<출생의 비밀, 혹은 차이. 성장과정에서의 고난, 그리고 각성, 이후의 활약. 그리고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이라는 약속>    


그렇기에 히어로물은 스토리의 전개보다 어떤 식으로 그것을 그려내는 가 하는 과정에 더 주목하게 된다.


관객들이 그 현실에서는 말도 되지 않는 소재 안에 동화되기 시작하다보면, 다시 이야기라는 구조 안에서의 타당성을 찾아간다.     


히어로물에서 현실감을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지만, 좋은 작품이라 불리우는 히어로 물에는 현실에서 느끼는 고민이나 문제를 고찰, 적절하게 비유해 그것을 직간접적으로 녹여낸다.  


그리고 최근에는 한가지의 화두가 더 늘었다.    


바로 여러 캐릭터들 간의 캐미.     


연예계 가수들도 최근에는 솔로로 나와서 자신의 끼를 있는 힘껏 방출하기보다, 


팀으로 나와 각자의 끼를 분산해서 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사랑 받을 수 있는 방법을 택하곤 한다.    

팀으로 나와 어느 정도 인지도를 올린 후, 각자 활동을 통한 개개인의 인지도를 올리고 나면, 이후 다시 뭉칠 때의 시너지가 극대화 되는 전략처럼.  

  

캐릭터 왕국인 마블은 이미 본인들도 머리가 아파 미칠 만큼의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캡틴아메리카, 헐크, 토르, 닥터 스트레인지, 그리고 어벤져스. 그리고 이 후 같은 적을 해치우기 위해 합쳐진다는 본 영화의 주인공들.    


드라마 쪽으로는 모두 시청하는 편은 아니라 정보가 부족하지만, ‘디펜더스’라는 개념으로 합쳐진다는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 아이언 피스트, 모두 단독 시리즈를 차례차례 만들어가는 중이다.    

서로 다른 능력으로 서로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엑스맨 시리즈는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의미에서 캐릭터별 단독 시리즈 없이 바로 팀전으로 시작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초반부터 우려가 컸던 작품이기는 했다.     


우리나라에선 당시 [명량]의 스크린 장악에 밀려 그다지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7억 8천 달러 가량의 월드와이드 수익으로 어마어마하게 성공을 거두었던 1편.    


덕분에 2편은 훨씬 더 커진 스케일로 전혀 돈이 아깝지 않은 2시간여를 준비해 둔 듯하다.


단독 작까지는 아니지만, 익숙해진 유례없던 ‘병신’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이야기.    

영웅시리즈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결국 주인공은 자신의 ‘근원’을 찾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출생의 비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던 ‘스타로드’ 캐릭터가, 자신을 아버지라 밝히며 새로운 개념을 일깨워 주려는 인물과 접하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진짜 혈연과 기른 정과의 대립 가치. 그리고 현재 가족이 되어 있는 동료들과의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과 서로를 생각하는 동료들 간의 캐미에서 빚어지는 무수한 에피소드.    


지난 번 ‘로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 다루려는 것은 바로 ‘가족의 가치’ 이다.

디즈니를 포함, 헐리우드에서 지겨우리만큼 단골 소재로 쓰여 오고 있는 이 [가족]이라는 소재는 아마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의 관객 한명 한명은 모두 가장 최초의 집단 [가족]의 소속원이며, 그 어마어마한 공감대를 넘어설 수 있는 위의 가치는 없을 테니.


앞으로도 다양한 해석으로 만들어지고 재창조되어 질 것이 자명하다.


앞서 어두운 히어로물 보다 밝은 분위기가 더 트렌드를 탄다 언급한 바 있는데, 그 점에서 이 영화는 꽤나 고급 진 병신 개그로 정점에 올라와 있다.    

이 영화, 정말 웃긴다.    


상황을 만들고 그 안에서 공감어린 개그를 만들어 가는 기법, 맥락 없이 막말을 해대며 어이없는 분위기를 만드는 기법, 무식한 놈의 아무 말 퍼레이드...    


개그를 만들어내는 기법이 모두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쉴 새 없이 웃음을 만들어 낸다.


나름 뻔 하지 않은, 고급 진 개그를 지향한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보기에도 영화의 개그들은 그야말로 센스가 넘친다.    

귀여운 외모에 까칠함을 연기하던 로켓과 더불어 누구든 접하게 되면 얼굴에 미소가 머금어질 만한 귀여움을 전담한 캐릭터, 베이비 그루트. 


전작에 이어, 장면들과는 언밸런스하지만 유려한 리듬감에 절로 박자를 맞추게 되는 위대한 올드팝 넘버, 전편을 넘어선 뛰어난 시각적 완성도,

상상을 뛰어넘는 효과와 메카닉 디자인...그리고 가족주의적인 희생과 결말...    


말하자면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을 모두 갖춘 셈이다.


반칙이라고 밖에 말 할 수 없다.    


또 신파냐고 불만을 갖는 이들도 있긴 하지만, 시각적인 자뻑에 밀려 스토리라인이 붕괴하거나 다른 것들이 결코 밀리지 않는다.


다음에 나올 마블 영화들이 걱정이 될 정도이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게 만들어 져 있지만, 이 영화의 배경은 ‘우주’이다.

지구 장면 몇 컷을 제외하면 모두 상상 속의 이미지라는 셈.     


원작 코믹이 어느 정도의 이미지 힌트를 제공해 주어 한 컷 한 컷 공들여 만들어진 배경 완성도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이다.     


너무 화려한 장식들 때문에 연기력에 대해 논하는 이들은 많이 보지 못했는데, 필자는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부분이 시각적 합성이라면, 아무것도 없는 그린 백 앞에서 촬영했을 것이고,


심지어는 아예 없는 공간 안에서 당연하게 있는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연기였을 텐데.    

물론 헐리우드의 스타성을 갖춘 배우들은 기본적으로 연기력들이 수반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히,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SF물에서는 관객을 납득시켜야 할 테니 더더욱 연기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종합예술이라는 영화장르. 그 안에서 SF물, 특히 히어로물과 같은 경우, 첨단의 기술력과 첨단의 연기력이 통합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듯하다.   

 

첨단의 연기력이란 바로 없는 것 앞에서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해 그것으로 관객에게 공갈을 쳐야 하는 행위. 그야말로 사짜가 되어야만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 말할 수 있다.   

 

기쁜 마음으로 제작진의 사기에 넘어갔고, 미소를 띄우며 영화비를 헌납했다.  

  

더 뭐가 필요할까? 강력하게 추천한다.        


웃음 투성인 영화의 마지막으로 짠한 감동을 느끼며,


마지막으로 전편 마지막에서 자신에게 구라를 친 아들과도 같은 스타로드의 인형 장난질에 환하게 미소 짓던 욘두의 미소가 떠오른다.    

2편을 보곤 이상하게 떠오른 전편의 그 미소가 참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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