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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too May 15. 2017

[에일리언 커버넌트] 감독의 이름 값에는...

...많이 못미치는 영화.


세계에서 영화를 제일 잘 만드는 헐리우드 안에서도 몇 손가락에 꼽히는 감독.


백전노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제 나이 80을 넘긴 리들리 스콧은 긴 시간 영화계를 지탱하며 영화사의 큰 개념들을 만들며, 이른바 ‘고전’이라 불리우는 형태들을 창조시켜왔다.


‘블레이드 러너’, ‘에일리언’, ‘글래디에이터’와 같은 고전 반열에 들어간 명작들부터, 이후에도 무수한 제작과 연출에 참여, 최근까지도 ‘프로메테우스‘, ‘마션’등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간혹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때도 있지만, 꾸준한 작품활동을 지속했던 감독은,


과거의 전설로만 기억될 뻔 했던 에일리언의 프리퀄 작품 제작에 착수했다.


당시 4편까지 메인 시리즈가 있었던 ‘에일리언’의 경우, 각각의 시리즈마다 다른 감독의 기용으로 각기 다른 센스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지만, [최초]라고 하는 가치는 비교될 수 없다.




5년 전 제작된, 사실 상 에일리언의 1차 프리퀄 ‘프로메테우스'


영화가 만들어졌을 당시, 감독이 초반에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영화 후반부에 에일리언과 비슷한 생물이 등장한 것에 대해 관객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기는 했으나,


후에 시리즈 제작 계획을 이야기함으로써, 길고 긴 에일리언 시리즈의 한 단편임이 밝혀졌었다.


그렇다면 아직까지는,


프로메테우스 – 에일리언 커버넌트 – 에일리언 1편


으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되어 있는 셈인데,


앞으로 몇 편이나 더 준비되어 있다던 에어리언 시리즈가 순서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지는 두고 볼일이다.




고전을 다시 꺼내어 건드리는 작업.


얼마 전 [공각기동대]나 [벤허] 와 같은 작품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고전’으로 인정받은 작품에 손을 대는 것은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고전이 가진 원래의 가치에, 오랜 시간을 거쳐 오며 재해석되어 첨가, 삭제되어진 새로운 의미부여와 함께, 그 영향을 받아 새로이 창조된 작품들까지도 무수한 상황이라면,


그 원형을 함부로 건드렸다가 낭패를 보기 일쑤라는 것이 여러 사례로 증명되었기 때문에...



만약, 해당 고전을 만들어냈던 본인이라면 어떨까.

레전드를 만들어 낸 감독이 그 레전드를 보다 확고하게 자리매김 시켜 넣기 위한 욕심을 부려본다면...!


사실 상 계속해서 만들어내려는 에일리언 시리즈의 속내는 자신이 과거 이루어 낸 고전의 부연설명이자, 각주, 혹은 미처 놓치고 갔던 부분을 메꾸어 넣기 위한 욕심임에 분명하다.




영화의 이야기로.


SF물의 철학적 고찰.

에일리언, 블레이드 러너 등을 필두로

SF물이 철학적 깊이를 갖게 된 데에는 단순히 인간의 과학적 욕심의 문제만이 아닌,  


[ 존재의 기원 ]을 찾아가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생명연장의 꿈이건, 끊임없는 편의를 위함이건,

인간이 발전시킨 일련의 과학 기술들이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다시 날아 돌아와 인간의 뒤통수를 치게 된다는 설정.


소재와 시대만을 달리 한 채, 그 설정은 무수히 반복되어져 왔었다. 점점 발전해 가며, 없는 것을 있는 것 처럼 만들어내는 시각적 기술과 함께.


비주얼 장인이라는 칭호답게 이 영화 역시,

각 컷마다 보여지는 비주얼에 있어서는 흠을 잡기가 어렵다.


프로메테우스 때에도 시각적 효과에 집착해, 어마어마한 규모의 세트장을 직접 만들어 냈던 것으로 유명했던 이 고집 센 노장 감독은,


이번에도 완벽히 창조해낸 배경과 무시무시한 크리처 디자인들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이제, 어마어마한 제작비로, SF영화의 비주얼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헐리우드 기술력을 탓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잘 만들어진 비주얼은 이제 ‘당연히 그러려니’가 되어버리고, 이야기의 짜임새와 연출의 완성도에 더 주목할 만큼,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은 수준이 올라가 있다.


그렇기에 기술이 만들어 놓은 [가상현실]의 안으로 관객을 초대했다면, 적어도 그 안에서의 현실성은 갖추어 최소한의 타당성을 부여하는 것이,

돈 주고 영화 보러 오는 관객을 대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프로메테우스에 이은 이번 에일리언 시리즈와 같은 경우,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이 독특하다.


기존의 후속 작들처럼 씨퀄이나 프리퀄의 개념이 아닌, 전편이 있고 후편이 이미 존재 해 중간의 이음새 역할을 할 이야기를 나중에 만들어 넣는 방식.


이러한 방식은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명백한 제한이 주어질테니, 완전한 새로움을 만들어내기에는 어려운 구조일 수밖에 없다.


또한, 감독이 처음부터 [ 에일리언 월드 ] 라는 빅 픽쳐를 구상했더라도,


관객들에게 보여지는 순서가 뒤섞여 버린 시점에서 최초에 만든 이야기를 원형대로 풀어나가려 한다면, 많은 요소들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기술의 발전, 다른 영화들로 인해 높아진 관객들의 수준, 그리고 달라진 시대상들...




전편과 후편을 잇는 여러 가지 단서들, 그리고 남겨진 떡밥 같은 것들은 다른 리뷰어들에게 맡기고, 필자는 그저 이 영화만을 본 감상을 적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시작하면, 초중반 정도부터 대강 영화의 호불호가 결정되어져, 대부분 그 감상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는 편인데,


이 영화는 던져놓은 철학적 떡밥에 비해, 떨어지는 각본과 캐릭터, 그리고 상황을 만들어가기 위한 억지성 등, 초중반 거슬리는 부분이 여럿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그 아쉬움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사그라들지 않았다.


소위 감독의 [빠]라고 하는 관객들은 이렇게 문제를 내고 추리하고 맞추어가는 재미를 누리는 데에 재미를 느끼고 있을지 모르지만,


대규모의 상업영화인 이 영화에서 대부분의 관객은 감독이 준비해놓은 영화의 전 후편을 고려해, 크게 계획해 둔 커리큘럼을 그대로 따라주어야 하는 학생이 아니다.


먼저, 이야기 초반의 설정은 그다지 흥행에 재미를 보지 못했던 최근 영화 ‘패신져스’와 닮아있다.

 

외계로의 정착 예정자들을 동면시켜놓고, 이동 도중 사고로 깨어버려 벌어지는 사건.


비록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과 폐쇄성의 안에서 만들어내다 보니 중복될 수밖에 없는 소재이기도 하겠지만, 이미 너무 많이 노출된 부분이 없지 않다.


다만 패신져스는 사고로 깨어나게 된 남녀의 로맨스가 주가 되었다면, 본 영화 같은 경우는 눈을 뜬 파일럿들의 목적지까지의 고군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영화 본론으로 들어가 개인적으로 몰입을 방해했던 부분들을 본격적으로 나열해 보고자 한다.



1. 파일럿들의 너무 성급한 도착지 변경.  

2000여 명의 정착자들을 태운 어마어마한 규모의 커버넌트 호. 당연히 탑승한 전원들은 도착지와 걸리는 시간을 모두 알고 합의 하에 7년여의 동면을 시작했을 텐데,


가는 도중 더 괜찮은 별 나타났다고 거기로 방향을 튼다? 2000명 깨워서 동의 받아야지.

성급하게 결정하는 파일럿 몇 명에게 너무 메시아적인 위치를 부여한 것 아니냐는 생각.


2. 우주를 여행지로 착각하는 듯한 초딩스러운 캐릭터들.

감독이 에일리언의 창시자니까

 [ 나 이거 만든 사람이라 완전 잘 알아! ] 라는 여유가 캐릭터들한테 그대로 투영되기라도 한 듯,


미지의 세계를 탐구하는 자세들이 시건방지기 이를 데가 없다. 우주로 나가 다른 별로 들어가는 데 아무리 산소가 있는 별로 관측되었다 한들, 그저 무기 장비 몇 개 손에 들고 별에 들어가, 마치 잘 아는 동네 산책로 다니듯, 아무 데에나 쓰레기 버리고 담배피고 이것저것 만져대고...


그런 부주의함이 결국엔 화를 자초했다는 것을 나타내려 하는 의도는 알겠지만, 의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탓에 조금은 보기에 거북했다.


3. 내 아내, 내 애인을 위해선 다른 것 다 필요 없다?

헐리우드의 가족주의야 말할 필요도 없이 자주 사용되어왔던 소재. 어마어마한 규모의 우주선 안에 파트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파일럿들끼리 같이 연구하다보니 사귀고 부부가 되어 한 팀이 되어 있는 것 까지는 이해하겠지만,


자신의 짝이 위험에 빠졌을 때에 폭주하는 범위가 도를 지나친다.


선체 뒤쪽으로 동면중이라는 2000명은 안중에 없다. 그리고 연인, 부부였던 각 커플들이, 한 사람을 잃게 되는 같은 상황이 팀원들 마다 거의 모두 반복된다.


가족, 애인을 잃었으니 흐르는 눈물.

슬픔을 납득시킬 새도 없이, 배우들이 먼저 울어대니 감흥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리고 마치 번호표 뽑고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처럼 한명 한명 짝을 잃고 난 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 평정심을 되찾는 기간이 말도 안 되게 짧다.

(영화적 허용이라 보기엔 캐릭터들 행동이 너무 가볍다.)



4. 결국엔 [데이빗 비긴즈].

연기력이야 두말할 필요 없는 마이클 패스밴더. 극중 1인 2역을 맡았던 이 영화는 결국 그로 시작해서 그가 진행해가다 그로 끝난다.


극중 비중이 떨어지는 다른 배우들은 전혀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필자가 잘 모르는 배우들이라서 그렇다고 탓하기엔 캐릭터들의 힘 자체가 너무 떨어진다.


캐릭터들의 구성 역시 너무 고전의 답습이다. 위기의 대처도, 긴장을 이끌어 내는 방식도 너무 전형적.


전작인 프로메테우스만 보아도 캐릭터의 구성이 퇴보했다는 느낌은 확연하다.


 

5. 쓸데없는 유머, 장면

적막한 우주, 폐쇄된 우주선...

분명히 긴장감 있게 구성될 수 있는 부분을 장치했음에도 순간순간 그 긴장을 툭툭 끊게 만드는 것은 캐릭터들의 시덥지 않은 유머들이다.


2번 이유와 비슷한 맥락이 될 수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아메리칸 유머인지, 가면 갈수록 캐릭터들의 답답함 때문에 맥이 빠진다.


특히 거슬린 부분은 공포를 이끌어내기 위한 장면이라면 이런 거 넣어줘야지...! 하며 끼워 넣은 듯한 후반부 샤워신 장면.


...뭐지?


영화의 초반이라면 이해하고 넘어가겠지만,

파일럿들 거의 다 죽고 겨우 살아남아 목적지 향해 가는 판에 음악 틀어놓고 그럴 기분이 나는 지...


너무 쌩뚱맞은 그 장면 때문에 한번에 격이 훅 떨어지는 느낌이다.



결국 탐사대를 서포트하며 함선을 지키고 있던 두명의 파일럿조차도 연인이었다는 것.


무슨, 혼기에 가까운 성인 남녀만 보면 일단 맺어놓고 보는 꼰대들의 마인드인지...


꼰대가 다된 감독 연출의 패착?




6. 스케일에 비해 약한 액션신 

긴장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괴물들의 출연 빈도를 조절하고, 데이빗의 기원 이야기를 메인 테마로 담고 싶어 에일리언들과의 전투씬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턱없이 부족한 액션신과 빤히 보이는 긴장감 연출로 기다리던 사람의 진을 빼게 만든다.



7. 예고편, 바이럴 영상으로 공개했던 장면은 예습용?

워낙에 기대작이었던 만큼 인터넷으로 미리 공개했던 1차 2차 예고편과 바이럴 영상들.


선 공개 영상이라 하면, 보통 본 영화의 하이라이트 부분을 편집해 궁금증 유발을 위해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바이럴 영상에서 나왔던 중요 장면들이 본편에 등장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로 인해 전개가 한번에 이해되지 않을 만큼 설명이 턱없이 부족하다.


마치

'예습하지 않고 온 관객들은 모를 수밖에 없다'

며 불친절하게 예습을 강요하는 듯한 느낌.




에일리언에 탄생 기원과 그것을 둘러 싼 인간들과의 해프닝을 통해, 이미 레전드를 리패키징하고 싶어하는 감독의 의도는 알겠지만,


준비된 시리즈가 앞으로도 꽤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작품들은 조금 힘을 빼서,


스크린 너머, 필자와 같이 생각하는 관객들의 표정도 한번 확인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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