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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30. 2022

내 마음속의 호수

정지용, 정숙자 : 호수

호수

     정지용


얼굴 하나야

손바닥으로

포옥 가릴 수 있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두 눈을 꼬옥 감을 수밖에....


A Lake

       Chung, Ji-yong


My face

Can be wholly covered

By my palms.


But my yearning to see you is

As large as a lake.

So I have only to close my eyes.  


호수

    정숙자


슬플 땐

울 수 있도록

마음속에 호수를 두어두자


출렁이며 가라앉으며

하늘의 높이만큼 깊어지는…


거뭇거뭇 물고기

훤히 보이는

투명한 호수를 두어두자


눈물은 가장 맑은 꽃이어니

자신을 위로하는 자신이어니


A Lake

     Chung, Sook-ja


When you are sad,

Let a lake be in your mind

To cry.


It rolls and sinks down

And gets as deep as the height of the sky.  


Let a transparent lake be in you

Where blackish fish are

Clearly Seen.


Tears are the brightest flower

As it is you that comfort yourself.


호수는 늘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사랑하는 여인의 눈동자에 뜨는 달만큼 호수에 잠긴 달도 아름답지요. 두 편의 시 모두 마음속에 담긴 호수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움과 슬픔을 모두 담아낼 넓고 투명한 호수. 하지만 그 깊은 호수의 마음을 어찌 다 알까요. 그래서 차라리 눈을 감습니다. 그리고 눈물을 짓습니다. 그리운 것은 지나간 사랑일까요 아니면 아직도 가슴속에 온전히 담지 못한 호수일까요. 부디 가슴에 빈터를 남겨두시기를. 언젠가는 호수에 부딪히는 햇빛만큼 영롱한 위로가 당신에게 찾아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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