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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은 이야기

by 최용훈

삶은 우리에게 늘 많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알면서도 가끔은 서운해지고 못마땅한 얘기들이죠. 듣기 싫으시면 얼른 고개를 돌리세요!


한 아버지가 자식 셋을 키울 수는 있지만 세 자식이 아버지 하나를 봉양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자식들이 못되어서가 아니고 그것이 부모와 자식의 차이일 뿐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식에게 모두 갖다 바치지 마세요. 스스로도 챙겨야죠.


형편없는 친구들이 돈도 벌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는 것도 그렇지요. 뭐가 이리 불공평한지요. 눈치나 보고 아부나 떠는 밥맛 없는 녀석들이 회심의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면 구토가 다 날 지경이지요. 그러니 삶은 정말 정의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가진 사람들에게 더 많이 가질 기회가 더 크게 열려있는 것도 정말 짜증이 납니다. 내 인생이 제대로 된 기회 한 번 못 가지고 끝날 것 같으니 말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사는 것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순진함 때문이죠. 좋은 맘은 혼자나 가지세요. 남들은 아직 그럴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괜히 속 상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그들은 남인 걸요.


나보다 잘 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면 우울해지죠? 나의 전문 분야에서조차 나보다 뛰어난 많은 사람들은 도대체 그 능력을 어디서 얻은 것일까요? 타고난 것일까요? 그냥 인정하세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면 돼요. 최고만이 사는 세상은 아니니까요.


우리의 믿음은 거의 가정에 기초하고 있지요. 그러니 믿음에 너무 매달리지 마세요. 상황이 바뀌고 가정이 바뀌면 믿음은 힘없이 무너져 내리니까요. 당신이 믿고 의지하는 세상이 전부는 결코 아니랍니다. 그러니 우린 자주 운에 맡기고 살아야 하는 수밖에요.


불행한 생각과 슬픔에서 벗어나라 합니다. 사실 불행과 슬픔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무너지게 했던가요. 심지어는 자신의 삶을 버리기도 하지요. 그러니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라 합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고독이라 했던가요? 절망이라 했던 가요? 과연 우리의 마음은 그 지옥 같은 고통에서 벗어날 작은 틈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글쎄요. 우린 결국 늘 그것을 찾아 헤매고 있는 것 아닌가요?


위험을 감수하려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그에 따르는 불확실성과 부정적인 결과에 몰두하게 되지요. 결코 내 앞에 놓인 기회나 긍정적인 결과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린 변화를 미루고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패배자가 되었다고요? 그건 인생이 공평치 않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하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위로가 되세요?


이 모든 우울하고 어두운 삶의 이야기들을 어찌해야 할까요? 그냥 흘려버리세요. 우리네 인생은 한 번도 뒤로 돌아가는 적이 없답니다. 세월과 함께 그저 앞만 보고 흐르는 것이죠. 너무 부러워마세요. 결국은 다 한 곳에서 만나니까요. 별 것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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