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식 산문시 : 꿈의 꽃밭
꿈의 꽃밭
강우식
지금도 하늘의 별을 보고 바다를 건너고 사막의 밤길을 가는 사람이 있다. 옛날 하던 방식대로 오래 길들여진 습관 때문이다. 만일 하늘에 별이 없다면 캄캄 칠흑의 깨지지 않는 벽 같은 그 절망을 인간은 어이 견디었으랴. 아주 큰 것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작은 것으로 변하여 빛나는(이마저도 직접 못 본 맘모스와 같은 상상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처럼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그저 좋은 이치를 너는 아느냐, 별나서 별이다. 지니지 않았어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꿈을 주는 별이다. 그래서 밤마다 돋는 하늘의 별은 별꽃이다. 우리들이 황사바람과 미세먼지의 재앙으로부터 맑게 가꿔야 할 꿈의 꽃밭이다. 마치 신혼 이부자리 같이 펼쳐진 밤하늘의 별밭이다.
A Flower Garden in a Dream
Kang, Woo-shik
Still there are people who see stars in the sky, sail across the sea and struggle through the desert at night. It is an old habit they are used to, the way they have done since long time ago. Had it not been for the stars, how could men have gone through the wall-like despair, never broken in the dark. They, still shining brightly, were once huge but turned into a little thing that we will never possess. (But it is only a theory of imagination like an ancient mammoth.)
Do you know why the mere sight of them in the distance makes us thrilled just like a far-away lover? Stars are stars because they are starry. They, not being ours, give us a dream widening our world of imagination. That’s why the stars rising every night are like the flowers in heaven. They make up a flower garden we need to neatly keep from the harsh wind and dust. A star field spread like a honeymoon bed. (Translated by Choi)
강우식 시인의 산문시집 소이부답(笑而不答)에 수록된 ‘꿈의 꽃밭’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문득 별들로 수놓아진 밤하늘이 그리워집니다. 사실 하늘의 별을 바라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습니다. 도시의 하늘은 그저 뿌연 연기 속에 마천루만을 그려놓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바닷가 밤하늘에서 쏟아질 것 같은 별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별은 추억입니다. 지나간 모든 것을 아름답게 비추는 추억의 빛입니다. 별은 그리움입니다. 사라진 모든 것을 떠오르게 하는 기억의 오솔길입니다. 별은 사랑입니다. 누구도 미워할 수 없을 것 같은 잔잔한 아름다움입니다. 별은 행복입니다. 누구든 어디서나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별은 나의 것이고, 너의 것입니다. 그래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나는 너를 너는 나를 생각합니다. 추억하고, 사랑하고, 그리워합니다. 그리고 그 꽃밭 같은 별 밭에서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빗속에도 마음속의 별빛은 여전히 반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