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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06. 2020

당신께 드리는 말 선물 (44)

당신 속의 아이를 찾으세요.

 The Man and the Child

       by Anne Morrow Lindbergh    


It is the man in us who works;

Who earns his daily bread and anxious scans

The evening skies to know tomorrow's plans;

It is the man who hurries as he walks;

Who doubts his neighbor and who wears a mask;

Who moves in armor and hides his tears....    


It is the child in us who plays;

Who sees no happiness beyond today's

Who sings for joy; who wonders, and who weeps;

Open and maskless, naked of defense,

Simple with trust, distilled of all pretense,

It is the child in us who loves.        


일하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어른

밥벌이하고 내일을 계획하려

근심스럽게 저녁 하늘을 훑어보지.

걸을 때 서두르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어른,

이웃을 의심하고 가면을 쓰고

갑옷 입고 행동하며 눈물을 감추는 것은 어른.    


노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아이

미래에서 행복을 찾지 않고

기쁨으로 노래하고 경이로워하며 울 줄도 알지.

가면 없이 솔직하고 변명하지 않으며,

단순하게 잘 믿고 가식도 전혀 없다네.

사랑하며 사는 것은 우리 속에 사는 아이.   (앤 모로 린드버그, '어른과 아이') 


  미국의 여류 시인 앤 모로 린드버그는 33시간의 무착륙 단독 비행으로 대서양 횡단 비행을 성공한 찰스 린드버그의 아내입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수많은 비행에 나섰고, 여성 최초로 글라이더 조종사 면허를 따기도 했죠. 린드버그 부부는 아들이 납치되어 살해되는 비극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녀는 위의 시에서 어른과 아이를 대비시킵니다. 삶에 쫓겨 순수함을 잃고, 의심과 적개심 속에서 애써 눈물을 삼키는 어른의 모습에 왠지 마음이 짠해집니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아이의 마음을 알려줍니다. 지금의 순간을 노래하고, 새로운 것에 경외심을 느끼는 행복한 아이가 우리 속에 있음을 얘기합니다. 그 아이처럼 가식 없이 단순하게 사랑하며 살기를 갈망합니다. 그녀는 잃어버린 아들의 영혼처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을 꿈꾸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시를 나직이 읽다 보면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의 무지개에 관한 시가 떠오릅니다. 무지개를 보고 가슴이 뛰는, 자연에 대한 경건함을 잃지 않은 아이는 그의 시처럼 ‘어른의 아버지’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어린 시절에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에도 마찬가지. 

나이 들어 늙어도 그러하리라.

아니라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리;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나는 소망한다. 나의 날들이 

매 순간 자연의 경건함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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