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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훈 Sep 10. 2024

내 마음속 당신 마음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 E. E. 커밍스  

i carry your heart with me

                   E. E. Cummings


i carry your heart with me (i carry it in

my heart) i am never without it (anywhere

i go you go, my dear; and whatever is done

by only me is your doing, my darling)

                                  i fear

no fate (for you are my fate, my sweet) i want

no world (for beautiful you are my world, my true)

and it's you are whatever a moon has always meant

and whatever a sun will always sing is you


here is the deepest secret nobody knows

(here is the root of the root and the bud of the bud

and the sky of the sky of a tree called life; which grows

higher than soul can hope or mind can hide)

and this is the wonder that's keeping the stars apart

i carry your heart (i carry it in my heart)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E. E. 커밍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내 마음에

넣고 다니죠) 그것이 없으면 나도 없습니다 (내가 가는 곳 어디나

당신도 가지요, 내 사랑; 내가 무엇을 하든

그것은 당신이 하는 겁니다, 나의 님)

                                             나는 두렵지 않아요

어떤 운명도 (나의 연인, 당신이 나의 운명이니까) 원치 않아요

어떤 세상도 (당신이 아름답고 진실한 나의 세상이니까)

달이 늘 의미했던 것 그것이 당신입니다

해가 늘 노래할 것도 당신입니다.


여기에 아무도 모르는 깊은 비밀이 있지요.

(생명이라 불리는 나무의 뿌리의 뿌리 싹의 싹

하늘의 하늘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것은

영혼이 바라거나 마음이 숨길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이 자랍니다)

그리고 이것이 별들을 떼어놓는 경이입니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내 마음에 넣고 다닙니다)



내 마음속에 담긴 당신의 마음. 내가 가는 곳, 내가 하는 것 모두가 당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이지요. 늘 당신과 함께 하는데 무엇이 두렵고, 무엇을 더 원할까요? 해와 달도 당신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당신은 내 생명의 원천입니다. 그것은 나의 간절함보다, 내가 감출 수 있는 마음보다 더 큰 세상입니다. 깊은 비밀 속에서 별들은 거리를 두고 우주의 질서를 만들어내지요. 그렇게 떨어진듯 하나인 것이  당신과 나의 마음입니다.  


‘튤립과 굴뚝’(Tulips and Chimneys)이라는 시집을 낸 시인. 소설가이고 수필가이고 화가였던 재능 많은 예술인. E. E. 커밍스(E. E. Cummings)는 19세기말에 태어나 20세기 중반까지 살았던 미국 작가입니다. 그의 시들은 자주 철자법과 띄어쓰기를 무시합니다. 대문자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요. 긴장과 절박함을 나타내기도 하고, 빈 공간의 의미와 여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예술의 혁명이라 불리는 모더니즘 시대의 시인이었죠. 하지만 그의 시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자유시의 형식을 빌려 자유분방한 듯, 실험적인 듯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에 모호함을 담을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분명하고 간결합니다. 우리의 삶과 사랑도 시인의 언어처럼 마침표 없고, 시작의 대문자도 없는 불완전한 문장일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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