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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꿈

에드거 앨런 포

by 최용훈

A Dream Within A Dream

by Edgar Allan Poe


Take this kiss upon the brow!

And, in parting from you now,

Thus much let me avow-

You are not wrong, who deem

That my days have been a dream;

Yet if hope has flown away

In a night, or in a day,

In a vision, or in none,

Is it therefore the less gone?

All that we see or seem

Is but a dream within a dream.


I stand amid the roar

Of a surf-tormented shore,

And I hold within my hand

Grains of the golden sand-

How few! yet how they creep

Through my fingers to the deep,

While I weep- while I weep!

O God! can I not grasp

Them with a tighter clasp?

O God! can I not save

One from the pitiless wave?

Is all that we see or seem

But a dream within a dream?


꿈속의 꿈

에드거 앨런 포


당신의 이마에 입맞춤 하오!

이제 당신과 헤어지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어요.

당신은 틀리지 않았소.

나의 날들이 꿈이었다는 것.

하지만 밤이든 낮이든

보이든 보이지 않든

희망이 날아가 버린다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건가?

우리가 보는 것, 보는 것 같은 모든 것은

그저 단지 꿈속의 꿈일 뿐.


나는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의

굉음 한가운데 서 있소.

그리고 손안에 황금빛 모래알들을

쥐고 있지요 --

얼마 되지도 않는군!

하지만 내가 서러워하는 동안 --

내가 서러워하는 동안

그 모래알들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저 깊은 곳으로 사라지는구려!

오 신이시요! 내가 그 모래알들을

좀 더 꽉 움켜쥘 수 없는 겁니까?

오 신이시요! 저 무정한 파도로부터

한 알의 모래라도 구해낼 수 없는 겁니까?

우리가 보는, 아니 보는 것 같은 모든 것이

한낱 꿈속의 꿈에 불과한 것인가요?


19세기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포(Edgar Allen Poe, 1809~1849)는 40년의 생애를 불행하게 살다 간 비운의 천재였다. 그는 나이 어린 사촌 여동생을 사랑해 그녀와 결혼하지만 병약한 그녀는 극심한 가난 속에서 숨을 거둔다. 실의와 절망에 빠진 포는 술과 마약에 의지하다가 마침내 거리에서 객사하고 만다.


포의 잘 알려진 시 ‘애너벨리’(Annabel Lee)는 이승에서의 짧은 사랑과 아내의 죽음을 아름다운 시구로 그리고 있다. 위의 시 역시 꿈처럼 떠나간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상실감을 묘사한다. 인생이 꿈이고 그 안에서 나누었던 사랑의 기쁨과 행복은 꿈속의 꿈이었던 것이다. 그 허무와 절망의 심연 속에서 시인은 모래알 같은 작은 희망이라도 붙잡고 싶어 한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을 보며 신에게 갈구한다. 모래알 하나라도 구하게 해달라고. 작은 희망이라도, 꿈속의 꿈이라도 붙들게 해달라고. 시인의 간절한 소망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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