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진 바짓단

by 최용훈

바짓단


늘어진 바짓단이 거슬린다.

딱 맞게 짧은 길이가 산뜻하고 가뿐하다.

언제부터인가 자꾸 바지가 내려간다.

뱃살 때문인가.

그 모양이 내 살아온 삶 같다.

점점 더 밑을 향하는 바지처럼

아래만 바라본다.

애써 바지를 끌어올린다.

차라리 끝을 잘라버릴까.

그러다 너무 짧아지면

생뚱맞지 않을까.

그래서 허리춤을 붙들고 걸어간다.

휘청거리며 어디로 가는 걸까.

바짓단으로 흙길을 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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