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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방법

by 최용훈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눈앞이 캄캄해 하늘조차 올려보지 못할 때

모든 문이 닫히고 당신 홀로 버려졌을 때

나는 당신을 위로하지 못합니다.

그저 바라보며 마음 졸일 뿐입니다.

당신의 아픔을 덜어줄 수도

닫힌 문을 열어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슬픔에 겨워 숨조차 쉬기 어려울 때

앞을 분간 못할 어둠 속에 잠겨있을 때

모든 것이 당신에게서 등을 돌릴 때에도

나는 당신의 빛이 되지 못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가만히 손잡아 주는 것,

당신의 절망을 함께 느낄 수도

그 눈물을 대신 흘려줄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곁을 지키고

어깨를 쓰다듬고

깊은 동굴 어딘가에서

빛이 스며들길 기도할 뿐입니다.

비틀거리면서도 길을 찾고

아픔 가운데에서도 스스로 위안을 찾길

기다릴 뿐입니다.


누군가 함께 있음을

결코 혼자가 아님을

당신이 알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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