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 번 평화가 왔었다고 생각했다 : 에밀리 디킨슨
나는 여러 번 평화가 왔었다고 생각했다
에밀리 디킨슨(1830~1886)
나는 여러 번 평화가 왔었다고 생각했다
평화가 저 멀리에 있었을 때도__
마치 바다 한가운데에서
육지가 보인다고 여기는__ 난파선의 선원들처럼.
역경 속에서 게으름을 피우는 자는__
나만큼이나 헛되이__
수많은 허구의 해안을__ 증명하려 할 뿐이다
항구에 닿기도 전에__
I many times thought Peace had come
Emily Dickinson
I many times thought Peace had come
When Peace was far away—
As Wrecked Men—deem they sight the Land—
At Centre of the Sea—
And struggle slacker—but to prove
As hopelessly as I—
How many the fictitious Shores—
Before the Harbor be—
너무 쉽게 품는 희망은 희망이 아니다. 희망은 절절한 간절함, 가혹한 시련과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 끝에 찾아오는 것이다. 막연한 희망은 희망이 아니라 기대이고, 욕심이고, 환상일 뿐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거짓 약속과 격려와 칭찬 속에 길들여져 있는지. 그래서 폭풍우 속에서 헛되이 육지를 보고, 사막 한가운데서 신기루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모른다. 두 다리를 딛고 굳건히 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간절히 그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만이 진정한 희망을 품고 평화를 얻을 수 있다.
평생 1,800여 편의 시를 썼지만 생전에 시집 한 권 남기지 못한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은 지극히 고립적인 삶을 살았다. 오늘날 그녀는 19세기 미국문학에서 가장 독특하고 중요한 시인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아마도 그녀의 유일한 희망은 가슴속에 품은 수많은 생각들, 고뇌와 열망, 아픔과 외로움을 자신만의 시어로 풀어내는 것이지 않았을까. 그 간절함, 처절하리만치 끈질긴 창작에의 헌신으로 그녀는 자신의 희망을, 꿈을, 품고 지켜냈을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평화를 이루어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