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피곤하니까

피곤 블루스 : 랭스턴 휴즈

by 최용훈

So Tired Blues

Langston Hughes


With the sun in my hand

Gonna throw the sun

Way across the land-

Cause I’m tired,

Tired as I can be


피곤 블루스

랭스턴 휴스(1902~1967)


손안에 태양을 쥐고 있지만

던져버리고 말 거야

세상 저 밖으로

나는 피곤하니까

어쩌지 못할 만큼 피곤하니까


사는 것이 피곤하다. 유난히 몸도 마음도 지치고 또 지친다. 사람들은 말한다. 힘을 내라고, 기운을 내 일어나라고.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가. 손가락 하나 까딱할 기운도, 마음도 없다. 그저 쓰러져 영원히 잠들고 싶다. 나는 안다. 내 안에 여전히 미친 열정과 욕망이 들끓고 있음을. 하지만 어쩌랴. 일어설 수가 없다. 눈조차 뜰 수 없는 피곤함에 육체와 영혼 모두가 완전히 소진되었다.


손안에 태양을 들고 있은들 무엇하겠는가. 태양의 광휘보다는 광막한 암흑 속으로 끝없이 침잠하기를 바라는 이 순간, 나는 너무 지쳐있다. 손에 쥔 모든 것을 던져버려야지. 마지막 남은 단말마의 비명으로 던져버려야지, 태양마저도, 그 뜨거운 불과 눈을 멀게 하는 빛과 모든 것을 살리는 힘마저 저 어둠의 세계로 던져버려야지.


피곤하다. 나를 피곤케 하는 모든 것에서 증오보다는 절망을 배운다. 욕망보다는 포기를, 용기보다는 나약함을, 기쁨보다는 슬픔을, 그리움보다는 원망을. 그러니 우주의 티끌마저 끌어 모아서 다 타버린 나를 덮어줘야지. 그러면 쉴 수 있을 거야. 잠들 수 있을 거야. 지친 두 다리를 끌어안고 자리에 눕는다. 나는 휴식이 필요하니까. 쉼이 있는 삶을 이제는 찾아야 하니까.


* 랭스턴 휴스 : 미국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 재즈 시의 선구자, 미국의 흑인 문학운동 할렘 르네상스 시기의 대표작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가자, 나의 침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