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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비베레

by 최용훈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라. 한 번뿐인 유한한 삶을, 당신에게 주어진 하나뿐인 생명을 그 누구에게 맡길 수 있는가. 남의 말, 남의 생각에 좌우되지 말라. 그들은 그들의 삶을 살 뿐이다. 그 누구도 당신의 삶, 당신의 생명을 대신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금언은 그저 참고용이다. 그러니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뿐이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결국은 먼지로 돌아갈 것을 안다는 것은 당신이 그 무엇에도 붙잡히지 않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죽은 후의 삶을 굳이 생각하려 하는 것은 이 땅에서의 삶이 힘들고 괴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삶조차 버거운 판에 보이지 않고 알 수도 없는 세상을 왜 굳이 바라보려 하는가. 매 순간 스스로의 길을 찾으라. 당신이 가장 좋은 것을 하라.


당신이 삶의 주인이니 당신 뜻대로 살라는 것은 결코 주변을 돌아보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당신이 지키고 싶고, 보살펴야 할 누군가를 위해서라도 결코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스스로를 종속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세상이 부여하는 규범의 노예다. 다른 이의 시선이 나의 행동을 감시하고 제한한다. 하지만 규율과 전통과 율법이 누구를 위해,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가. 길지 않은 인생의 매 순간을 수없는 금기들에 얽매어 노예처럼 산다면 그것이 과연 살아있는 것인가?


생명은 빛이다. 어둠에 가려 그 빛을 잃으면 생명은 그 가치를 상실한다. 당신을 억누르는 모든 버거운 생각에서 벗어나 당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한쪽으로 몰려갈 때, 다른 곳에 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나만의 길이 힘들다고 한들 남이 시켜 걷는 길보다 힘들기야 하겠는가. 어차피 나 스스로 책임져야 할 나의 삶이고 나의 생명이 아닌가.


메멘토 비베레(Memento vivere), 살아있음을 기억하라. 살아야 함을 기억하라. 세상의 온갖 억압을 등에 지고 살아야 한다는 말이 결코 아니다. 삶과 생명의 빛을 따라 나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죽음을 기억하는 동시에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나만의 길을 가는 환희와 자부심을 되찾아야 한다.


어둠 속의 누군가가 나의 길이 틀렸다고 가르친다. 자신이 가리키는 길이 옳은 길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 역시 죽을 것이다. 그 또한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될 자신의 삶이 있을 것이다. 그를 향해 이렇게 외쳐라. “너는 너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당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하라. 남에게 내 전부를 내주었다가 한 줌도 안 되는 생명의 부스러기를 들고 그제야 내 삶을 찾으려 한다면 얼마나 초라하겠는가. 그것이 후회다. 지난 후에 깨달아지는 모든 것이 후회다.


후회 없는 삶은 없다. 삶의 여러 갈래에서 당신이 내린 결정이 결코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아쉽고, 슬프고, 후회되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버튼으로 조작되는 로봇 같은 인생을 후회하는 것보다는 낫다. 모든 이들에게는 자신의 내면에 간직되는 자신만의 명령어가 있다. 그것을 따르라. 세상의 모든 소음을 다 들으려 귀를 기울이다가는 단 하나의 소리, 당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리는 그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될 테니까. 언제나 살아있음을, 살아야 함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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