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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택했었다

하워드 사이먼

by 최용훈

나는 산을 선택한다

하워드 사이먼(1960~2013)


낮은 언덕들이 부르면

나는 응답하고 싶다

그것들은 정복하지 않아도

내게 머물 곳을 주겠다고 한다


거대한 산이 움직여

내게 올라오라고 손짓한다

훨씬 어려운 길

미끄러운 낭떠러지를 올라야 한다


두 곳 모두를 택할 수 없으니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나는 현명해져야 한다

그것이 나의 운명을 결정할 테니까


나는 선택한다, 고민과 번민 속에서도

나는 산을 선택한다

산을 타야만

평원 위로 오를 수 있으니까


나는 산을 선택한다

결코 오르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산을 선택한다

영원히 오를 것이다


나는 산을 선택한다


I Choose The Mountain

by Howard Simon


The low lands call

I am tempted to answer

They are offering me a free dwelling

Without having to conquer


The massive mountain makes its move

Beckoning me to ascend

A much more difficult path

To get up the slippery bend


I cannot choose both

I have a choice to make

I must be wise

This will determine my fate


I choose, I choose the mountain

With all its stress and strain

Because only by climbing

Can I rise above the plain


I choose the mountain

And I will never stop climbing

I choose the mountain

And I shall forever be ascending


I choose the mountain


나는 무엇을 선택했을까? 아니 내 인생은 어떤 선택의 과정이었을까? 나는 한 번도 오르기 힘든 산을 택한 적이 없다. 그저 낮은 언덕이 주는 편안함에 기대어 살았을 뿐이다. 그래서 평원을 굽어보는 산꼭대기에 올라본 적이 없다. 이 시를 읽으며 나는 고민과 번민 속에서도 산을 택하는 용기를 부러워한다. 힘들고 어려운 길을 선택해 고난과 좌절을 극복하고 도전과 성공의 환희를 느끼는 삶을 동경한다. 하지만 낮은 언덕을 향했던 나의 선택 역시 크게 후회하지는 않는다. 비록 발아래를 굽어보지는 못했어도 낮은 언덕길에서 허리를 펴고 걸어올 수 있었으니까.


온라인에 자주 등장하는 이 시의 작가는 하워드 사이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 런던에서 태어났다는 것 외에 그에 대한 기록은 거의 찾을 수 없다. 그는 블로그나 웹사이트 등에 삶에 대한 영감이나 지혜를 주는 시들을 다수 게재하였지만 2013년 53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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